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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기 모르는 ‘새댁’ 박희영, 한국 최고령 LPGA 챔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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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빅’ 4차연장서 최혜진 꺾어

지은희 ‘32세 8개월 7일’ 깨고 2013년 2승째 이후 첫 트로피

고질적 손목부상에 투어카드 잃고 작년 퀄리파잉 2위로 자격 회복

같은 곳서 열린 남자 유러피안투어… 이민지 동생 이민우 19언더 첫 승

동아일보

박희영이 9일 호주 빅토리아주 서틴스 비치 골프 링크스의 비치 코스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ISPS 한다 빅오픈에서 우승한 뒤 동료 선수들로부터 샴페인 세례를 받고 있다. 박희영은 2013년 이후 7년 만에 LPGA 우승을 맛봤다. 골프 오스트레일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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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길을 돌아온 박희영(32·이수그룹)이 7년 만에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박희영은 9일 호주 빅토리아주 서틴스비치 골프링크스의 비치코스(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ISPS 한다 빅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1오버파 73타를 쳤다. 최종 합계 8언더파 281타로 최혜진(21) 유소연(30)과 동타를 이룬 박희영은 연장 4차전 끝에 우승을 확정짓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2013년 캐나다에서 열린 메뉴라이프 파이낸셜 LPGA 클래식 이후 통산 3승째를 거둔 박희영은 역대 LPGA투어 최고령 한국 선수 챔피언이 됐다. 32세 8개월 16일 만에 우승하면서 지난해 개막전인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우승한 지은희(32세 8개월 7일)를 넘어섰다. 시즌 3번째 대회 만에 한국 선수 첫 우승을 장식한 그는 우승 상금 16만5000달러(약 1억9700만 원)를 받았다.

롤러코스터 같은 자신의 골프 인생을 꼭 닮은 극적인 우승이었다. 2013년까지 2승을 거둔 박희영은 이후 고질적인 왼 손목 부상에 시달리면서 부진했다. 지난 시즌에는 상금 랭킹 110위로 투어 카드까지 잃었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퀄리파잉 시리즈에 12년 만에 참가해 2위를 차지하며 투어 카드를 되찾았다. 올해 첫 출전이었던 1월 게인브리지 LPGA에서는 공동 63위에 그쳤지만 그마저도 좋은 경험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올해 두 번째 출전 대회였던 이번 무대에서 우승이라는 큰 결실을 일궜다. 공동 4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박희영은 강풍 속에서도 선두권을 유지했다. 14번홀(파4)과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하기도 했으나 선두에 한 타 뒤진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갔다.

한국 선수 3명이 맞붙은 연장전도 치열하긴 마찬가지였다. 18번홀(파5)에서 펼쳐진 연장 1차전에서 세 선수는 모두 버디를 기록하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연장 2번째 홀에서는 유소연만 파에 그치며 먼저 탈락했다. 박희영과 최혜진은 연장 3번째 홀에서도 모두 버디를 잡았다. 길었던 승부는 연장 4번째 홀에서 갈렸다. 최혜진이 티샷 미스로 타수를 크게 잃는 사이 박희영은 차분하게 3온 2퍼트로 파를 세이브하며 긴 승부를 마무리했다. 박희영은 “지난해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면서 골프를 그만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최악의 성적까지 겹쳤는데 남편과 가족, 스폰서(이수그룹)의 응원 덕분에 이번 대회 우승까지 온 것 같다. 신의 선물이라 생각한다”고 기뻐했다.

전날까지 한 타 차 선두였던 지난해 KLPGA투어 신인왕 조아연(20)은 하루에만 9타를 잃으며 공동 16위(3언더파 286타)로 대회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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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장소에서 열린 유러피안투어 ISPS 한다 빅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호주 교포 이민우. 골프 오스트레일리아 제공


한편 같은 장소에서 LPGA투어 대회와 함께 열린 유러피안투어 ISPS 한다 빅 오픈에서는 호주 교포 이민우(21)가 최종 합계 19언더파 269타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LPGA투어에서 5승을 거둔 이민지(24)의 친동생인 이민우는 19번째 대회 만에 우승을 신고하며 안방에서 차세대 스타의 탄생을 알렸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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