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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6 (일)

[팝인터뷰]'99억의 여자' 정웅인 "흙 뚫고 나오는 신, 대역 없이 도전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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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정웅인/사진='99억의 여자' 스틸


[헤럴드POP=김나율기자]정웅인은 연기 인생이 길어질수록 더욱더 도전적이었다.

지난 23일 종영한 KBS2 '99억의 여자'(극본 한지훈/연출 김영조, 유관모)에서 홍인표 역으로 분한 정웅인은 스릴감 있는 캐릭터로 시청자들에게 호평받았다. 극 중 홍인표는 사회 부적응자 같은 느낌이었지만, 상황 판단이 빠르고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자신만의 판을 짰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고 헤쳐나가는 모습이 사실 무서울 정도였다.

특히, 정웅인은 극 중 레온(임태경 분)의 생매장 시도에는 살아남는 모습으로 깜짝 놀라게 했다. 숨겨둔 나이프로 흙을 뚫고 올라와 살아남는 모습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 놀라웠던 장면에는 정웅인의 고민과 노력이 들어있었다.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헤럴드POP과 만난 정웅인에게 이야기를 들어봤다.

"땅에 묻히는 신을 찍으러 간다고 이야기를 듣고 상의 끝에 신을 들어갔다. 사실 제 나이에 그런 연기를 한다는 건 두렵기도 했다. 본래 연기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세 가지는 나태, 거만, 매너리즘이다. 땅속에 묻히는 장면을 거부하려는 연기자도 분명 있을 거다. 죽지 않고 살아야 하는데, 그러려면 이 추운 겨울에 흙을 뚫고 나올 수 있어야 하지 않나."

정웅인에게 흙을 뚫고 나오는 신은 도전이었단다. 정웅인은 "두려움 없이 과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디지털시대가 다가오면서 아날로그 감성이 사라지고, 연기에 대한 변화도 필요했다. 어떻게 해야 연기가 발전할 수 있을지 고민했다. 제가 내린 결론은 나이를 먹을수록 드라마에서 열심히 한다는 게 보여야 한다는 거였다. 그래서 대역 없이 과감하게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소신을 밝혔다.

정웅인은 흙을 뚫고 나오는 신을 실제로 대역 없이 소화했다. "포크레인으로 땅을 파고 자루를 살짝 찢어 덮어놨다. 그 위에 나무를 쌓아놓고 흙을 덮었다. 그런데 흙이 무너지기 시작해서 흙을 들 수 없을 것 같았다. 제가 흙을 들어보니까 조금 들리긴 하더라. 그래서 일단 칼을 꽂고 나가긴 나갔는데, 흙이 입안으로 다 들어가더라."

이어 정웅인은 "입안으로 들어갔던 흙이 다음 날 아침에 기침을 하니까 코에서 나오더라. 그래도 대역 없이 한 번에 신을 찍었다. 대역하면 더 힘들지 않나. 추운 겨울이었지만, 가운 안에 내복이 보일까 봐 내복도 벗고 흙 안으로 들어갔다. 나름대로 투혼을 한 거다. 나이가 들수록 도전하는 연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연기에 대한 열정을 보여줬다.

pop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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