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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6 (수)

[N초점] '부부의 세계'가 그린 불륜녀 찾기…김희애의, 김희애를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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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힘들면서도 도전하는 보람이 있다"고 했던 배우 김희애. 36년차 베테랑 연기자인 그에게도 낯선 도전이었던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첫 방송부터 6.3%(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하며 JTBC 역대 드라마 첫 방송 최고 시청률을 달성했다. '부부의 세계'의 첫 출발이 성공적일 수 있었던 데는 김희애의, 시청자들을 100% 몰입하게 만드는 열연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주인공의 행복과 일상의 균열을 그려낸 김희애의 내공 깊은 연기가 새삼 실감됐고, 1회는 오롯이 김희애의 진가를 보여준 한 회로 남았다.

지난 27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부부의 세계'(연출 모완일/극본 주현) 1회에서는 남 부러울 것 없이 행복했던 가정의학과 전문의 지선우(김희애 분)의 행복한 일상이 그려졌다. 지선우는 직장인 병원에서는 존경받는 부원장이었고, 집에서는 영화감독이자 엔터테인먼트 사업가인 남편 이태오(박해준 분)와 아들 이준영(전진서 분)의 사랑을 받는 아내이자 엄마였다. 모든 것이 완벽했던 지선우의 일상에 균열이 찾아온 것은 남편 이태오가 출장을 다녀온 다음날부터였다.

지선우는 출근하면서 이태오가 둘러준 머플러에 오렌지색 머리카락 한올이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직감적으로 낯선 여자의 것이라는 것을 느낀 지선우. 이때부터 그는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고, 더욱이 아들 이준영의 학교에서 이태오의 비서라 밝힌 장미연(조아라 분)까지 만나면서 의심은 더욱 커졌다. 장미연은 이태오의 비서가 된지 1년이 지났다고 밝혔고, 이태오가 오후 5시면 칼퇴근을 한다고 알렸다. 지선우는 장미연의 말을 듣고 남편이 늘 집에 7시 넘어 들어왔다는 사실을 떠올리고는 더 불안해졌다.

또 지선우는 이태오의 고등학교 동창 손제혁(김영민 분)의 아내이자 자신의 절친이기도 한 고예림(박선영 분)이, 이태오가 갖고 있던 것과 같은 체리 립밤을 바르는 모습을 지켜보며 의심을 거둘 수가 없었다. 지선우는 결국 진료 중 뛰쳐나와 이태오의 뒤를 밟게 됐고, 이태오를 따라 도착한 곳은 다름 아닌 그의 모친 배정심(정재순 분)의 요양병원이었다. 매일 그곳을 찾아왔었다는 이태오의 말에 순간 안심했지만, 간호사로부터 "설 이후 한 번도 안 오셨다"는 말을 듣고 남편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지역 유지 여병규(이경영 분)의 아내인 엄효정(김선경 분)의 전시회에 동석하게 된 두 사람. 그곳에서 지선우는 자신의 환자이자, 자신이 이태오의 뒤를 몰래 쫓을 당시 남자친구에게 데이트폭력을 당하고 있던 민현서를 마주쳤다. 민현서는 전시회장에서 아르바이트 중이었고, 그런 그에게 지선우는 자신도 모르게 속내를 털어놨다. 이후 민현서는 지선우의 요청을 받고 이태오의 뒤를 쫓았다. 그리고는 이태오가 한 여자를 만나고 있다는 사실과 함께 트렁크를 잘 살펴보라고 지선우에게 알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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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태오의 가든 생일파티가 시작됐고, 지선우는 이태오의 트렁크를 뒤지다 이태오가 숨겨둔 소지품을 발견하게 됐다. 그 가방에는 외도의 여러 흔적과 더불어 또 다른 휴대전화가 있었다. 휴대전화를 통해 지선우는 불륜녀가 여병규와 염효정의 딸 여다경(한소희 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고, 출장이라며 떠났던 것이 여다경, 고예림 손제혁 부부와 함께 한 커플 여행이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그토록 믿었던 병원 동료 설명숙(채국희 분)도 이태오에게 제주도 여행 영수증을 조심하라는 등 문자를 보내며 자신이 의심하고 있는 상황을 귀띔해줬다는 사실에 큰 배신감을 느꼈다.

약 1시간30분 분량의 1회는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전개로 시청자들을 드라마에 빠져들게 했다. 첫 방송은 지선우의 남편 불륜녀 찾기로, 그 상대가 누구일지 시청자들을 지속적으로 궁금하게 만들며 극을 이끌고 갔다. 무엇보다 시청자들이 1회만에 푹 빠져들 수 있었던 이유에는 평온하고 행복했던 일상부터, 자신의 삶이 거짓 위에 쌓인 모래성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까지 지선우의 감정의 기복을 설득력 있게, 그리고 실감나게 그려낸 김희애의 연기력이 있었다. '부부의 세계' 1회의 시작과 엔딩의 순간의 김희애의 표정의 극명한 차이는 한 회동안 지선우의 감정 변화가 상당히 드라마틱했다는 사실을 새삼 들여다보게 한다.

무엇보다 김희애의 연기력이 돋보였던 순간은 민현서를 통해 이태오가 외도 중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터져나오는 슬픔을 애써 억누르는 장면이었다. 이태오의 생일파티를 위한 떡케이크를 픽업하는 도중 외도 사실을 전해듣고는 눈물이 차올라 어쩔 줄 몰라하면서도, 이후 아들 이준영을 학교 앞에서 만날 때는 환하게 웃었다. 아내로서의 감정과 엄마로서의 감정 또한 연결되면서 지선우가 처한 극적인 상황은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됐다. 또한 요양병원에서 이태오의 외도를 오해했다고 생각했던 순간과 간호사에게서 진실을 듣게 되는 순간 찰나마다 변하는 감정 연기는 김희애가 이 역할에 얼마나 녹아들어있는지, 지선우에 대한 상당한 분석이 있었다는 것도 알게 한다.

제작발표회 당시 김희애는 지선우 역할의 감정 연기의 어려운 점들에 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는 "남편을 너무 사랑해서 사랑의 끝까지 가보는 역할"이라며 "처음에는 해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감정 기복이 센 캐릭터였다. 6회에서 눌러왔던 감정이 폭발한다. 캐릭터 감정을 오래 갖고 가지 않는 편인데 그 장면 촬영 후 감정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연기하면서 처음 느껴본 감정"이라고 말했고, "힘들면서도 도전하는 보람이 있다"고도 했다. 또 그가 "배우로서 이런 역할을 죽을 때까지 한번이라도 맡을 수 있을까 한다"고 했을 만큼, 지선우는 배우로서 쉽지 않은 캐릭터인 동시에 필모그래피에서 인상적인 캐릭터로 남길 수 있는 도전이기도 하다. 1회만에 호평을 이뤄낸 김희애가 지선우를 완성해갈 과정이 더욱 기대된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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