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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이슈 [연재] 인터풋볼 'EPL POINT'

[EPL POINT] 빅클럽들의 관심, 레스터 엄습하는 '선수 이탈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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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풋볼] 신새얼 기자= 기적적인 우승. 달콤했던 빅클럽 도약의 꿈. 그리고 주축 선수의 이탈로 모든 것이 악몽으로 변했었던 레스터 시티의 이야기이다.

"레스터의 시즌 시작 전 우승 확률은 5000분의 1에 그쳤다. 이 수치는 살아 있는 엘비스 프레슬리를 발견하거나 영국 스코틀랜드의 네스호에 괴물이 존재한다는 것을 밝히는 것과 같다."

이 문구는 FIFA(국제축구연맹)가 2015-16시즌 클라우디오 라니에리 감독이 이끌었던 레스터 시티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헌사하며 남긴 말이다. 이 당시의 우승은 레스터에 있어서 기적, 한 편의 동화 등 놀라움을 표현하는 수식어들이 모두 어울렸을 정도로 대단한 업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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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는 38경기 23승 12무 3패의 성적으로 승점 81점을 기록하며 2위 아스널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시즌 시작 전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언론들이 레스터는 중위권을 맴돌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이를 뒤엎고 기적적인 우승을 이뤄내며 한 편의 동화를 완성시켰다.

하지만 우승의 후유증은 레스터에 너무 가혹했다. 2016년 여름 이적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수행했던 은골로 캉테가 첼시로 떠났으나 그 공백을 메꾸지 못했다. 게다가 전 시즌에 비해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이며 라니에리 감독까지 경질을 당했고 이 후로도 디펜딩 챔피언의 면모를 드러내지 못했다. 시즌을 거듭하며 레스터는 리야드 마레즈를 포함하여 우승 시절 함께 했던 선수들이 대부분 팀을 떠나며 계속 중위권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제이미 바디만이 꾸준히 팀에서 활약하며 레스터의 득점을 책임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시즌 달라진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2018년 여름 부로 시작한 리빌딩 과정에서 영입한 선수들이 빛을 보기 시작했다. 조니 에반스와 찰라르 쇠윈지, 히카르두 페레이라, 벤 칠웰로 이어지는 4백은 이번 시즌 리버풀에 이어 최소 실점 2위를 달리고 있으며 윌프레드 은디디, 유리 틸레망스, 제임스 메디슨으로 이어지는 미드필더진도 다른 빅클럽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바디는 리그 득점 1위를 달리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선보이고 있고 그를 받쳐주는 하비 반스, 아요세 페레스 등도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며 레스터는 현재 리그 3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또 다시 안 좋은 기억이 레스터를 엄습하고 있다. 이 들의 활약이 빅클럽들의 레이더에 포착되기 시작하면서 벌써부터 수많은 이적설들이 돌고 있다. 칠웰은 첼시와 맨체스터 시티와 연결되고 있고 페레이라도 아스널과 토트넘의 관심을 받으며 주가를 올리고 있다. 최고의 발견이라고 불리는 쇠윈지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의 무한한 애정공세를 받으며 벌써부터 구체적인 이적료가 제시되고 있다. 은디디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파리 생제르망의 관심을 샀고, 제임스 메디슨도 맨유, 첼시와 강력히 연결되며 말 그대로 '공중분해'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우승 당시에는 승격한지 얼마 되지 않은 팀이었고 자금적인 면에서 부족함을 느끼고 있었다. 캉테와 마레즈에게 제시됐던 천문학적인 이적료는 거부할 수 없는 것이 레스터의 입장이었다. 선수들에게 줄 수 있는 주급의 차이도 분명했고 팀 사정상 거액의 이적료를 거부할 수 없던 상황이었다. 물론 바디를 향한 아스날의 제안을 재계약으로 무마시키며 지켰던 경우도 있었다. 비록 그게 전부였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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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금의 레스터의 상황은 다르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중계권료를 챙기는 EPL에 오래 살아남으며 재정적으로 안정이 된 상태고, 사실상 챔피언스리그 진출에 유력해지면서 선수들을 지킬 명분이 생겼다. 두, 세 명의 이탈자가 생긴다 하여도 그 공백을 메꿀만한 위치에도 올라섰다. 특히, 재정적으로 안정이 되었다는 부분은 레스터가 선수들을 잔류시키는 데에 큰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부분이다. 언론에 알려진 것처럼 대부분의 선수들이 팀에 충성심을 보이며 잔류를 표명하고 있는 상황도 긍정적이다.

수많은 빅클럽들이 연결된 이적설이 떠오르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소규모 클럽으로 치부되는 레스터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머니 파워'로 밀고 들어오는 빅클럽들의 파도를 막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예전처럼 두려움에 떨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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