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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연예계 루머와 악플러

[SE★이슈]포털 떠나 SNS로 '연예인vs악플러' 끝나지 않는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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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두더지잡기 게임이 연상된다.

잡으려 해도 잡히지 않는 ‘악플’에 연예인과 포털업체 모두가 두 팔을 걷어붙였다. 국내 대형 포털업체는 도저히 줄지 않는 악플의 근절을 위해 연예뉴스 댓글 폐지를 결정했다. 네이버는 나아가 댓글 작성자의 활동 이력과 닉네임까지 모두 공개하는 ‘초강수’를 뒀다.

하지만 ‘악플’은 여전하다. 악플러들은 이제 포털이 아닌 연예인 개인의 SNS로 향하고 있다. 최근 인스타그램을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故 노무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지지해 온 배우 정준은 계속되는 인신 공격과 도를 넘은 댓글에 결국 악플러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결정했다.

그는 18일 자신에게 인신 공격성 발언을 한 두 사람의 댓글을 게재한 뒤 “이 두 사람은 내일 변호사 분과 미팅 후 고소하겠다”며 “저도 공개적으로 하는 거라 끝까지 갈 것이다. 내용 다 캡쳐했다. 지워도 소용없다. 당신 같은 사람들 때문에 고통 받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끝까지 가겠다”고 경고했다.

악플러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결정한 연예인은 정준뿐만이 아니다. 7년째 악플러와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수 아이유는 ‘협의나 선처 없는’ 처벌을 진행 중이다. 아이유는 지난 7년 동안 악플러를 여러 차례 선처해 주기도 했으나 끊임없이 이어지는 무분별한 악성 댓글에 결국 ‘무관용’ 카드를 꺼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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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을 통해 현 정부를 비판한 가수 조장혁도 악플러에 대한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그는 정부에 대한 부정적 평가를 내놓았을 당시 “악플은 신경 쓰지 않겠다”고 담담하게 말했지만, 끊이지 않는 인신공격에 결국 수사기관의 도움을 받기로 했다. 그는 “전체주의, 파시즘. 이런 단어도 아깝다. 이건 그냥 뒷골목 양아치 수준이 아닌가”라며 “싹 캡처해서 고소해 줄 테니 욕 더 퍼부어달라”고 핏대를 세웠다.

문제는 연예인에 대한 비난 댓글이 포털에서 개인 SNS로 옮겨가면서 그 정도가 더 강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연예뉴스 댓글이 폐지됐지만, 사실상 악플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악플러들이 아티스트 개인 SNS나 프로그램 게시판 등으로 옮겨가 현실적으로 대응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연예인들의 우울증, 공항장애 고백과 잇따르는 극단적인 선택의 원인 가운데 일정부분 도를 넘은 ‘악플’이 존재함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에 국회는 악성 댓글 등 혐오·차별 표현을 담은 정보의 유통을 규제하는 이른바 ‘설리법’을 발의하기도 했으나, 근본적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 대다수 연예계 관계자들의 입장이다.

기부를 100만원만 해서,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밝혀서, 방송에서 야한 옷을 입어서... 연예인들이 비방을 받는 이유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정준은 입에 담기 힘든 욕설을 무차별적으로 적은 댓글을 캡쳐한 뒤 “당신이 진정 사람이냐”며 분통을 터트리기도 했다. 자신을 조롱하고, 비난하는 수천 수백개의 댓글을 직접 목격하는 그들의 마음이 어떨지. 감히 상상하기도 어렵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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