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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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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선수들, 요즘 골프 대신 이것에 빠졌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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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자전거 운동기구 '펠로톤', 골퍼들 사이 열풍

IT기술 접목해 전 세계 이용자 실시간 랭킹 도출

소셜미디어에 기록 공개하고 동료 선수에 도전

골프 세계 1위 매킬로이는 자전거 실력도 압도적

조선일보

PGA 투어 선수 로리 매킬로이(왼쪽)와 빌리 호셸이 각각 펠로톤 운동을 마치고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로리 매킬로이, 빌리 호셸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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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바이러스 확산으로 골프 대회가 줄줄이 취소된 요즘,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선수들이 골프 대신 푹 빠진 게 있다. 자전거다.

IT 기술을 활용한 실내 자전거 운동기구 ‘펠로톤’ 열풍이 골퍼들 사이에 불고 있다. 기구에 큰 화면이 달려 있어 무선 인터넷을 연결하면 원하는 강사의 레슨을 선택해 실시간 참여할 수 있고, 전 세계 참가자들의 종합 랭킹이 매일 공개된다. 원래 예정대로라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 준비에 한창이었을 이 때, 골퍼들은 당장 필드에서 풀 수 없는 경쟁 본능을 자전거에 쏟아붓고 있다. 세계 랭킹 1위 로리 매킬로이(31·북아일랜드)를 비롯해 저스틴 토머스(27·미국), 버바 왓슨(42·미국), 빌리 호셸(34·미국), 지미 워커(41·미국), 조던 스피스(27·미국), 찰리 호프먼(44·미국),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모건 프레셀(32·미국) 등이다.

리 웨스트우드(47·잉글랜드)는 코로나 확산으로 인해 집안에 머물러야 하는 이 시대에 펠로톤은 “축복”이라고 했고, PGA 투어 커미셔너 제이 모나한(49·미국)은 “일주일에 5~6회 탄다”고 했다. 이안 폴터(44·잉글랜드)가 소셜미디어에 올린 집안 헬스장 영상에는 펠로톤이 2대나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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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면을 통해 강사의 실시간 레슨에 참여하며 운동하는 실내 자전거 운동기구 펠로톤./펠로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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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매킬로이였다. 이달 초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기자회견에서 “최근 소셜미디어에 퍼진 대단한 펠로톤 기록이 프로 골퍼의 것이란 소문이 있는데, 혹시 당신 기록이냐”는 질문을 받았다. 매킬로이는 이를 인정하면서 “유산소 운동을 한 번도 좋아해본 적이 없었는데 펠로톤은 기록과 경쟁, 과거의 나를 넘어서려는 동기부여, 공동체의 일부로 참여하는 요소들을 갖고 있어 일주일에 2~3번 즐긴다”고 했다. 골프다이제스트는 “매킬로이는 ‘자전거 위의 괴물’이라 부를 만하다”고 했다. 골프뿐 아니라 자전거에서도 다른 골퍼들이 넘보기 힘든 대단한 실력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1라운드만 마치고 취소된 이후 골퍼들이 주로 집안에 머물게 되면서 엉뚱하게도 자전거 경쟁이 시작됐다. 소셜미디어에서 자기 기록을 공개하고 상대를 도발하는 일이 이어졌다. 지난 16일 호셸은 자신(45분간 17마일, 1만3680여명 중 253위)과 매킬로이(18.52마일, 102위)의 기록을 나란히 트위터에 올리고 “매킬로이를 따라잡아보려 했으나 실패했다”고 썼다. 그러자 매킬로이는 지난 22일 고강도 45분 세션을 마친 직후 온몸과 머리카락, 옷이 완전히 땀에 젖은 모습으로 영상을 찍어 올렸다. 18.44마일, 1만1500명 중 69위 기록을 공개하면서 “호셸, 토머스, 호프먼, 그리고 격리 기간 중 펠로톤 하는 모든 사람을 내가 또 이겼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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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A 투어 선수 저스틴 토머스가 펠로톤 운동 후 자신의 기록을 공개하고 있다. /저스틴 토머스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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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펠로톤 열풍에 뛰어든 왓슨은 동료 선수뿐 아니라 아예 모든 사람을 경쟁에 초대했다. “금요일 오전 10시에 다 함께 펠로톤을 하자.” 그는 “집에 얼마간 있어보니 사회적 거리 유지는 스트레스 쌓이고 지루한 일이란 걸 우리 모두 이제 알게 됐다. 며칠 전부터 펠로톤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좀 풀었다”고 했다. 그는 토머스, 매킬로이는 물론 ‘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35·미국)에게도 도전장을 냈다.

펠로톤 한 대 가격은 최소 2245달러(약 270만원)다. 골프닷컴은 “비싸긴 하지만 매킬로이와 같은 조에서 프로암 경기하는 티켓보다는 싸다”고 했다. ‘골퍼는 운동선수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는데, 골퍼들의 펠로톤 경쟁을 보면 맞는 말이 아니다.

[최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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