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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7 (금)

"감자탕=쓰레기맛"..'골목식당' 백종원, 2020년 시작부터 버럭(ft.홍제동)[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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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박소영 기자] '골목식당' 백종원이 서대문구 홍제동에 떴다. 역시나 이곳에도 그의 뒷목을 잡게 하는 가게들이 솔루션을 기다리고 있었다.

15일 오후 전파를 탄 SBS ‘백종원의 골목식당’에서 백종원, 김성주, 정인선은 2020년 첫 번째 골목으로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문화촌을 택했다. 김성주는 “이곳엔 유동인구가 없다. 상가가 잘 되지 않는다더라. 여기에 올 바엔 신촌으로 빠진다. 그저 스쳐가는 곳이다. 그래서 어려움을 많이 겪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솔루션이 필요한 곳은 감자탕집, 팥갈국숫집, 레트로 치킨집이었다. 그런데 이 세 곳은 12시 점심시간이 됐는데도 손님 없이 한산했다.

먼저 16년째 치킨집을 운영하고 있는 곳은 2004년 인수 받았을 때 그대로 가게를 둬서 레트로 콘셉트가 됐다. 특이하게 이곳은 무속인에게 점지받은 대로 감자와 치킨을 같이 튀기고 있었다. 60대 부부는 2시 오픈인데 5시까지 손님 없는 가게를 멍하니 지켰다. 그럼에도 배달 손님 말고 홀 손님으로 북적이길 바라는 목표를 지녔다.

백종원은 양념 반 후라이드 반과 골뱅이 소면을 시켰다. 메뉴판을 보더니 20가지 메뉴가 넘는다며 “두 분의 평화를 위해 메뉴를 반으로 줄여드려야겠다”고 다짐했다. 남자 사장은 “기계도 인수 받을 때 그대로다. 잡내 제거하기 위해 기름에 소주 넣었다. 그래서 시끄럽다. 인수 받을 때부터 일러준 대로 만들고 있다”고 알렸다.

치킨 역시 옛날 방식 그대로 튀김옷이 얇은 물반죽으로 만들었다. 맛을 본 백종원은 “튀김옷이 바삭하지 않은데 치킨은 대충 튀겨도 맛있다. 문제는 어디서든 맛 볼 수 있다. 맛도 레트로다. 양념치킨 맛은 레트로가 아니다. 양념을 바꾸셔야겠다”며 보통 치킨집에 비해 큰 닭을 사용하면서 장점을 못 살리는 점을 안타까워했다.

이어 여자 사장의 주무기인 골뱅이 소면을 맛봤다. 백종원은 “쉽게 맛보기 힘든 양념맛이다. 골뱅이 메뉴를 왜 없애지 말라고 하는지 알겠다. 좋다. 방송이라 맥주 없이 먹으려니 고문이다. 치킨 먹을 땐 안 땡겼는데 골뱅이 먹으니 맥주가 땡긴다”고 칭찬했다. 여자 사장은 직접 만든 양념으로 채소를 무친다며 자부심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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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은 이어 주방으로 향했다. 그는 “16년 넘게 쓴 주방이 이 정도면 관리를 잘하신 거다. 말씀 드릴 게 별로 없다. 깔끔하게 잘 쓰고 계신다. 냉장고 관리도 좋다. 기계가 노화됐는데 안이 정리가 잘 돼 있으니 후배들이 배워야 한다. 박수 쳐드리고 싶다. 튀김 냄새 잡는 환기 시설을 손 봐야겠다. 조금씩 보강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음은 모자가 운영하는 감자탕집. 아들은 아침부터 축구와 바둑 영상을 보며 시간을 보냈다. 모니터로 본 백종원은 “전혀 식당 카운터 자세가 아니다. 가게 안에서 외출복 입는 게 무슨 장사하겠다는 건가. 이건 속이지 못한다. 가게에서 겉도는 사람이다.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조리 담당인 어머니 사장은 남편과 함께 사진관을 운영하다가 IMF에 도둑까지 겹치자 거듭된 실패에 내리막길 인생을 걷고 있다고 한탄했다. ‘골목식당’을 통해 빚을 갚고 아들을 장가보내고 싶다고. 38살 된 아들 역시 감자탕집을 물려받아 결혼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실제로 두 사람 사이 대화도 없고 말수도 부족했다. 백종원은 “전형적인 장사가 안 되는 가게의 모습이다. 안 되면 얘기하고 대화하고 고민해야 하는데. 점심 5만원도 못 파나보다. 재료를 적게 준비했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오후 1시가 넘어도 손님이 없어서 제작진을 투입시켰을 정도.

참지 못한 백종원이 가게로 들어섰다. 아들은 깍두기와 밑반찬을 담기 시작했는데 잘라둔 양파가 부족했다. 1년 5개월째 어머니와 장사를 하고 있다는 그는 “엄마에 이어서 장사할 생각이다. 음식은 할 줄 아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해 본 적은 없다. 볶음밥 담당이다”라고 털어놨다.

감자탕을 맛본 백종원은 “감자탕은 기본 이상하는 메뉴인데 왜 이렇게 손님이 없을까”라면서도 “간이 약하다. 밥 생각도 안 나고 술 생각도 안 난다”고 혹평했다. 문제는 오래 된 재료들 때문이었다. 전날 삶아둔 고기라 장조림 육즙이 빠질 대로 빠져서 씹는 식감만 조금 남아 있었기 때문.

어머니 사장은 “장사가 안 되니까 어쩔 수 없이”라고 해명했다. 백종원은 “장사 되고 안 되고를 핑계로 삼으시면 안 된다. 이것도 투자다. 손님 없으면 다 버려야 한다. 안 되면 버려야 한다. 감자도 삶은 지 오래됐다. 우거지도 양념이 덜 배었다. 간이 약한 국물과 3일씩 지난 재료들이라니 말이 안 된다. 시래기에서 쓰레기 맛이 난다”고 쓴소리를 퍼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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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량만 끓여 폐기 없이 신선도를 유지할 생각을 어머니 사장도 했다고. 그는 “양을 적게 해서 해 볼까 했는데 원래 구수한 맛이 안 나오는 것 같아서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백종원은 “고민을 왜 엄마 혼자 하냐 이거다. 아드님이랑 같이 상의했어야지”라고 지적했다. “잘 돼야 물려받지, 잘 안 되면 각자 살 길을 찾아야죠”라고 말하는 아들에게 백종원은 크게 실망했다.

볶음밥 담당이라는 아들이 드디어 요리에 나섰다. 원래는 어머니 사장이 재료를 손질해 준다던 그는 스스로 칼을 잡고 김치를 다졌다. 떨리는 마음에 손톱까지 썰어 다시 시도하고 재료가 어딨는지 몰라 해맸지만 무사히 김치, 양파, 깻잎을 썰어서 백종원에게 볶음밥을 대령했다.

어머니 사장은 철없고 무심한 아들인데도 무한 애정을 보였다. 그는 “한때 제가 너무 힘들어서 술 먹고 아들한테 함부로 한 적이 있다. 그게 미안해서 지금 뭐라 말 못한다. 남편한테 미운 걸 아들한테 하소연한다고 한 건데 짐이 된 거죠”라며 미안한 마음에 눈시울을 붉혔다.

다행히 백종원은 볶음밥은 맛있다고 했다. 다만 주방 상태는 실망 그 자체였다. 그는 “한 번에 끓여놓은 국물을 보면 이틀 이상 된 거다. 뼈 포대와 시래기도 한 번에 너무 많이 받으면 안 된다. 밀봉하지 않은 뼈 자체도 말랐다. 다섯 자루면 한 달은 쓸 정도인데”라고 지적했다.

그리고는 육수의 간을 맞추고 적당량만 만들고 남은 건 버리라고 주문했다. 아들에게는 동남아식 갈비탕인 육골차를 연구하라. 엄마보다 일찍 나와서 숙제를 해라. 마장동에 직접 가서 신선한 등뼈로 바쿠테를 연구하라. 다음에 올 때 숙제를 검사하겠다. 못하거나 안 하면 자격이 없는 거다”라고 말했다. 당장의 솔루션을 받은 두 사람은 남은 고기부터 정리했다.

마지막으로 세 팀 중 유일하게 점심 장사 3팀을 받은 팥칼국숫집으로 갔다. 김성주는 "특이하게 이 곳은 촬영 일주일 전에 팥옹심이 가격을 천 원 올렸다. 손님이 이건 8천 원짜리라고 해서 남편과 상의도 없이 아내가 올렸다더라. 그리고 벽제 건물주가 세를 올려 홍제동으로 옮겨온 곳"이라고 설명했다.

여자 사장은 "방송 전에 천 원을 올렸다. 한 분이 다른 곳은 8천 원인데 여기는 7천 원이냐고 맛이 없는 곳이냐고 하더라. 맛있다고 했는데 시비조로 얘기를 해더라. 안 그래도 가격을 올릴 생각이었어서 그랬다. 대신 옹심이 2개를 더 넣어서 14개를 준다"고 해명했다.

남편은 "가격 결정은 아내가 한다"면서도 "문제는 음식 맛은 괜찮은데 아내의 말에서 많이 깎인다. 단 둘이 있을 땐 99% 이야기를 안 한다. 아내 하고 사이가 점점 멀어졌다. 하자고 하는 대로 하는 수밖에 없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comet568@osen.co.kr

[사진] 백종원의 골목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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