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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30 (목)

“나에게 맞는 당구 큐요? 충분히 써보고 결정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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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동호인들이 보다 많은 큐를 경험하고 합리적으로 큐 구매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싶다”는 좋은큐연구소의 김수일(오른쪽) 원우재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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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빌리어드뉴스 이우석 기자] “명품가방도 렌탈이 된다는데, 왜 당구 큐는 렌탈이 안될까?”

당구큐 렌탈 업체 ‘좋은큐연구소’ 김수일(49) 대표는 2018년 여름, 이런 의문을 품었다. 당구수지 25점(현재는 28점)의 ‘제법 잘 치는’ 동호인이었지만, 사실 큐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당구에 욕심이 생기면서 큐에 대한 궁금증이 많아졌어요. 그런데 궁금증을 해소하려면 신품이든 중고든 사는 방법밖에 없더라고요. 그렇게 큐를 공부하다보니 불편한 것도, 이상한 점도 많았습니다.”

김 대표가 ‘좋은큐연구소’를 만든 데는 이러한 배경이 있었다. 당구 동호회에서 인연을 맺은 원우재(51) 김수헌(40) 대표도 뜻을 모았다. 약 1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달 13일 렌탈 서비스를 시작했다.

“동호인들이 보다 많은 큐를 경험하고 합리적으로 큐 구매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고싶다”는 김수일·원우재 대표와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좋은큐연구소’ 사무실에서 이야기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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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큐연구소는 24개 큐 브랜드 99종의 큐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시타를 위한 빌텍코리아의 시그니처 테이블과 상단캠도 구비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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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큐연구소’는 어떤 곳인가.

=간단하게 말해 당구 큐를 빌려 일정기간(3~7일) 체험할 수 있는 큐 렌탈업체다. 사무실로 직접 방문해서 여러 큐를 체험할 수도 있고(방문 시타), 특정 상품에 한해 큐 체험 후 구매(써보고 구매)할 수도 있다.

▲큐 렌탈은 생소한데.

=오랜시간 당구동호인으로 활동하면서 큐 시장은 점점 커져가는데, 합리적인 구매에는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특히 중고 큐 구매를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은 물론, 판매자를 만난 후 시타 몇번 하고 결정해야 한다. 새 큐도 경험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결국 큐를 구매한 이후에야 본격적으로 ‘자신에게 맞는지’ 과정을 밟는거다.

좋은큐연구소는 ‘여러 큐를 확실하게 테스트 해보고 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큐도 렌탈해서 써볼 수 있으면 좋을텐데’하는 고민에서 시작됐다. 제가 렌탈업계에 오래 근무하면서 얻은 자연스러운 의문이었다.

▲자신에게 맞는 큐란.

=‘가장 좋은 큐는 자신에게 맞는 큐’라는 사실은 많은 동호인들이 알고 있다. 그렇지만 ‘나에게 맞는 큐가 어떤 것이지?’ 하는 부분에는 쉽게 답변하기 어렵다. 나에게 맞는 큐란, 지금껏 자신이 경기하며 쌓아온 경험을 통해 자신이 만든 기준에 잘 맞는 큐다. 사람마다 힘과 당점, 회전량 등 경험에서 비롯된 기준치는 다르다. 그걸 시타 몇번으로 알 수 없다. 따라서 자신의 기준에 맞게 끌어치기나 밀어치기 등 여러 샷을 해봤을 때 더 편하게 득점되는 큐일수록 자신에게 맞는 큐다. 동호인들에게 그런 큐의 ‘경험’을 폭넓게 해주고 싶은 게 ‘좋은큐연구소’ 취지다.

▲대표가 세 명이다.

=세 명이 당구로 인연을 맺었다. 서울 구로구가 주무대인 동호회(쿠션사랑)에서 활동하고 있다. 저(김수일 대표)와 원우재 대표는 10년지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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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일 대표는 "정말 미친 사람처럼 큐를 사러 다녔다."고 말했다. 좋은큐 연구소 내부에 전시된 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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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터 큐 렌탈 사업을 준비했나. (김수일 대표)

=재작년인 2018년 11월 구체적으로 사업을 검토한 후 김수헌 대표가 합류했고, 2019년 1월에 사업하기로 확정했다. 사업계획을 세워보니 본업하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더라. 그래서 과감히 퇴사를 결심하고 이 사업에 올인했다. 아직 원우재 대표와 김수헌 대표는 광고업계와 IT계열 본업에서 일하고 있다.

이후 작년 12월까지 각자의 장점을 살려 사업을 준비했다. 제가 렌탈사업 기획 및 큐 매입, 원우재 대표가 홍보 마케팅(디자인) 분야, 김수헌 대표가 홈페이지 제작을 맡았다. 그렇게 해서 작년 12월13일 서비스를 시작했다.

▲어려운 점도 많았을텐데.

=생활 전 분야에 렌탈 사업이 자리잡고 있지만, 당구시장 특성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어떤 분야도 벤치마킹할 수 없었다. 모든걸 처음부터 기획하고 진행하려니 준비할 게 너무 많았다. 원래 작년 9월 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했는데 3개월 정도 늦어졌다.

▲사업 시작 후 약 한 달이 지났는데 현재까지 반응은.

=반응은 일단 뜨겁다. 당구에 렌탈이 결합되니 ‘좋은 아이디어다’ ‘새롭고 신선하다’고 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동호인들의 인식을 바꾸어야 한다는 숙제도 얻게 됐다. 아직까지 당구 큐는 ‘렌탈’이 아닌 ‘소유’개념으로 인식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따라서 우리는 ‘큐를 빌려쓴다’는 일반적인 렌탈의 개념보다는 렌탈을 통해 자신에 맞는 큐를 찾는 시타 개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현재 좋은큐 연구소 회원수는 40여 명이다. 그 중 한 명은 이미 ‘써보고 구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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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는 19개 브랜드 67종를 갖추고 있다. 진열장에 나란히 놓여있는 큐 상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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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큐연구소’가 보유한 큐는 몇 종류인가.

=24개 큐 브랜드 99종의 큐를 보유하고 있다. 상대는 19개 브랜드 67종이다.

▲큐 렌탈을 하려면 어떤 절차를 밟아야 하나. 렌탈가격은.

=회원가입 후 절차에 따라 렌탈을 신청하면 된다. 가격은 3일 기준 1만8000원부터이며 고급 큐는 3만원이다. 큐 상대만 렌트하면 3일기준 1만2000원이다.

▲큐를 매입하기 위해 전국을 다녔다고.

=정말 미친 사람처럼 큐를 사러 다녔다. 하루 종일 중고큐 거래 게시글을 확인하고 대구 광주 등 전국 곳곳으로 ‘큐 여행’을 다녔다. 여담인데 우리가 보유한 모든 큐에는 ‘사연’이 담겨있다. 어느 큐는 눈내렸던 겨울에 구매했고, 부자(父子)에게 동시에 두 개의 큐를 매입하기도 했다. 어느 큐는 당구대회 우승때 쓰던 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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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일 대표와 원우재 대표가 "좋은큐 연구소" 입구에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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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목표는.

=개인 큐 및 개인 큐에 대한 정보와 경험이 공유되고 확산되는 플랫폼으로 정착하는 게 목표다. 현재 중고큐 시장에는 ‘거래’에 비해 ‘후기’를 찾아보기 힘들다. 어떤 큐가 좋은 큐라는 것에 답은 없지만, 앞으로 좋은큐연구소를 ‘내 기준은 이러한데, A큐는 어떻고 B큐는 어떻더라’하는 경험을 공유하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사업이 확장되면 회원제 등 합리적인 가격에 여러 큐를 경험해볼 수 있는 프로그램, 개인 중고큐 매매대행 등을 시도해볼 생각이다. [samir_@mk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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