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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코로나 위험국` 시선에…한·일 스포츠 삐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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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23일 오후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1년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A조 2차전 한국과 태국의 경기가 국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무관중으로 펼쳐지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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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확산되면서 각종 스포츠 이벤트 일정이 줄취소되고 있다. 전 세계 최대 스포츠 축제 2020 도쿄 하계올림픽에 대한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지난 22일 국내 여자배구팀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배구단은 올 시즌 남은 홈 4경기 모두 원정경기로 치른다고 밝혔다. 경북 김천시를 연고로 하는 한국도로공사는 김천시 재난안전대책본부가 시민 안전을 고려해 홈경기를 취소·연기해 달라고 한국배구연맹(KOVO)에 요청하자 이같이 결정했다. 프로배구는 그동안 마스크 착용과 방역 등을 실시하며 일정을 진행해왔지만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전국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프로축구(경북 연고팀 홈경기 연기), 여자 프로농구(무관중 경기)에 이어 일정 변경 대열에 합류했다.

다만 축구 농구 등 타 스포츠에 비해 조치는 약한 편이다. 경북팀 외에는 경기 일정을 강행하면서 이날 저녁 여자배구 프로리그 1위 팀인 현대건설과 2위 GS칼텍스 간 경기가 열린 서울 장충체육관에는 매진에 가까운 관중이 몰려들었다. GS칼텍스 측에 따르면 이날 장충체육관 3927석 중 95%인 3709석이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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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GS칼텍스와 현대건설의 경기에서 경기장을 꽉 메운 대부분 관중이 마스크를 낀 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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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핸드볼협회는 아예 시즌 일정을 단축했다. 시즌을 단축하는 건 특정 경기를 연기·취소하거나 무관중 경기로 진행하는 것에 비해 강도 높은 조치다. 협회는 "각 구단과 여러 차례 논의한 끝에 시즌을 단축하고 플레이오프도 치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2019~2020 SK핸드볼 코리아리그 시즌 종료일은 4월 12일이 아닌 다음달 1일로 변경됐다.

도쿄올림픽 개최에 대한 우려를 의식해 자국 프로스포츠 일정을 크게 변경하지 않았던 일본도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기 시작했다.

일본 프로축구 J리그는 아예 리그 중단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J리그는 이달 22일 개막전을 치렀지만 개막 후에도 긴급실행위원회를 열어 추가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일본 매체 '스포츠호치'는 "J리그 사무국이 최근 일본 후생노동성에서 리그 개최에 대한 필요성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코로나19 감염 우려와 관련한 일본의 방역망과 추가 조치에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당장 5개월 후 도쿄에서 열릴 하계올림픽(7월 24일~8월 9일) 때문이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22일 자국 내 코로나19 감염자가 800명에 근접할 정도로 늘어나자 이달 말로 잡힌 올림픽 자원봉사자 8만명에 대한 교육 일정을 5월 또는 그 이후로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밀집된 공간에서 진행되는 교육 특성상 감염 확산 위험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이어 이달 28일부터 3월 1일까지 열리는 도쿄패럴림픽 보치아 테스트 이벤트에 일본 선수들만 참여하도록 제한했다. 이처럼 올림픽 준비 과정에 비상등이 켜졌지만 일본 정부는 대회 일정에 전혀 무리가 없다는 입장을 확고히 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하는 등 국제 사회 이목이 쏠리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연일 '연기나 취소를 검토한 바 없다'는 답변만 되풀이하고 있다. 역대 올림픽 역사에서 전염성 질병으로 인한 일정 취소나 연기가 없었다는 점도 일본이 강경한 태도를 취하는 데 보탬이 되고 있다.

BBC에 따르면 남아프리카 올림픽 축구대표팀은 다음달 27일로 예정된 일본과 평가전에 자국 선수들을 보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남아공 축구협회장은 "일본이 결정을 재검토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 선수들 생명을 위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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