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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SE★현장]'스토브리그' 모든 것이 좋았다, 작가X감독의 종방 뒷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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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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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드라마는 흥행이 힘들다는 공식을 깨고, 마지막회까지 흡입력 있는 이야기로 시청자들에게 짙은 여운을 남긴 SBS 금토드라마 ‘스토브리그’ 흥행의 두 주인공, 정동윤 감독과 이신화 작가가 드라마 종영 이후 기자들을 만났다.

24일 오후 2시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카페에서 ‘스토브리그’ 종영간담회가 진행됐다. 정 감독과 이 작가가 참석해 드라마에 다 드러나지 않은 궁금했던 이야기를 나눴다.

‘스토브리그’는 팬들의 눈물마저 마른 꼴찌팀에 백승수(남궁민) 단장이 새로 부임하면서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돌직구 오피스 드라마’로 지난 14일 종영했다. 첫 방송 당시 5.5%의 시청률로 출발했지만, 마지막회 시청률이 최고 22.1%까지 치솟으며 ‘드림즈 열풍’을 입증했다.

두 사람은 ‘스토브리그’ 성공에는 배우와 스태프 등 팀원 모두의 공로가 있다며 16부 마지막에 나온 ‘강한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우리는 서로 도울 거니까요.’라는 메시지가 작품을 통해 말하고 싶었던 궁극적 메시지라고 전했다.

정 감독은 “백승수는 판타지적 인물이지만 현실에서도 존재할 법하고 찾게 되는 사람”이라며 “그런 백승수가 우릴 보면서 ‘다들 그렇지 않습니까?’라고 묻고, 이후 ‘강한 사람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우리는 서로 도울 거니까요’라는 자막이 나가면서 누구나 백승수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백승수처럼) 불합리에 대항하거나, 합리성을 무기로 적폐 같은 것을 헤쳐 나가는 이런 것들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다 같이 도와 할 수 있다”며 “백승수의 이런 모습에 권경민(오정세)까지도 한 마음 한 뜻으로 그 목표를 향해 가지 않았나. 우리도 노력한다면, 백승수가 될 수 있다는 뜻을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 작가 역시 “마지막 문장이 작품을 관통하는 메시지”라며 “자막을 넣자는 것은 감독님의 제안이었는데, 종방연을 준비해야 할 시간에 전화를 하셔서 자막을 넣는 게 어떠냐고 물으셨다. 좋다고 생각해서 바로 문자를 보냈다. 세련되지 못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드라마를 보는 모두가 그 메시지를 모르고 넘어가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넣었다. 다른 작품에서도 비슷한 메시지를 계속 던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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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드라마를 연출하는 내내 생각과 케미가 잘 맞았다는 두 사람은 드라마가 마지막을 향해 갈수록 시청률은 신경 쓰지 않았다고 한다.

이 작가는 “드라마를 계속 시청자와 같은 호흡으로 봤는데 (연출이) 너무 만족스러웠다”며 “12회쯤에 가서는 더 이상 시청률이 올라가고 내려감에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구나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드라마가 좋아서 시청률에 신경 쓰지 않겠다는 다짐을 지킬 수 있었다”며 “마지막회를 보며 그냥 ‘아 좋구나’하고 느꼈다”고 덧붙였다.

정 감독도 “마지막회 때 작가님과 스태프 모두 모여 방송을 봤는데 시청률보다는 그저 좋은 장면들이 나올 때 함께 환호했다”며 “처음 있는 경험이었다”라고 함께했던 팀원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작품은 프로야구 프런트의 뒷이야기를 생생하게 표현해 낸 현실감 덕분에 열혈 야구팬들로부터 실제 사례를 차용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많이 들었다.

이 작가는 “실제 사건 이야기라기보다 백승수와 드림즈가 스토브리그 기간에 마땅히 해야 할 일에 초점을 맞춰 극을 구성했다”며 “실화를 참고했던 부분도 있지만 어떤 부분은 아예 참고하지 않고 극성을 강화하기 위해 만든 이야기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스토브리그’의 성공에는 두 사람의 배우에 대한 신뢰도 한몫했다. 정 감독은 “내가 캐스팅했지만, 작가님, 조연출, 캐스팅디렉터 모두가 함께 논의한 부분이고, 배우들도 너무 잘 소화해줬다”며 “특히 길창주 역할을 한 배우 이용우씨는 영어도 한마디도 못한다고 했는데 정말 노력파였다. 조한선씨, 하도권씨 모두 기본적으로 인성이 너무 좋았다. 그런 모든 부분들이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데 일조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남궁민은 ‘장점이 너무 많은 배우’, 박은빈은 ‘스마트한 배우’라고 소개하면서 “나도 백승수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는데 남궁민씨를 통해 백승수를 이해했다”며 “약해보이지만 한방을 숨겨놓은 백승수를 완벽하게 표현해준 연기파 배우”라고 추켜세웠다.

박은빈에 대해선 “작가를 뜨끔하게 만들 정도로 똑똑한 배우”라며 “이세영은 백승수랑 달리 변화무쌍한 캐릭터인데 이런 부분들은 작품에 녹이면서 몰입하게 만들어 준 책임감 있는 배우”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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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스토브리그’에 아쉬운 점이 하나도 없다는 이 작가는 “내가 가진 능력을 다 쥐어짠 거 같다. 스토브리그가 내 능력의 최대치의 결과물이었다는 점을 인정한다”며 “작가로서 처음 계획했던 결말까지 완성할 수 있었고, 이것을 도와준 좋은 사람들을 만나 필드에서 소통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생겼다”며 기분 좋은 소감을 전했다.

종영간담회가 벌써 끝나냐며 ‘스토브리그’ 속에 좀 더 머물고 싶다던 정 감독은 “드라마가 끝난 것이 아직 실감이 안난다”며 “시간적으로 촉박했던 것도 사실이지만, 제일 아쉬웠던 것은 나다. 더 좋은 역량을 끌어낼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앞으로 이런 드라마, 작가님을 만날 수 있을까 싶다. 작품이 잘 마무리 돼 모든 것이 좋았다”고 작별 인사를 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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