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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사직구장 개선에 롯데만 전전긍긍…부산시는 뒷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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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부산, 이대선 기자] 24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19년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이 열띤 응원을 펼치고 있다./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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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조형래 기자] 비시즌만 되면 반복되는 일이다. 관리주체는 뒷짐이고 실 사용주체만 전전긍긍하고 있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사직구장 내야 흙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2016년 시즌을 앞두고 흙을 교체한 뒤 4년 만에 다시 내야 흙을 교체하는 셈이다. 성민규 단장 취임 이후 그라운드 및 훈련 환경 개선은 주요 역점 사업이었다. 지난해 리그 최다 실책(114개)의 오명을 썼던 구단의 내야진을 전면 개선하기 위한 일환 중 하나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흙 교체 작업이 지체되는 상황이지만 개막이 연기되면서 시간을 벌게 됐다.

다만, 한가지 짚어볼 점은 지난 2015시즌이 끝나고 롯데가 내야 흙을 교체했던 명분 역시 실책이었다. 2015시즌에도 롯데는 리그 최다 실책(114개)을 기록한 팀이었다. 이후 롯데의 실책 숫자는 2016년 91개, 2017년 86개로 점차 줄어들었다. 2017년은 리그 최소 실책을 기록했다. 하지만 2018년 117개로 다시 실책이 급등했고 지난해 역시 100개가 넘는 실책으로 ‘허술한 팀’의 오명을 벗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부실한 내야 뎁스, 선수들의 수비 역량 부족 등을 이유로 들 수 있다. 하지만 그라운드 문제도 간과하기는 힘들다. 2016년 시즌이 임박해서 바꾼 내야 흙의 안정화 시기를 약 2~3년으로 본 뒤 그 안정된 시기가 지속됐어야 했다. 그러나 그라운드 상태는 다시 예전으로 되돌아갔다.

사직구장은 예전부터 롯데 선수들은 물론 리그 내야 포지션의 모든 선수들이 최악으로 꼽는 내야 그라운드다. 현재는 은퇴한 한 베테랑 내야수는 “사직구장에서 수비하는 것이 무서울 정도”라는 말로 사직구장 그라운드 상태를 단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롯데도 이러한 문제를 알고 흙, 잔디 등을 교체하는 등의 온갖 수를 동원해보고 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는 편. 그라운드 아래를 지탱하는 지반을 탄탄하게 다지지 않은 상태에서 잔디와 흙을 교체했다고 풀이할 수 있다. 롯데의 몸부림도 단기적인 처방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2005년 말, 인조잔디에서 천연잔디 구장으로 탈바꿈한 사직구장인데, 당시 천연잔디 구장을 지탱할 수 있는 지반이 형성되지 않았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다.

그라운드 전체를 복토하고 다시 지반을 다지는 작업을 펼치기에는 비시즌이라고 해도 시간이 부족하다. 일단 변수를 최소화하기 위해 롯데는 안간힘을 쓰며 전전긍긍하고 있지만 관리주체인 부산시는 뒷짐만 지고 있었다.

그라운드뿐만 아니라 야구장 곳곳에 낙후된 흔적들이 도배되어 있다. 장마철만 되면 구장 내부 곳곳에는 비가 새고 있다. 지난해에는 KT 강백호가 수비 도중 사직구장 구조물에 손바닥이 찢기는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결장하는 촌극이 일어나기도 했다. 여러모로 사직구장은 열악한 환경이다.

이미 신구장에 대한 논의는 지방선거 철이 끝나자 쏙 들어간지 오래다. 사직구장이 부산시의 주도로 개선된 시점은 2005년 말, 허남식 전 부산시장 재임 당시 인조잔디에서 천연잔디로 바뀌었을 때다. 이 역시 2006년 허남식 시장의 재선 도전을 눈 앞에 두고 있던 '선거 시즌'이었다.

그동안 롯데는 내야 흙과 잔디 교체, LED 전광판과 조명시설 및 음향시설 교체, 내부 화장실 배관 시설 및 리모델링 작업, 외야 관중석 교체 등 사직구장 환경 개선 작업은 롯데 주도의 기부채납 방식으로 먼저 이뤄졌다는 것만으로도 사직구장에 대한 부산시의 뒷짐 행정을 확인할 수 있다. 팬들의 열기, 구단의 의지에는 여전히 관리주체의 능력은 따라가지 못하는 실정이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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