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야구 때문에 많은 걸 누리게 됐고, 이제는 돌려줄 때다.”
추신수(37·텍사스 레인저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마이너리그 선수들을 위해 생계지원금을 기부했다.
텍사스 지역언론 댈러스 모닝뉴스 에반 그랜트는 2일(한국시간) “추신수가 마이너리거들을 위해 기부했다”고 보도했다.
그랜트에 따르면 추신수는 텍사스 산하의 마이너리거 약 190명에게 1인당 1000달러(한화 약 123만 원)씩을 지원하기로 했다. 그랜트는 “총액은 약 20만달러(2억4600만여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추신수는 스프링캠프가 중단된 3월 말부터 아내와 상의하며 마이너리그 선수 지원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랜트는 “추신수는 자신이 커리어 초반 베테랑들에게 도움을 받았듯 자신도 다음 세대를 돕고 싶다는 말을 종종 해왔고, 위기의 순간에 행동에 나섰다”고 칭찬했다.
추신수는 현재 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가 중단되며 자택에 머물고 있다. 추신수는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나도 마이너리그에서 7년 동안 뛰었는데 금전적으로 상당히 힘들었다”며 “지금 마이너리그 선수들은 당시보다는 좋아졌지만 여전히 어렵다”며 지원 배경을 밝혔다.
추신수는 댈러스 모닝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당시 주급으로 350달러를 받았던 마이너리그 시절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며 “2005년에는 원정에 갈 때마다 밥을 먹지 않고 식비를 아껴 아들 기저귀를 사야 했다”고 돌아봤다.
미국 메이저리그(MLB)는 시즌이 중단되면서 수입이 끊긴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 최대 주급 400달러(약 50만원)를 지원하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선수는 생계에 어려움을 겪으며 다른 부업을 찾고 있다.
추신수는 지원에 대해 감사를 표한 마이너리거 엘리 화이트에게 “돈 걱정 하지 말고 야구만 열심히 하라”며 “더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 얘기하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신수는 “20년 전 미국에 처음 왔을 때 나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야구 덕분에 많은 것을 누리게 됐고, 이제는 돌려줄 때”라고 말했다.
한편 추신수는 지난달 10일에 코로나19가 대거 확산된 대구광역시 시민들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억원을 기탁했다.
최승우 온라인 뉴스 기자 loonytuna@segye.com
사진=텍사스 레인저스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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