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공 | 프로축구연맹 |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한일 갈등으로 K리그 대부분의 팀이 동계 훈련지로 일본을 외면했지만 서울만은 달랐다. 국내 프로팀 중 유일하게 매년 가던 가고시마로 전지훈련을 떠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일본 수출규제 보복으로 한일 갈등이 빚어졌고 일본에 대한 국내 여론도 나빠졌다. 반일 정서가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스포츠계에도 ‘NO! JAPAN’의 바람이 불었다. 반일 바람이 불기 전까지 매년 국내 프로팀은 기후가 온화하고 거리적으로 가까운 일본을 전지훈련지로 선택했다. 상황이 달라짐에 따라 K리그 대부분 구단은 일본 전지훈련을 취소했다. 그러면서 비교적 경제적이고 온화한 동남아 지역의 태국이 새로운 전훈지로 각광받고 있다. 22개 프로팀 중 절반 이상인 13개 구단이 태국 치앙마이, 방콕, 촌부리 등으로 전훈지를 선택했다. 이 외 구단은 중국, 베트남, 포르투갈, 스페인,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일본으로 발길을 끊었다.
오는 28일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PO) 일정으로 다른 구단들보다 시즌을 일찍 시작해야 하는 서울은 포르투갈로 1차 전지훈련을 다녀왔다. PO 경기를 치른 뒤 서울은 2차 전지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다른 구단 역시 대개 1차 전지훈련에서 체력을 끌어 올리고 2차에서는 경기력을 끌어올린다. 그렇기에 국내에서 기후가 따뜻한 남쪽 지방에 캠프를 차리고 경기 감각을 쌓을 예정이다. 서울 역시 1차 전훈에서 체력과 경기감각을 쌓느라 부족한 훈련을 2차 전훈으로 채우려 한다.
하지만 서울의 선택지는 일본 가고시마다. 서울 관계자는 앞서 “국내 전지훈련이 확정나지 않았다. 날씨 조건들을 알아보고 있다”고 밝힌 적 있다. 그러나 20일 서울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1월 31일 출국해 2월 6일 입국하는 일정으로 짧게 전지훈련을 다녀올 예정”이라며 “전지훈련 일정은 지난해 12월부터 미리 잡아놓은 것”이라고 전했다. 결국 전지훈련 일정을 잡아 놓고 상황을 관망하다가 결정하겠다는 뜻이었다.
서울은 지난 10여년간 가고시마에서 구슬땀을 흘렸다. 전통을 만들고 팀의 이야기를 만드는 측면에선 프로 스포츠에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모기업이 국내 소비자를 상대하는 유통사업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서울의 결정은 아쉬울 따름이다. 아직 반일 정서가 누그러들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 여론을 반영하지 못한 전훈지 선택은 팬들의 눈에 서울의 고집으로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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