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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3 (수)

'국가부도의 날' 'IMF 외환 위기'를 바라보는 세가지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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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CGV 낮 2시 30분

'IMF 외환 위기'는 한국 사회의 집단적 트라우마다. 기업이 쓰러지고 가정이 해체되고 사람들은 생활의 터전을 잃었다. 운 좋게 그 파도를 직접 맞지 않은 이들도 누군가의 삶이 무너져 내리는 장면을 매일같이 지켜봐야 했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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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를 건드리면 반응하기 마련이다. 그 점에서 영화의 소재 선택은 영리하다고 할 수 있다. "IMF 세대는 아니지만 영화를 보며 그때를 버티고 견뎌온 사람들이 대단하다고 느꼈다"는 관람평이 포털 사이트에 올라오는 건, 그만큼 폭넓은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을 거뒀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런 소재를 다룰 때 빠지기 쉬운 함정도 있다. 소재 자체에 드라마가 가득하다 보니 중심을 잡지 못하면 이야기가 휘청이게 된다. 영화는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김혜수), 공장 사장 갑수(허준호), 국가 부도를 내다본 금융맨 윤정학(유아인)을 세 축으로 삼아 이야기를 이어간다. 국가 부도 사태를 둘러싼 막후의 정책 결정 과정, 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평범한 사람들의 눈물, 위기를 이용해 한탕 잡으려는 영악한 금융인이 주는 영화적 재미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시도로 보인다. 문제는 세 갈래 이야기가 하나로 수렴되지 못한다는 점. "위기에 또 당하지 않기 위해선 잊지 말아야 해요. 끊임없이 의심하고 사고하는 것, 항상 깨어 있는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이런 직설적인 대사로 관객을 계몽하려는 점도 아쉽다.

[채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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