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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제24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패싸움 特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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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결승 제2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타오신란 七단 / 黑 박정환 九단

조선일보

〈제8보〉(117~130)=이 바둑은 국제대회 사상 기록에 남을 한 판이었다. 총 수수(手數)가 장장 383수, 공배를 빼고도 375수에 달했다. 그 과정에서 쌍방 합해 81회에 걸친 패(覇)싸움이 펼쳐졌다. 바둑통에 돌이 바닥나는 바람에 심판을 맡은 양건 9단이 세 번이나 흑백 돌을 날라다 채워주었을 정도. 사용 시간 기록표가 1장으로 부족해 '2페이지'째로 넘어간 것도 좀체 보기 힘든 해프닝이었다.

좌하귀에 이어 좌상귀에서 이미 수십수째 패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우하귀에 붙여간 백 △의 팻감, 그리고 흑이 117로 메운 두 수를 주목하자. 백 △에 흑이 손을 뺄 경우 백은 참고 1도 1의 급소에 두어 7까지 패 없이 흑을 몰살한다. 또 117로는 참고 2도 1에 단수치기 쉽지만 귀의 흑 전체가 패에 걸리는 맛이 남는다.

당초 △가 놓인 순간 검토실에선 "헛패감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는데, △가 멋진 팻감일 뿐 아니라 117 또한 완벽한 대응이란 결론에 도달한 것. 두 기사가 세계 대회 준결승전에 어울리는 정밀한 수읽기를 보여 주었다는 찬사가 나왔다. 그 와중에도 '패싸움 공방의 요령' 특강(特講)은 중단 없이 이어지고 있다. (121 127…▲, 124 130…118)

조선일보

[이홍렬 바둑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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