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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KT 연패 수렁 … 커지는 허훈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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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스 부상에 ‘반쪽 공격’ 절감 / 용병 엇박자 등 구심점 못 찾아

세계일보

끝없던 상승세 뒤 찾아온 가파른 추락세다. 프로농구 부산 KT 에이스 허훈(24·사진)의 부상 소식은 KT에 청천벽력과 같았다. 최우수선수(MVP) 후보로까지 거론되던 허훈은 이탈 전까지 팀 공격의 핵으로 7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허훈 없이 경기를 치르니 그의 빈자리는 예상보다 더 컸고 KT는 깊은 연패의 수렁에 빠져들었다. KT는 허훈이 빠진 지난 17일부터 내리 3연패 중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허훈이 당한 허벅지 위쪽 대퇴부 근육 파열이 나으려면 2∼3주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원주 DB와의 경기는 허훈 없는 KT 공격이 반쪽에 불과함을 여실히 보여줬다. 허훈과 함께 정밀한 3점슛으로 ‘양궁농구’를 펼치던 양홍석은 이날도 15득점을 하며 분전했으나 홀로 허훈의 빈자리를 온전히 채우긴 무리였다.

허훈은 이번 시즌 22경기에 출전해 경기당 평균 16.5득점 3리바운드 7.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외국인선수 바이런 멀린스와 알 쏜튼이 충분한 대안이 되지 못하는 점이 새로운 공격의 구심점을 찾지 못하는 첫 번째 이유다. 멀린스와 쏜튼은 1쿼터에만 각각 2득점, 4득점에 그치는 등 이날 경기에서 모두 15득점에 머물렀다.

허훈의 자리를 메운 김윤태가 허훈만큼 상대 수비를 흔들어놓고 변칙적인 플레이를 펼치지 못하는 것도 경직적인 공격이 반복되는 원인 중 하나이지만, 이런 위기 상황을 예측하지 못하고 선수 발굴과 육성에 게을렀던 벤치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국내선수 출전 기회가 늘어난 이번 시즌에 국내선수가 전보다 두각을 드러내는 다른 팀과 달리 22일 DB전에서 KT선수들은 양홍석을 제외하고 특별히 존재감을 느낄 수 없었다.

2010년 후 9년 만에 팀 8연승을 꿈꾸던 KT다. 성적이 오르자 관중이 늘고 팬의 관심까지 자연스레 늘었음은 당연하다. 허훈 없이 몇 주를 더 버텨야 하는 KT는 남은 올해 경기뿐 아니라 더 멀리, 앞으로 맞이할 무수한 위기들을 내다봐야 한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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