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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괴물’ 홀란드, 오바메양 ‘데자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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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르트문트 데뷔전, 17번 달고 아우크스부르크 상대 해트트릭



경향신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의 신예 엘링 홀란드가 18일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열린 FC 아우크스부르크와의 분데스리가 원정경기에서 3골을 몰아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아우크스부르크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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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체 투입 후 23분 만에 해트트릭 달성, 2골 차 열세에서 2골 차 역전승. 이보다 더 환상적인 데뷔전이 있을까.

엘링 홀란드는 축구를 만화로 만드는 재주가 있는 것 같다.

18일 밤 열린 아우크스부르크 원정에서 1-3으로 끌려가던 후반 11분 루시앵 파브레 도르트문트 감독이 피슈체크를 빼고 홀란드를 투입했다. ‘홀란드 효과’가 나타나는 데 걸린 시간은 딱 3분. 홀란드는 산초가 수비 사이로 찔러준 볼을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왼발 논스톱 슛으로 연결해 아우크스부르크 골네트를 갈랐다. 후반 25분 토르강 아자르가 골키퍼를 따돌리고 완벽하게 밀어준 볼을 텅 빈 골문에 차넣어 4-3 역전골을 터뜨린 홀란드는 9분 뒤 단독 기회에서 왼발 슛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슈팅 3개로 3골. 말 그대로 ‘원샷원킬’이었다.

지금까지 분데스리가 데뷔전에서 해트트릭을 터뜨린 선수는 홀란드를 포함해 7명이 있었지만 교체멤버로 나와서 해트트릭을 만들어낸 것은 홀란드가 처음이다. 194㎝의 장신에도 불구하고 볼을 다루는 감각과 결정력이 뛰어나 ‘제2의 즐라탄’으로 불리기도 하는 홀란드는 오스트리아 분데스리가 14경기에서 16골, 챔피언스리그 6경기에서 8골, 오스트리아 컵대회 2경기에서 4골을 넣은 데 이어 분데스리가 데뷔전에서 해트트릭을 신고하며 올 시즌 출전 경기수보다 골수가 더 많은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홀란드는 지난해 말 잘츠부르크에서 도르트문트로 이적했다. 무릎 부상으로 새로운 동료들과 호흡을 맞출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완벽한 라인 공략과 가공할 만한 결정력으로 ‘괴물’ 골잡이다운 클래스를 과시했다.

파브레 감독은 “홀란드가 상대 수비라인 사이에서 잘 움직여 줬다”면서 “그게 우리에게 또 다른 공격 옵션을 제공했다”고 말했다.

홀란드는 도르트문트 팬들에겐 데자뷔를 느끼게 했다. 오바메양도 2013년 도르트문트 리그 데뷔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했다. 17번을 달고 뛴 거나 상대가 아우크스부르크인 것도 홀란드와 똑같다. 마르코 로이스는 “홀란드가 오바메양의 성공 스토리를 다시 써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홀란드의 해트트릭에 배가 아프게 된 것은 맨유다. 맨유는 에이전트 라이올라와의 갈등과 계약 조건에 대한 이견으로 다 잡았던 홀란드를 도르트문트에 빼앗긴 악연이 있다. 원래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 법이다.

류형열 선임기자 rh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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