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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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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마 ACL 탈락 여파…J리그 고민 '일왕배 결승 꼭 새해 첫 날 해야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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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캡처 | 가시마 앤틀러스 SNS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가시마 앤틀러스가 일본 J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에서 탈락하면서 일왕배(전일본축구선수권대회)에도 불똥이 튀고 있다. 일왕배 결승전이 매년 1월1일 새해 첫날 열리는데 출전팀이 다른 팀보다 겨울 휴식기가 짧아 새 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는다는 얘기다.

일본에서 ‘천황배’로 불리는 일왕배는 1921년 출범해 100년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J리그 1부 팀은 물론이고 하부리그 팀까지 참가하는데 다른 나라의 FA컵과 유사하다. 그런데 결승전 시기가 독특하다. 1969년 49회 대회부터 매년 1월1일 일본 축구의 성지로 불리는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렸다. 올해도 지난달 1일 리모델링한 신국립경기장 개장 경기를 겸해 비셀 고베와 가시마가 우승컵을 두고 겨뤘다. 당시 고베가 가시마를 2-0으로 누르고 우승하면서 ACL 본선에 직행했다. 가시마는 일왕배 우승은 놓쳤지만 지난해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하며 ACL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멜버른 빅토리와 ACL 플레이오프 홈경기에서 0-1로 져 주저앉았다.

가시마 구단 관계자는 ACL 탈락에 비통해하면서 일왕배 일정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보였다. 한 관계자는 일본 언론을 통해 “기존 선수와 새로 합류한 선수의 신체 컨디션부터 너무나 달랐다”면서 시즌 종료 후 휴식기가 짧아 팀이 재정비하지 못했음을 강조했다. 가시마는 ACL 플레이오프를 치르기까지 4주가 채 되지 않는 시점에서 선수단 재편이 이뤄졌다. 주력 선수는 2주간 쉬고 다시 팀에 합류했는데 새로 가세한 브라질 공격수 에베라우드 스텀 등과 발을 맞출 여유가 없었다. 2018년 가시마에서 ACL 우승을 경험, 올겨울 울산 현대로 복귀한 수비수 정승현은 “일왕배까지 뛰는 선수들은 시즌이 워낙 늦게 끝나니까 새 시즌 초반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고 잔 부상이 많다”며 “ACL 조별리그 등에서 일부 일본 팀이 고전하는 이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가시마 뿐 아니라 직전 시즌 일왕배 결승전을 거친 팀은 차기 시즌 성적이 썩 좋지 못했다. 2017년 일왕배 우승을 차지한 세레소 오사카는 차기 시즌 ACL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2018년 일왕배를 품은 우라와 레즈는 새 시즌 ACL에선 결승 진출로 호성적을 냈지만 주력 선수의 체력 안배에 실패, 정규리그에서는 14위에 그치면서 강등권과 승점 1 차이로 가까스로 1부에 잔류했다. 세레소 오사카의 일왕배 우승을 이끌었던 윤정환 감독은 “J리그 정규시즌이 12월 초에 끝나는데 일왕배 결승에 오른 팀은 3주 이상 애매한 상황에 놓인다. 마음 놓고 쉴 수도, 훈련에만 몰두하기도 어려운 시기”라고 말했다.

일왕배 결승전은 오래전부터 새해를 기념하는 형태로 1월1일 개최를 고수해왔다. 다만 지난 2014년 94회 대회는 2015 아시안컵 대비를 이유로 일정을 앞당겨 치른 적이 있다. 하지만 일본축구협회(JFA)는 자국 축구 팬에게 ‘일왕배 결승전=1월1일’이 흥행 코드처럼 자리잡았다는 이유로 일정 변동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에도 5만 이상 관중이 들어찬 일왕배 결승전은 지난달 1일에도 5만7597명의 관중이 몰려들었다. 일본 축구 프리랜서 기자인 요사자키 에이지 씨는 “가시마 탈락이 (일왕배 일정을 두고) 여러 논란을 일으킨 건 맞다. 다만 특정 팀 탈락 때문에 일정을 변경하는 것에 반대 목소리도 있다”고 말했다. JFA는 올시즌 일왕배도 결승전도도 2021년 1월1일에 열기로 했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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