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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사흘 매출 9678억원...시장을 바꿔놓은 보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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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 동안 올린 매출이 8억1400만 달러(9678억원), 수익은 4070만 달러(484억원)에 이르는 기업이 얼마나 있을까? 그것도 하루에 한 명씩 계약한 결과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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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보라스는 윈터미팅 기간 깜짝 놀랄 빅딜을 3차례나 성공시켰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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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윈터미팅(야구단, 에이전트 등 관계자들 회의) 기간 놀라운 뉴스가 나왔다. 한국시각 10일부터 12일까지 초특급 계약이 연달아 터진 것이다.

지난 10일 강속구 투수 스티븐 스트라스버그(31)가 워싱턴 내셔널스와 7년 2억 4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투수의 계약 총액으로 역대 1위였다. 스트라스버그의 연평균 액수(3억5000만 달러)는 잭 크레인키(6년 총액 2억650만 달러, 연 평균 3441만 달러)를 넘어서는 투수 최고액이었다.

이어 11일에는 파워피처 게릭 콜(29)이 뉴욕 양키스와 9년간 3억 24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투수 최초로 총액 3억 달러를 넘어섰고, 연 평균 수령액은 3600만 달러(430억원)로 지난 3월 북미 스포츠 최고액인 12년 4억3000만 달러에 계약한 마이크 트라우트(28·LA 에인절스, 연 평균 3583억원)를 뛰어넘었다.

그리고 12일에는 3루수 앤서니 렌돈(29)이 에인절스와 7년간 2억 4500만 달러 계약에 합의했다는 뉴스가 전해졌다. 스트라스버그와 콜의 계약처럼 랜돈의 계약도 기간과 금액 모두 예상을 상향했다. 지난 2년 동안 잠잠했던 메이저리그 FA 시장이 단 사흘 만에 활황세로 바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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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턴에서 FA 자격을 얻은 투수 게릿 콜은 메이저리그 투수 사상 최고 대우를 받고 뉴욕 양키스로 이적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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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는 '보이지 않는 손(Invisible hand, 개인의 이해 추구가 합리적인 조화를 만든다는 애덤 스미스의 경제학 사상)'의 힘이 작용한다지만, 메이저리그 FA 시장에는 너무나 잘 보이는 손이 있다. '수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67)다.

콜과 스트라스버그, 랜돈 모두 보라스를 에이전트로 고용하고 있다. 철저히 고객(선수)의 편에 서서 세일즈 하고, 독점적인 판매자 지위를 앞세워 구매자(구단)을 압박하기도 하는 보라스는 사흘 연속 빅딜을 발표했다. 특히 콜과 스트라스버그의 행선지는 예상과 같았지만 다른 구단과의 경쟁을 유도하며 몸값을 올렸다.

선수의 계약 총액의 5%를 수수료로 받는 보라스는 며칠 만에 484억원을 번 것이다. 향후 7~9년에 걸쳐 나눠받는 수익이긴 하다. 그러나 이미 수백 명의 선수들이 그에게 수수료를 내고 있다. 지난해까지 그는 계약 수수료로 연 1000만 달러(약 118억원) 이상을 버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올해부터 수입이 더 늘 것이다.

보라스의 빅딜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전체 1위(2.32) 류현진(32)의 계약이 남아있다. 지난 뉴욕 포스트 조엘 셔먼 기자는 "보라스의 다음 계약은 안정적인 고객인 류현진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보라스는 벼랑 끝 전술을 쓰며 장기전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나 빅3 고객의 계약을 예상보다 빨리 마무리하면서 류현진의 계약 소식도 조만간 들려올 것으로 보인다.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은 류현진이 총액 1억 달러(1180억원, 4년 기준)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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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 시상식에서 양의지와 대화하는 류현진. 보라스 사단의 마지막 빅딜 후보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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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원 소속팀 LA 다저스는 확실한 오퍼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유력한 행선지 중 하나였던 텍사스도 일단 한 발을 뺀 상황. 시장이 뜨거운 대신 선택지는 하나둘씩 제외되고 있다. 현지 언론에서는 에인절스를 비롯해 토론토, 미네소타, 세이트루이스 등을 류현진의 행선지 후보로 꼽고 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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