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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조정원 WT 총재 “도쿄올림픽 운명 5월에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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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OC 위원장 긴급 화상회의 참석

바흐위원장 말은 원론적 이야기

4년 전 경험으로 서두르지 않아

안전한 환경에서만 선수 보낸다

중앙일보

조정원 WT 총재는 IOC가 5월까지 도쿄올림픽 관련 결정을 할 거라 내다봤다. 그는 ’선수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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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바흐(독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진중하면서도 인간미가 넘치는 분입니다. 그날도 특유의 독일식 농담으로 유쾌하게 시작했는데, 아무래도 회의 주제가 주제다 보니…. (바흐 위원장의) 말과 표정은 단호했지만, 그 속에서 깊은 고뇌가 느껴졌습니다.”

조정원 세계태권도연맹(WT) 총재는 17일 바흐 위원장이 33개 올림픽 종목 국제경기단체장과 함께 진행한 긴급 화상회의에 참석했다. 올림픽 개막을 넉 달 앞두고 종목별 준비 상황을 점검하는 자리였다. 19일 서울 태평로 WT 본부에서 만난 조 총재는 “‘도쿄올림픽의 일정 변경 여부를 다룬다’는 보도가 쏟아지면서 (이번 회의에) 지구촌의 관심이 모아졌다. 바흐 위원장이 회의 초반부에 단호한 어조로 ‘올림픽 정상 개최’를 선언한 건, 올해가 도쿄올림픽의 해라는 원칙론을 강조한 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비록 화상회의였지만, IOC 위원장 주재라고 해 조 총재는 양복에 넥타이까지 매고 참석했다. 정장 차림은 34명 중 조 총재 등 셋뿐이었다. 조 총재는 “러닝셔츠만 입은 분도 있었다. 옷차림은 자유분방했지만, 흐름만큼은 진지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바흐 위원장은 “도쿄올림픽을 예정대로 치르겠다. 종목별 예선을 6월 말까지 마무리하면 대회 준비에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18일에는 선수 대표 220명과, 19일에는 국가별 올림픽위원회(NOC) 위원장 206명과 연거푸 화상회의를 진행했고, 같은 입장을 되풀이했다.

여론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도쿄올림픽 정상 개최는 어렵다는 게 지배적이다. IOC는 이런 여론을 외면하고 있는 걸까. 그렇지는 않은 분위기다. 바흐 위원장은 앞서 13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올림픽 중단을 요청하면 따를 것”이라 언급했다. 코로나19가 올림픽 정상 개최에 심각한 위협 요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런데도 세계적 비난까지 감수하며 ‘정상 개최’를 언급한 건 왜일까.

조 총재는 이와 관련해 “4년 전인 2016년 리우올림픽을 앞두고 지카 바이러스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됐다. 하지만 정작 대회 기간에는 이렇다 할 불상사가 없었다. 당시 경험을 통해 바흐 위원장과 IOC는 ‘최종 결정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 (17일) 회의에서 ‘6월 말’을 언급한 데서 바흐 위원장 의중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6월까지 종목별 예선을 끝내려면 늦어도 5월 안에 코로나 사태가 진정돼야 한다. 5월은 IOC와 일본 정부가 함께 정한 도쿄올림픽 일정 ‘데드라인(변경 마감시한)’이다. 조 총재는 “바흐 위원장이 ‘6월까지 예선 일정 종료’라고 한 건 ‘5월 말까지 기다려 본 뒤 대회 강행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걸 에둘러 표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조 총재는 “IOC는 여론 만이 아니라, 수년 간 대회를 준비한 개최국, 4년간 올림픽만 보며 구슬땀 흘린 선수들 목소리까지 폭넓게 수렴해야 하기 때문에 고심하고 있다. 일정을 바꾸는 경우에도 취소냐, 3~4개월 연기냐, 1~2년 연기냐에 따라 이해당사자들 반응은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림픽 종목의 모든 관계자는 도쿄올림픽 개막 예정일 전에 코로나19가 진정되길 바란다”며 “태권도의 경우에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남녀 혼성팀 이벤트, 4D 카메라 활용 입체 중계, 신축성 있는 유니폼 등 혁신을 준비했다. 하지만 정상적이고 안전한 경기 환경이 아니라면 선수를 매트에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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