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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성 TKO승' 대박난 UFC부산, 2020년에도 격투기의 열정이 이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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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UFC Fight Night BUSAN’ 프랭키 에드가와 정찬성의 경기에서 정찬성이 포효하고 있다. 부산 |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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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후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UFC Fight Night BUSAN’ 프랭키 에드가와 정찬성의 경기에서 정찬성이 태극기를 휘날리며 기뻐하고 있다. 부산 |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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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운이 로드리게스를 KO시키고 있다. 부산 |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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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호가 경기가 끝난 후 류핑위안을 위로하고 있다. 부산 |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이주상기자] “UFC부산이 대박을 터뜨렸다!”

지난 21일 부산광역시 사직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UFC Fight Night 부산(이하 UFC 부산)’은 요즘 말로 ‘직관’한 사람이 승자라는 말이 떠오를 정도로 최고의 무대를 선사했다. 특히 13경기에서 7명의 한국 선수들이 명승부를 연출해 체육관을 용광로로 만들었다.

2019년은 한국 격투기에서 기복이 심한 해였다. 스타트는 권아솔이 끊었다. ‘100만불 토너먼트’의 주인공으로 모든 시선이 권아솔에 쏠렸다. 그에 관한 기사는 포털 스포츠 코너에 항상 메인을 차지할 정도였다. 기사마다 수십만 뷰는 물론 수천개의 댓글이 달리며 관심도를 입증했다. 그러나 권아솔의 패배로 이종격투기에 대한 관심은 한풀 꺾였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컸다. 하지만 새해를 앞두고 ‘코리언좀비’ 정찬성을 필두로 정다운, 최승우, 박준용, 강경호 등이 UFC부산에서 승전보를 울리며 한국팬들을 다시 한 번 들뜨게 만들었다.

대미를 화려하게 장식한 한국격투기는 2020년을 새롭게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 터줏대감인 ROAD FC는 ‘뉴웨이브 MMA’라는 기치를 걸고 모든 것을 싹 바꿀 예정이다. 올해 ROAD FC는 대구, 여수, 제주, 원주 등 지역기반을 공고히 다지며 전국화에 성공했다. 전석매진 등 전국에 격투기의 뿌리를 단단히 심었다. 2020년에는 아시아로 시야를 넓힌다. 기존의 중국 시장 외에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에서 대회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 시장을 확보하려는 첫 발걸음이다. 지난해 태동한 더블지FC도 내년 2월에 격투기와 엔터테인먼트가 아우러진 격투기 페스티벌을 준비하고 있다. 2020년은 이전 보다 풍성한 격투기의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번 UFC부산이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 팬들의 시야를 다시 격투기로 돌리게 만든 계기가 됐다. 당초 메인이벤트는 정찬성과 페더급 랭킹 5위 브라이언 오르테가의 매치였다. 그러나 오르테가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빠진다는 소식이 나왔을 때 절망적이었다. 이번 대회 매치업은 아무래도 메인이벤트에 무게 중심이 크게 쏠려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전 라이트급 챔피언 프랭키 에드가가 대체 선수로 들어와 한숨 돌렸다. 에드가가 아닌 대체 선수였다면 팬들의 관심을 이 정도로 유지시키기 어려웠을 것이다.

악재를 딛고 진행된 이번 대회는 A평점을 받을 만하다. 전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한국 팬들이 뿜어내는 열광적인 분위기가 부산에서 연출됐다. 정찬성이 에드가를 1라운드 TKO로 무너뜨리는 장면은 한국 종합격투기 역사에 길이 남을 것으로 보인다. 에디 차 타격 코치를 만나고 급성장한 타격 실력은 페더급 그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정도가 됐다. 무리하게 힘을 써서 때리는 게 아니라 상대방의 움직임을 예측하고 간결하게 때리는 펀치가 인상적이었다. 지난 6월 난적 헤나토 모이카노에 이어 에드가까지 잡아냈다. 2013년 조제 알도와의 타이틀전에 이어 다시 한 번 타이틀 도전권을 받는다면 챔피언이 누구든 정찬성은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지난 14일 맥스 할로웨이를 물리치고 새로운 페더급 챔피언에 등극한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는 신장이 작은 파이터다. 긴 리치를 살리는 정찬성의 감각적인 타격이라면 볼카노프스키를 충분히 무너뜨릴 수 있다. 현재 UFC는 볼카노프스키와 할로웨이의 재대결을 추진할 생각이라 정찬성은 길면 내년 하반기까지 기다려야 한다. 정찬성은 지금 사물이 두 개로 보이는 상태(복시)라면서 부상 치료에 일단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에드가와의 경기가 끝난 후 열린 인터뷰에서 정찬성은 수술 이후 내년 5월부터 경기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무리하게 한 경기를 더 치를 필요 없이 볼카노프스키와 할로웨이의 재대결 결과를 기다렸다가 챔피언에 바로 도전하는 것이 베스트다.

정다운은 한국 최초 라이트헤비급 파이터로 2연승을 달리며 차세대 스타 파이터로 떠올랐다. 마이크 로드리게스를 오른손 스트레이트로 쓰러뜨린 건 우연이 아니다. 로드리게스의 공격이 나올 때 자신의 왼쪽으로 상체를 기울였다가 오른손을 쭉 뻗어 로드리게스의 안면을 강타했다. 195㎝의 장신에 잘생긴 얼굴, 자신감까지 갖춰 한국팬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라이트헤비급 톱 10 진입이라는 목표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강경호는 경기 준비 중 허리를 조금 다쳐 100% 전력을 다할 수 없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그라운드 앤드 파운드 전략을 써서 판정승했다. 화끈한 장면은 연출하지 못했지만 3연승이라는 숫자는 의미가 상당하다. 최승우는 2연패 뒤 값진 옥타곤 첫 승으로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박준용도 1, 2라운드에서 앞서며 판정승을 거둘 수 있었다. 옥타곤 첫 승의 기억을 잘 살려 앞으로 자신감 있게 싸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대회는 이번이 두 번째인데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에 UFC 관계자들도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다. 한국 대회가 1년에 한 번은 펼쳐졌으면 하는 것이 팬들의 바람이다. 대회의 열기를 등에 업고 스폰서십도 재정비해야 한다. 금호타이어는 UFC부산 포스터의 정중앙에 노출되면서 큰 광고 효과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스폰서십이 UFC부산 뿐만 아니라 타 국내 대회로도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격투기는 포털에서 프로야구, 프로축구에 이어 가장 많은 뷰를 기록하고 있는 ‘핫 아이템’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를 흘리는 스포츠’라는 인식 때문에 대기업들이 스폰서십을 꺼리고 있다. 격투기는 국기(國伎)라고 불렸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1970~1980년대의 권투보다 큰 인기와 관심을 끄는 스포츠로 자리잡았다. 2020년부터는 격투기 선수들이 ‘투잡’이 아니라 온전히 선수 생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대기업들이 큰 관심을 갖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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