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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강력 접착제' 형제가 주는 유쾌한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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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TV 저녁 8시 45분 '나의 특별한 형제'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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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아는 나 안 떠날 거지?"

"네가 휠체어 안 밀어주면 어디도 못 가는데 어떻게 가?"

무심하게 툭 내뱉는 형의 말에 동생은 뛸 듯이 기뻐한다. 뛰어난 두뇌를 가졌지만, 동생 없이는 물 한 모금 못 마시는 형(신하균), 건강한 신체를 가졌지만, 형 없이는 도장 하나 못 찾는 동생(이광수). 지체장애인 형과 지적장애인 동생이 만나 한 몸처럼 살아가는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다.

둘은 피를 나눈 형제는 아니다.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가족에게 버려져 보육원 '책임의 집'에서 만났다. 20년 동안 의지하며 살아온 이들이 헤어질 위기에 처하자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영화는 눈물을 짜내는 흔한 신파 장면 없이 유쾌하다. 큰 악역도 없다. 결핍을 가진 사람들이 의지하며 살아가는 모습은 프랑스 영화 '언터처블 : 1%의 우정'을 생각나게 한다. 너무 붙어 다녀 별명이 '강력 접착제'였던 실존 인물 최승규·박종렬씨 이야기를 바탕으로 했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신하균 연기야 공인됐지만,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의 투렛 증후군 환자 역에 이어 지적장애인까지 완벽히 소화해내는 이광수의 연기는 예능 이미지 때문에 오히려 주목받지 못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 영화는 세상엔 인공지능 '시리'가 채워주지 못하는 '정'이 있다는 걸 보여준다. 가끔 그것이 '가족애'보다 낫다는 것도.

[이혜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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