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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귀화선수 라건아 "한국인들에게 인종차별 메시지 많이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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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공개하며 고충 토로 "흑인 비하 등 인신공격에 상처"

조선일보

"나는 이런 종류(인종차별적)의 메시지를 많이 받는다. 대부분 차단해버리지만, 내가 늘 헤쳐나가야 하는 일이다."

미국 태생 귀화선수 라건아(31·전주KCC·사진)는 14일 자신이 받은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공개하며 이런 반응을 보였다. 'Jeff0314' 아이디를 사용하는 네티즌은 라건아를 흑인 비하 표현인 '검둥이(nigger)'로 부르고, 라건아의 어머니를 욕했다. 또 "당장 너의 나라로 돌아가라"고 적었다.

2012년 울산 모비스(현재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고 KBL(한국농구연맹)에 데뷔한 그는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챔피언결정전 반지를 네 개 수집했다. 외국선수 MVP(최우수선수)는 세 번 차지했다. 2015년엔 한국에서 딸 레아가 태어났다. "우리 가족의 터전은 한국"이라고 말할 만큼 정서적으로 동화됐다.

그는 한국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려는 국내 농구계의 귀화 제안을 받아들였다. 2018년 1월 체육 분야 우수 인재로 한국 국적을 얻었다. 리카르도 라틀리프라는 미국명 대신 라건아라는 한국 이름도 지었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과 2019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에서 태극 문양을 달고 뛰었다.

하지만 익명성이 보장되는 온라인 공간에선 욕설과 인신공격이 라건아를 괴롭혔다. 라건아와 절친한 사이이면서 팀 동료인 이대성(30·전주KCC)은 "라건아가 인스타그램 메시지를 가끔 보여주곤 했는데,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욕이 많아 깜짝 놀랐다"며 "특히 인종차별적인 인신공격이 난무하다 보니 많이 상처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라건아는 해당 네티즌에 대해 고소 등 법적 대응을 할까 고민했으나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심경을 전하는 선에서 그치기로 했다.

[주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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