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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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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 "라 리가는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 K리그-서울 팬들께 죄송"[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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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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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인천공항, 이균재 기자] 기성용(31)이 스페인 프리메라리가(1부리그)서 새로운 항해에 나선다.

기성용은 2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서 출국 기자회견을 열고 라 리가행을 직접 발표했다. 소속팀과 계약기간은 밝히지 않았다. 기성용은 “라 리가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다. 계약기간 등은 정해지지 않아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 "프리미어리그에 갔을 때보다 더 설렌다. 20대 초반의 마음은 아니지만 도전할 수 있어 행복하다. 나에겐 의미가 있는 도전”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프리미어리그 뉴캐슬과 결별한 기성용은 '친정' FC 서울, K리그1 '디펜딩 챔프' 전북 현대와 협상하며 10년 만에 국내 복귀를 추진했다. 그러나 접점을 찾지 못해 K리그 리턴 꿈을 접었다.

기성용은 스페인과 카타르,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의 다수 팀과 협상을 지속해왔다. 특히 MLS의 시카고 파이어와 DC 유나이티드 그리고 스페인 2부리그 SD 우에스카, 라 리가의 레알 베티스가 적극성을 보였다. 당초 베티스행이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최종 행선지로 라 리가의 마요르카로 가닥이 잡힌 상태다.

다음은 기성용과 일문일답.

-(라 리가 이적이) 잘 된 건가.

▲내가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무대다. 계약 기간 등은 정해지지 않아 말씀드릴 수 없다. 프리미어리그에 갔을 때보다 더 설렌다. 20대 초반의 마음은 아니지만 도전할 수 있어 행복하다. 나에겐 의미가 있는 도전이다.

-조건 등을 놓고 여러 선택지가 있었을 텐데.

▲고민이 많았다. 조금 더 일찍 결정할 수 있었는데 가족도 있기에 금전적인 부분도 당연히 생각해야 했다. 스페인 무대는 어렸을 때부터 너무 동경해왔던 무대이고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라고 생각했다. 돈이나 다른 것보다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결정이 지연되어서 힘들었던 게 사실이다.

-이젠 편안하게 축구도 하고 싶었을 텐데.

▲편하다는 게 프로 선수로서 은퇴하기 전까진 없는 것 같다. 여러 생각이 많았다. K리그에 갈 수 없는 어려움도 있었다. 최근 2~3주 동안 많이 힘들었다. 스트레스도 많았고 고민도 많았다. 결국 좋은 리그서 뛸 수 있게 되어서 참 감사하다. 경기를 뛴지 오래되어서 실전감각을 찾아야 하는 숙제가 있다. 라 리가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감사하다.

-팀명 공개는.

▲죄송하지만 지금은 말씀드리기 어렵다. 1부리그에 있는 팀이다. 가자마자 5월까지 13경기 정도가 남았다. 최대한 뛸 수 있도록 몸을 빨리 만드는 게 중요하다.

-메시 등 대형 스타들과 맞붙을 기회도 있는데.

▲당연히 기대가 된다. 프리미어리그에 처음 갔을 때보다 기대된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리그이고 좋아하는 팀들도 많다. 그런 선수들과 경기하는 거 자체가 엄청난 경험이다. 선수 생활뿐 아니라 은퇴 후 축구 관련 일을 할 때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K리그 팬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싶은 얘기가 많다. K리그에 복귀한다면 첫 번째 선택지는 서울이었다. 내가 데뷔한 곳이고 지금까지도 많은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조금 더 젊고 경기력에 자신 있을 때 팬들에게 더 좋은 축구를 보여주고 싶었다. K리그로 돌아온다면 20세 때와 지금의 나는 다르기 때문에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다른 옵션이 있었지만 K리그 복귀를 가장 많이 생각했던 이유다. 아쉬운 부분도 있다. '서울의 팀 구성이 완료되고 입단을 추진했다'는 보도가 나왔는데 잘못된 얘기다. 12월부터 서울과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최종적으로 코칭스태프와 상의한 뒤 나와 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전북이라는 정말 좋은 팀이 내 가치를 많이 인정해줬다. ‘내가 위약금을 내지 않고 전북으로 보내 달라’는 기사도 나왔는데 그것도 사실이 아니다. 계약서는 계약서이기 때문에 위약금과 관련해서 서울과 잘 얘기하려고 했다. 그것 조차도 서울에선 허락이 쉽지 않아 전북으로 가는 게 쉽지 않았다. 첫 2주 동안 참 많이 힘들었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 내가 그동안 대표팀서 은퇴하고 지난 3~4개월 동안 뉴캐슬서 경기를 뛰지 못해 서울도 의구심이 있어 보였다. 지난 10년 동안 여러 팀과 협상하고 여러 감독도 만나봤다. '이 팀이 정말 나를 원하는구나' 느껴져야 하는데 그런 느낌을 잘 받지 못했다. 제일 속상한 건 팩트를 넘어 언론에 거짓된 정보들이 나온 것이다. 심적으로 참 힘들고 답답했다. K리그, 특히 서울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있다. 영국에서 한국으로 들어올 때 국내 무대로 복귀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결렬되어서 너무 안타깝다. 팬들도 많이 아쉽겠지만 내 마음이 더 힘들었다.

-라 리가서 잘 뛰고 은퇴 전 다시 K리그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은.

▲모르겠다. 이번에 협상을 하면서 느낀 건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다른 상황이 펼쳐질 수도 있겠구나'라는 것이다. 내가 돈을 좇고 다른 걸 원했다면 한국에 들어올 필요가 없었다. 돈의 가치보다 팬, 구단과 함께 동기부여를 갖고 뭔가를 이룬다는 게 특별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르게 비춰져서 다시 한국에 올지 안올지는 모르겠다. 이번 협상을 통해 많은 걸 느꼈다. 지금은 한국에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해외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어떤 길을 가야될지도 조금 더 명확해졌다.

-이청용, 구자철도 K리그 복귀를 고민할 텐데 우려는 없나.

▲당연히 우려된다. 내게 소송과 위약금은 중요하지 않았다. 소송을 갈 생각도 없었다. 서울과 원만하게 얘기하고 싶었다.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었다. 해외서 국내 무대 복귀는 쉽지 않다. 팬들의 기대치가 크기 때문에 상응하는 경기력이 나오지 않을 경우 여러 가지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 당연히 금전적인 부분도 마찬가지다. 내가 걱정하는 건 선수들도 모든 걸 다 알고 있고 보고 있다는 것이다. 나중에 그 선수들이 언제까지 유럽서 뛸 수 있는 건 아니다. 나이가 들고 어느 시점서 내려오는 부분이 있을 텐데 과연 K리그에 복귀하려고 할까 걱정된다. 조금 더 젊었을 때 팀에 도움이 될 때 구단과 함께 목표를 이뤄나가는 게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내가 생각하는 것과는 조금 다른 뉘앙스여서 아쉬웠다. 구단이 정말 여건이 안되고 조건이 안된다면 선수에게 마음을 담아 얘기해줄 수 있는 부분도 있는데 그런 게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이청용, 구자철 등 K리그서 데뷔해 해외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는 선수들이 어떤 결정을 할지 모르겠지만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다.

-몸관리가 쉽지 않았을 텐데. 바로 경기 뛸 수 있나.

▲바로는 쉽지 않을 것 같다. 팀훈련을 전혀 못해서 가서 팀훈련을 통해 몸을 끌어올려야 한다.

-구단이 계약기간을 길게 보고 있는지.

▲그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짧든 길든 중요한 건 라 리가 무대에 선다는 것이다. 그동안 경기를 못 뛰었기 때문에 짧게 계약해도 크게 불만은 없고 만족할 것이다. 스페인이 아닌 다른 유럽 국가였다면 생각을 안했을 것이다. 그만큼 동경했던 무대라 기대가 된다. 최대한 몸을 빨리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가족이 새로운 도전에 찬성했는지.

▲주위에선 고생을 많이 했으니 '너도 좀 편하게 살라’는 얘기를 많이 한다. 편하게 살고 싶은데...유럽서 충분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기회가 오니 도전하고 싶었다. 여러 선택지가 있었는데 가족들도 그렇고 주위에서도 '뭔가 정말 원한다면 도전을 하는 것도 좋은 것 같다'고 말해줬다. 실패나 성공은 나중 문제다. 경기를 많이 못 뛴 뉴캐슬에선 이런 기회가 왔을 때 잡고자 하는 동기부여가 떨어졌다. 열정을 갖고 했던 게 부족했다. K리그 복귀도 여의치 않아지면서 동기부여를 가졌다. 이번 결정은 내가 조금 더 도전하고 세계 최고의 무대에서 분위기를 느끼고 싶은 마음이 강했다. 가족들도 떨어져 있어야 하는데 많은 응원을 해줬다./dolyng@osen.co.kr

[사진] 인천공항=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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