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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프로야구도 ‘코로나19’ 직격탄… 시범경기 전격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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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스포츠 이벤트 올스톱 위기… 돌파구 찾기 안간힘 / KBO 리그 출범 후 일정 취소 처음 / 정규시즌 개막일까지 연기 가능성 / 팀당 144→126경기 축소 주장도 / “감염 우려 높아 중단·축소 불가피” / 프로농구 용병 자진 퇴출 잇따라 / 국내 개최 국제대회도 줄줄이 차질

세계일보

농구 무관중 경기 계속 코로나19 확산으로 지난 26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오리온과 현대모비스의 경기가 관중 없이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무관중보다 두려운 것이 무관심입니다.”

프로농구 마케팅 관계자가 지난 2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무관중 경기가 열리는 텅 빈 관중석을 바라보며 한 말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이번 사태로 인해 국내 스포츠계가 받는 충격을 대변하는 말이다.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스포츠 이벤트는 사실상 올스톱 위기다. 연일 국내 스포츠 이벤트의 연기와 취소 소식이 이어지는 가운데 아직 구단들이 해외 전지훈련 중인 프로야구도 27일 3월14일부터 실시하기로 했던 시범경기 전체 일정 50경기의 취소를 결정했다. KBO 시범경기 전체 일정이 취소된 것은 1983년 첫 시행 이후 처음이다. KBO는 3월3일 긴급 실행위원회를 개최해 3월28일 개막 예정인 정규시즌 운영방안을 논의한다. 여기서 개막 연기가 결정될 수도 있다. 특히 올 시즌에는 도쿄올림픽 휴식기까지 있어 개막이 늦어진다면 정규리그 일정 자체가 빡빡하게 진행될 수밖에 없어 일부에서는 현재 팀당 144경기를 126경기로 축소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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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의 결정에 앞서 29일 킥오프 예정이었던 프로축구 K리그가 개막을 연기한 것은 물론이요 핸드볼, 컬링, 테니스 등 각 종목의 대회 일정이 취소나 연기를 선택했다. 국내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국제대회도 타격을 받았다. 3월22일 개막을 기다렸던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6월로 미뤄졌다. 3월13일부터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리려던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도 연기됐다. 역시 서울 동아시아 역도선수권대회도 일정이 뒤로 밀렸다. 3월3일과 4일에 서울과 울산에서 열리기로 한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도 모두 연기됐다. 피해가 심각한 대구의 경우 4월5일로 아직 기간이 많이 남은 대구국제마라톤대회마저 취소했다. 여기에 경마와 경륜, 경정 등도 모두 잠정 중단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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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전 체온 측정 프로농구 현대모비스 김상규가 지난 26일 고양체육관에 열린 오리온과의 경기를 위해 체육관에 입장하기 앞서 체온을 측정하고 있다. KBL 제공


그나마 남녀 프로농구와 프로배구가 무관중 경기로 열리며 국내 스포츠 이벤트가 간신히 유지되고 있다. 하지만 전국을 돌며 경기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선수와 관계자들의 감염 우려에 리그 중단 또는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오고 있다. 여기에 프로농구 부산 KT 외국인 선수 앨런 더햄이 지난 26일 코로나19 공포를 이기지 못하고 미국으로 돌아가겠다고 한데 이어 27일에도 같은 팀의 바이런 멀린스와 고양 오리온의 보리스 사보비치도 자진 퇴출을 선언하는 일까지 발생해 다른 팀과 다른 종목 외국인 선수들에게도 여파가 미치는 것 아니냐는 걱정도 나온다.

이렇게 국내 스포츠가 멈춰버리면서 위기감 또한 커지고 있다. 당장 프로 종목들은 관중 동원과 마케팅 수익에서 큰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어 고심이 크다. 이보다 더 심각하게 바라보는 것은 팬들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무관중 경기와 경기 취소가 이어지면서 국민이 스포츠로부터 자연스럽게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다.

그래서 각 종목과 구단 관계자들은 팬들의 관심을 붙잡아두기 위한 방안을 찾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면 접촉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온라인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밖에 없다. 당장 여자프로농구 KB와 BNK는 온라인 편파중계를 통해 홈팬들 붙잡기에 나섰다.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도 치어리더가 함께하는 편파중계로 팬들과 함께하려 하고 있다. 프로농구 전자랜드와 SK는 온라인으로도 경기장에서처럼 경품을 받을 수 있게 하고 채팅 인터뷰 등을 통해 팬들과 선수들이 소통할 수 있도록 애쓰고 있다.

송용준 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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