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10 (금)

2장의 원톱 카드… 김학범號 ‘행복한 고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U-23’ 조규성·오세훈 만점 활약 / 조별리그 2·3차전 공격 첨병 / 중거리 슛·멀티골로 실력 입증 / 오, 밀집수비 공략 위력 발휘 / 조, 강팀 상대 전방 압박 뛰어나

세계일보

조규성(왼쪽), 오세훈


현대 축구에서 원톱은 막중한 책임을 진 위치다. 최전방 공격수로서 골을 넣는 것뿐 아니라 혼자 힘으로 수비라인과 싸우며 후방에서 침투하는 2선 공격수들에게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현대 축구 수비전술의 핵심인 전방압박의 최전선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원톱 전술을 사용하는 팀들은 매번 좋은 자원을 찾는 데 혈안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도쿄올림픽 예선을 겸한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 나서고 있는 한국 U-23 대표팀은 걱정이 없다. 서로 다른 스타일의 두 원톱 자원 오세훈(21·상주 상무)과 조규성(22·FC안양)이 조별리그부터 치열한 내부 경쟁을 하며 함께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덕분이다.

이 중 지난해 20세 이하(U-20) 월드컵의 스타 오세훈이 조별리그 1차전인 9일 중국전에서 먼저 원톱으로 낙점받았다. 다만 활약이 아쉬웠다. 193㎝의 큰 키에서 나오는 제공권의 우위도 살리지 못했고, 몸싸움과 연계 플레이에서도 아쉬움이 남았다. 그러자 김학범 U-23 대표팀 감독은 이란과의 2차전에서 조규성을 선발로 내세웠고, 그는 단숨에 축구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전반부터 활발한 움직임 속에 팀 공격의 첨병역할을 하더니 전반 35분에는 멋진 중거리슛으로 득점까지 뽑아냈다.

라이벌의 활약은 오세훈에게도 좋은 자극제가 됐다. 김 감독이 우즈베키스탄과의 최종 3차전 선발로 다시 준 기회에서 2골을 뽑아내며 완벽히 살아났다. 특히 후반 26분 터뜨린 결승골 장면에서 장신임에도 놀라운 발재간과 유연함을 보여주며 자신의 가치를 부각했다. 이렇게 조별 예선 3경기를 통해 오세훈과 조규성 모두 자신의 실력을 입증해낸 셈이다.

이로써 대표팀은 서로 보완되는 상반된 스타일의 두 개 원톱 카드를 모두 가지게 됐다. 오세훈은 장신을 십분 활용해 최전방에서 공중볼을 따내고 상대 수비와 싸울 줄 아는 선수로, 밀집수비를 펼치는 상대적 약체와의 대결에서 위력을 발휘할 만한 카드다.

반면 조규성은 미드필더 출신다운 왕성한 활동량과 전방압박 능력으로 아시아 강호들과의 대결에서 한몫할 만한 자원이다. 향후 8강과 4강에서 만나는 상대에 따라 적절히 선발출장을 배분해 최선의 효과를 낼 수 있다. 또한 단일 경기 내에서도 한 선수가 선발, 또 한 선수가 교체로 출장하며 경기 스타일을 순식간에 바꾸는 것도 가능하다. 이미 조별리그 3경기에서 필드플레이어 전원을 시험 가동해 본 김 감독으로서는 단판 승부인 8강 토너먼트에서 이 두 선수 중심으로 좀 더 기민한 경기 내 전술변화를 시도해 나갈 수 있다.

서필웅 기자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