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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도쿄올림픽] 기대주 (18) 장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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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첫 올림픽 출전이지만 남자 58㎏급의 유력한 금메달 후보

지난해 세계선수권 및 월드그랑프리 시리즈 3개 대회 연속 우승

연합뉴스

우승 세리머니 하는 장준.
장준이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2019 세계태권도연맹(WT)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58㎏급에서 우승한 뒤 세리머니 하는 모습.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2년 전만 해도 '올림픽' 하면 2020년 도쿄가 아닌 2024년 파리 대회를 생각했던 태권도 유망주가 있다.

하지만 그는 스무살 나이에 태권도 종주국인 우리나라의 국가대표로 당당히 올해 도쿄올림픽에 출전한다. '한국 태권도의 미래'로 기대를 모으는 장준(한국체대) 이야기다.

장준의 말대로 2년 전 그가 도쿄올림픽에 나설 수 있으리라 생각한 이는 많지 않았다. 2018년 1월 세계태권도연맹(WT) 남자 58㎏급 올림픽 랭킹에서 장준은 34위였다. 당시 1위는 김태훈(수원시청)이었다. 김태훈은 2016년 1월부터 이 체급 1위 자리를 지켜온 세계 최강이었다.

태권도 종목에서는 한 체급에 국가당 한 명만이 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다.

WT는 우선 체급별 올림픽 랭킹 1∼5위 선수의 국가에 도쿄올림픽 자동출전권을 줬다. 역시 자동출전권을 얻는 월드태권도 그랜드슬램 챔피언스 시리즈 랭킹 1위 선수가 WT 올림픽 랭킹 5위 안에도 들면 6위 선수까지 도쿄행 쿼터를 받을 수 있다.

대한민국태권도협회는 출전 쿼터를 따온 선수에게 올림픽 출전 자격을 부여하기로 했다. 다만, 우리나라 선수가 올림픽 랭킹 5위 안에 두 명 이상 포함되면 해당 체급만 따로 대표 선발전을 치르기로 했다.

남자 58㎏급에서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김태훈이 무난히 자동 출전권을 따 도쿄올림픽도 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도쿄행 티켓은 뒤늦게 레이스에 뛰어든 장준 손에 들어갔다.

현재 올림픽 랭킹 1위인 장준은 2위 김태훈을 제치고 생애 첫 올림픽 출전을 확정했다.

장준은 17일 경남 양산체육관에서 3전 2승제로 열린 국가대표 결정전에서 김태훈에게 내리 두 경기에서 이겼다. 김태훈은 인사를 하는 후배 장준에게 "도쿄에 가서 잘하고 오라"며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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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태권도연맹 2019년 올해의 남자 선수에 선정된 장준(가운데).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장준은 충남 홍성에서 나고 자랐고, 그곳에서 초·중·고교를 나와 지난해 한국체대에 입학했다.

일곱 살 때 두 살 위 형을 따라 태권도를 취미로 시작한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도장 선수로 뛰다가 중학교 3학년이 되던 해 제주평화기에서 전국대회 첫 우승을 경험했다. 이후 중학교 3학년 내내 전국대회 우승을 휩쓸었다.

장준은 홍성고에 진학해 2004년 아테네 올림픽 남자 68㎏급 동메달리스트인 송명섭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기량이 급성장했다.

홍성고 1학년 때인 2016년 캐나다 버나비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는 남자 51㎏급 우승을 차지했다. 처음 출전한 국제 대회에서 정상까지 밟았다.

장준은 고3이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 58㎏급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김태훈과 2차 결승전에 연장까지 치른 끝에 감점 수가 많아 아쉽게 태극마크를 놓쳤다.

하지만 그해 5월 성인 국가대표로 처음 출전한 아시아선수권대회(베트남 호찌민)에서 남자 54㎏급 우승을 차지하고, 8월에는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2018 월드태권도 그랑프리 시리즈 2차 대회 남자 58㎏급에서 한국 선수로는 역대 최연소 금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이어 같은 해 11월 월드 그랑프리 파이널 준결승에서 김태훈을 꺾고 결승에 올라 대회 첫 우승까지 차지하며 올림픽 태극마크 경쟁에도 불을 지폈다.

불과 1년 만에 장준의 올림픽 랭킹은 5위로 뛰었다. 장준은 "이때부터 도쿄행도 가능하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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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오른쪽)의 경기 장면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후 장준은 거침이 없었다. 지난해 2월 영국 맨체스터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할 국가대표를 뽑는 최종대회에서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를 달성한 김태훈을 또 누르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장준은 맨체스터에서 남자 58㎏급 금메달을 따고 남자부 최우수선수(MVP)에도 선정됐다.

장준은 지난해 세 차례 월드그랑프리 시리즈에서도 연거푸 우승했다. 김태훈이 지켜온 남자 58㎏급 올림픽 랭킹 1위 자리도 마침내 지난해 10월 1일 자로 장준이 가져갔다.

비록 월드그랑프리 파이널 결승에서 패해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지만, WT 올해의 남자선수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183㎝로 같은 체급에서는 키가 큰 편이고 하체도 긴 장준은 신체조건을 활용한 머리 공격이 일품이다.

올림픽에서 태권도 경기는 그동안 대회 후반부에 개최됐으나 도쿄 대회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초반에 열린다.

남자 58㎏급은 여자 49㎏급과 함께 개회식 이튿날인 7월 25일 치러진다.

나이에 비해 국제 대회 경험도 풍부하고 체급 최강자인 장준은 우리나라 선수단의 1호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하지만 그는 "올림픽은 뛰어보지 않아 장담할 수 없다.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자세를 낮췄다.

장준은 "외국 선수들의 힘이 좋아 남은 기간 파워를 더 키우고 체력도 보강해야 한다"고 말했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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