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명의'
전남 완도군에서 셋째로 큰 섬인 청산도는 영화 '서편제'의 무대로도 널리 알려진 아름다운 섬. 삼치잡이와 봄동으로 유명한 이 섬엔 홀로 생활하는 노인이 많다. 이 원장은 과거 의사 가운과 의사면허증만 달랑 들고 섬마을 의료 봉사를 간 것이 인연이 되어, 15년째 청산도에서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다.
80대 고령의 의사가 자신과 비슷한 나이인 고령 환자들을 돌보며 살아가고 있는 섬. 이날 방송에선 한 할머니가 추운 날씨에 잠깐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실려오는 모습이 나온다. 당황한 기색 하나 없이 척척 응급조치를 해내는 이 원장. 평소 환자 상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늘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고, 환자마다 질병이 다양함에도 그는 환자들 사정을 속속들이 꿰고 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을 위해 왕진 가방을 손에 들고 나서는 날도 많다. 그가 병원을 비우는 동안 주민들은 마치 사랑방처럼 병원 대기실에 모여 앉아 멸치를 사고팔기도 하고, 살아온 날과 살아갈 날의 이야기를 나눈다.
의사를 구해 두면 보름도 안 되어 떠나기를 반복했던 청산도에서 그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신동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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