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골프 메카로 성장하기 위해선
회장 외 집행부도 외부 수혈 필요
김상열 |
한국 여자프로골프협회(KLPGA)는 올해 KLPGA와 KLPGT 분리를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A’는 협회(Association)고, ‘T’는 투어(Tour)다. 투어 프로는 대회에 나가는 선수다. 일반 프로는 주로 레슨을 한다. 성격이 다른데 그간 한 울타리 안에서 살았다. 여자프로골프 투어가 커지면서 갈등도 생겼다. 중계권료가 오르자 “내가 협회의 주인”이라고 목소리 내는 일반 회원(A)이 많아졌다. 중계권료는 T(선수)가 버는데, 한집에 산다는 이유로 A가 권리를 주장하는 것이다.
스포츠 리그는 일반적으로 선수 출신(회원)보다는 전문 경영인이 운영하는 게 효율적이다. 선수 출신이 무능하다는 게 아니고, 법무·회계·마케팅 등 전문가 집단이 그 일을 가장 잘 안다는 뜻이다. 미국 PGA 투어는 변호사 출신인 팀 핀쳄이 수장을 맡아 급성장했다. LPGA 투어는 마케터 경력의 마이크 완이 회장으로 와 살려냈다.
KPGA와 달리 KLPGA는 1996년 부터 선수가 아닌 기업인이 회장을 맡았다. 그러면서 KPGA를 훌쩍 넘어섰다. 현 김상열 회장은 취임 후 수십억 원을 냈다. 대회가 많아졌고, 2부 투어가 활성화됐다. 그러나 아직 완벽한 건 아니다. 회장을 제외한 나머지 집행부 자리는 모조리 A 차지라서다. 협회 자리를 놓고 벌이는 A쪽 회원들 간 파벌 다툼이 발목을 잡기도 했다. 협회장이 갑자기 사임하는 일도 있었다. A와 T의 분리는 필요하다.
미국과 유럽에서 좀처럼 뛰어난 선수가 나오지 않아 장기적으로 여자 골프는 아시아가 주 무대가 될 것으로 본다. 한국 투어가 국제 투어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이 여자골프의 메카가 된다면 나라의 브랜드 가치는 올라가고, 일자리도 늘어날 것이다. 새로운 성장을 위해 협회의 투명성이 커져야 한다. 회장이 세계화 정책을 추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할 전문가 집행부도 필요하다. KLPGA는 6일 대의원 총회를 실시한다. 미래로 향하는 총회가 됐으면 한다.
성호준 골프팀장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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