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6.03 (월)

성장과 도태 갈림길, KIA 최원준 주전 3루수 도약 마지막 기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스포츠서울

KIA 최원준이 송구를 하고 있다. 포심도 슬라이더도 아닌 어정쩡한 그립이 눈길을 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 에서 진짜 포지션 안정화가 필요한 야수는 최원준(23)이다.

최원준은 올해 억대 연봉자 대열에서 내려왔다. 지난해 연봉 1억원을 받았는데 올해 3000만원 삭감돼 7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프리에이전트(FA)도 아니고, 고졸(서울고) 입단 4년만에 억대 연봉을 받았지만 주포지션 없이 유틸리티로 활동했다. 타격으로 팀에 도움을 주려고 노력했지만 이도저도 아닌 스윙으로 지난해 90경기에서 타율 0.198로 낙제점을 받았다. 군복무를 연기하면서까지 ‘배수의 진’을 치고 새시즌을 준비 중인데, 터줏대감 2루수 안치홍(30)이 롯데로 떠나 기회가 생겼다.

KIA 내야진의 기본 틀은 박찬호가 유격수, 김선빈이 2루수로 출장하는 그림이다. 김주찬을 비롯해 유민상, 최형우 등이 돌아가며 1루를 소화해주면 체력안배도 가능하다. 김선빈이 유격수를 지키고, 박찬호가 3루로 나서면 2루가 무주공산이다. 베테랑 나주환과 수비가 좋은 황윤호 양강구도에 최정민 최정용 등이 경합할 수 있다. 스프링캠프를 소화해야 결과가 나오겠지만 내야 유틸리티는 고장혁이 맡을 가능성이 높다. 어딜봐도 최원준의 자리가 없다. 그를 외야수로 보는 이유다.
스포츠서울

KIA 최원준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외야로 눈을 돌려도 경쟁구도가 만만치 않다. 프레스턴 터커가 우익수로 고정된다고 보면, 이창진 김호령 이우성 등이 남은 두 자리를 두고 경쟁해야 한다. 최형우와 김주찬도 언제든 왼쪽 코너 외야를 맡을 수 있다. 상황에 따라 나지완도 출장이 가능하다. 오선우, 이진영에 박준태까지 버티고 있어 고만고만한 외야수들이 넘치는 상황이다. 최원준이 타격으로 확실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하면 낄 자리가 없어 보인다.

때문에 3루를 노리는 게 가장 현실적이다. 포구 능력과 수비 범위는 넓은 편이다. 어깨도 강하다. 고질적인 문제였던 송구는 스텝스로 훈련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 투수들의 투구 밸런스 강화 훈련을 함께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송구 안정성만 확보하면 훨씬 짜임새있는 내야진 구성이 가능하다. 타구 판단 능력이나 수비 시프트 등은 훈련과 경험 외에는 왕도가 없다.

손목힘이 뛰어나고, 타구에 힘을 싣는 방법도 갖고 있다. 다만 입지에 대한 불안감 탓에 타석에서 서두르다가 자멸하는 경우가 많았다. 짧은 시간에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는 중압감에 지나치게 적극적인 스윙을 하다 볼과 스트라이크를 구분하지 못하는 우를 범했다. 눈 딱 감고 죽이되든 밥이되든 하나의 포지션에 고정해 경험을 쌓도록 배려할 필요가 있다. 국내 최고 내야수로 성장한 선수들 대부분이 이런 절차를 밟았다.

KIA도 당장 눈앞의 성적을 쫓을 때는 아니다. 선수 개개인의 역량을 끌어 올리는 원년으로 삼았다면, 주축으로 성쟁해야 할 기대주 한 명에게 최소한 100경기는 맡겨보는 뚝심이 필요하다. 최원준에게 올해 스프링캠프가 야구를 시작한 이후 가장 중요한 이유다. 두 달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스스로 가능성을 증명해보여야 한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