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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대어에서 백업포수?…'롤러코스터' 같았던 FA 김태군의 위상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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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 주목 받았지만 흐름 변화 속 시장서 소외

18일 원소속팀 NC와 4년 최대 13억원에 잔류

뉴스1

김태군(NC 다이노스 제공). ©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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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황석조 기자 = FA 자격을 행사한 NC 다이노스 포수 김태군(31)이 잔류를 택했다.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것 처럼 위상이 변하면서 협상은 분명 녹록지 않았다. 하지만 더는 뾰족한 방법이 없기에 나온 최선의 선택이었다.

김태군은 지난 18일 원소속팀 NC와 4년간 계약금 1억원, 연봉 2억원, 옵션 4억원, 최대 13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지난 11월초 FA 시장에 나온 뒤 2달을 훌쩍 넘겨서야 계약에 성공했다.

계약 직후 김종문 NC 단장은 "팀과 선수가 여러 방안을 함께 고민해 왔고 협상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충분히 나눴다"고 말했고 김태군은 "창단부터 함께한 NC에서 다시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값진 선수로 팀에 공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결과가 나오기까지 과정은 쉽지 않았다. 반전이 이어졌다. 우선 주전 안방마님 양의지에 유망주 김형준, 백업포수 정범모까지 보유한 NC는 김태군의 FA 이적을 전망했다. NC는 안정적 포수 자원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팀들의 김태군을 향한 수요가 충분할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군 측 역시 초반부터 시장 흐름을 예의주시했다. 포수라는 포지션 자체가 시장에서 귀하게 평가됐는데 이번에도 몇몇 팀들의 약점이 포수로 평가돼 영입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태군이 군 복무로 인한 1군 공백이 있다지만 앞서 NC의 주전 포수를 경험했고 공·수에서 안정된 자원이라는 평가를 받았기에 이 같은 전망에 더욱 힘이 실렸다.

하지만 포수가 약한 일부 팀들이 일찌감치 시장 철수를 선언했고 그중 가장 대표적이던 롯데 자이언츠도 트레이드로 한화 이글스에서 지성준을 영입하며 시장에서 발을 뺐다.

이렇듯 영엽 할 만한 팀이 사라지고 1군 경력 공백에 애초부터 A급 주전 포수까지는 평가받지 못한 김태군은 졸지에 가치가 급락했다. 경쟁이 없으니 몸값은 점점 떨어졌고 급기야 시장에서 소외되기 시작했다. 대부분의 구단이 보상선수 유출까지 감수하며 김태군을 영입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이 이유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기량에 대한 의구심까지 더해졌고 여론도 김태군에 호의적이지 못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김태군의 거취 자체가 미궁에 빠졌다. 이적은 물론, 갈 곳조차없는 신세가 되는 듯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원소속팀 NC가 그와 같은 사태를 막았다. NC는 김태군의 이적이 어려워졌다고 판단한 뒤부터는 결과를 만드는 협상전략을 구사했다.

NC 측은 지속적으로 김태군을 향해 현재 팀에 필요한 전력임을 강조했고 구체적인 안까지 제시했다. 나아가 기간을 4년으로 설정, 보다 확실한 의사를 전했다. 앞서 군 입대 전까지 주전 포수 역할을 하며 팀 창단 초반 어려운 시기를 함께 보내준 김태군에 대한 특별한 감정도 협상 분위기에 영향을 끼쳤다.

다만 몸값에 대해서는 현실적으로 접근했다. 백업포수에 불과한 김태군은 출전 경기수를 장담하기 어렵다. 여기에 지난해 양의지를 영입하는데 125억원을 투자한 NC로서 더는 고액으로 중복투자를 하기 어렵기도 했다.

김태군의 NC 잔류는 달라진 FA 시장 분위기에서 대어급이 아닌 선수들 행보에도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시시각각 변하는 시장 흐름에 대한 예측과 철저한 대비가 없다면 더 이상 'FA는 대박'이라는 공식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논의 중인 FA 등급제, FA 취득 연수 변화 등 시스템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hhssj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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