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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9 (일)

일본에서 성공시대 연 배선우 "골프인생 최고의 해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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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전지훈련 구슬땀

"지난해 개막전 컷탈락 수모, 올해는 꼭 갚을 것"

"스즈키 아이 7승 보면서 동기부여..2승 이상 목표"

[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2020년 새해를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에서 맞이하고 있는 배선우(25)가 “올해는 골프 인생의 커리어 하이를 찍어 보고 싶다”며 이를 악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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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선우. (사진=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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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5시 30분. 해가 뜨기도 전에 일어나 가볍게 몸을 풀며 훈련을 준비한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8시에 연습장으로 나가면 해가 중천에 뜰 때까지 퍼트부터 치핑 등 쇼트게임, 샷 연습으로 어느새 땀이 온몸을 적신다. 오후가 되면 골프백을 메고 코스로 향한다. 매일 18홀씩 라운드를 하며 연습했던 샷을 테스트하며 점검하고 있다. 코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상황에 대비한 훈련을 하다 보면 연습 때 습득한 기술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된다.

지난해 12월 초 시즌을 끝내고 귀국한 배선우는 모처럼 긴 휴식을 취하며 달콤한 휴가를 즐겼다. 골프선수가 된 이후 처음 가져본 긴 휴가였다. 하지만 꿀맛 같은 휴식도 잠시, 이젠 다시 본업인 골프선수로 돌아왔다. 지난 19일 코타키나발루 인근의 작은 섬에 훈련 캠프를 차리고 동계훈련을 시작했다.

사흘째 훈련 일정을 끝내고 숙소로 돌아온 배선우는 21일 이데일리와 통화에서 “한 달 이상 골프채를 잡지 않다가 다시 훈련을 시작하니 처음에는 감각이 무뎌진 게 느껴졌다”며 “골프채를 잡고 어드레스를 하는 게 어색할 정도였는데 다행히 하루가 다르게 적응되고 있고 샷감도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고 훈련 경과를 설명했다.

일부러 외부와 연락을 끊은 건 아니다. 하지만 코타키나발루에서도 비행기를 타고 30여 분을 이동해야 하는 작은 섬에 훈련 캠프를 차린 탓에 자연스럽게 훈련에만 더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배선우는 “섬에는 아무도 없고 오로지 훈련하는 우리뿐”이라며 “덕분에 잡생각을 하지 않고 훈련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만족해했다.

2013년 데뷔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4승을 거둔 뒤 지난해 JLPGA 투어로 무대를 옮긴 배선우는 첫해 메이저 대회 포함 2승을 올리며 성공시대를 열었다. 한국과 다른 낯선 코스와 대회 분위기 등을 고려할 때 빠른 적응이자 놀랄 만한 성과였다.

배선우는 “일찍 매를 맞은 게 정신을 바짝 차리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선배들의 격려도 도움이 됐지만, 차츰 적응해 나가면서 자신감을 찾은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배선우는 지난해 3월 열린 데뷔전 다이킨 오키드 레이디스 오픈에서 컷 탈락이라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았다.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에 충격도 컸다. 하지만 두 번째 대회인 PRGR컵 공동 6위에 이어 다섯 번째 대회인 야마하 레이디스 오픈에선 우승 경쟁을 펼친 끝에 공동 3위에 올라 개막전 컷 탈락의 충격에서 벗어났다. 이후 시즌 첫 메이저 대회로 열린 살롱파스컵 월드레이디스와 리조트 트러스트 레이디스, 다이토 겐타쿠 레이디스 준우승에 이어 8월 홋카이도에서 열린 메이지컵에서 첫 승을 신고했다.

배선우는 “처음엔 한국과 다른 잔디 상태에 적응하지 못했고, 파3와 파4 홀이 생각보다 길어서 코스 공략에도 애를 먹었다”며 “그런 작은 변화와 예상치 못한 부분으로 인해 혼란스러웠지만 조금씩 적응해 나가면서 안정을 찾게 됐다”고 일찍 맛본 시행착오가 오히려 채찍이 됐다고 말했다.

성공적인 데뷔 시즌을 보낸 배선우는 2년 차에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한 해 2승 이상을 해본 적이 없다”며 “2020년에는 내 골프 인생의 커리어 하이를 찍어보고 싶다”고 다부진 각오를 보였다. 이어 “지난해 스즈키 아이가 한 해 7승을 하는 걸 보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고 동기부여가 됐다”며 “나도 저만큼 할 수 있을 때까지 더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됐다”고 힘줘 말했다.

배선우는 지난해 2번의 우승 말고도 4차례나 준우승했다. 반타작만 성공했어도 2승을 더 추가할 수 있었다. 그는 “올해는 두 번째 시작하는 시즌인 만큼 지난해보다는 조금 더 자신 있는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각오만으로 되는 건 아니니 한 달 동안 강도 높은 훈련을 하며 더 탄탄한 실력을 다지고 돌아가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새해를 맞아 작은 소망을 빌었다는 배선우는 “지난해 시즌 중간에 부상으로 잠시 힘든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다”며 “많은 대회에 나가려고 욕심을 부렸다가 자칫 더 큰 낭패를 볼 뻔했으니 올해는 체력 운동과 철저한 몸 관리로 부상 없이 시즌을 완주하겠다”고 부상 방지에 신경을 썼다.

지난해 처음 JLPGA 투어를 뛴 배선우는 낯선 코스에 빨리 적응하기 위해 월요일부터 코스에 가나 훈련을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4라운드 대회 때는 일주일에 6라운드 이상 소화해야 하는 등 체력적인 부담이 컸다. 결국 7월 첫 대회를 끝낸 뒤 2주 동안 늑간골 염좌 치료를 받기 위해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다. 처음으로 부상에 시달렸던 배선우는 올해 전지훈련부터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며 체력을 보강하고 있고, 시즌 중에도 함께 다니며 부상 예방을 위한 몸 관리를 병행할 계획이다.

앞으로 4주 동안 더 많은 땀을 흘리겠다고 다짐한 배선우는 “지난해 개막전에서 컷 탈락했었는데 올해는 수모부터 갚고 싶다”고 시즌 개막을 손꼽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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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선우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인근 작은 섬에서 전지훈련 중 바다가 보이는 코스에서 손을 흔들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배선우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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