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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윔블던 코트, 코로나 격리 시설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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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방어선 되는 경기장

독일·브라질 경기장에 치료시설

방역 물품 저장·보급창고 역할

노숙인 감염예방 숙소로 제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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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 용품 보관소로 쓰이는 미국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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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호 용품 보관소로 쓰이는 미국 시카고 유나이티드 센터.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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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 세계적 대유행) 시대에 스포츠 경기장이 요긴하게 사용되고 있다. 경기는 멈췄지만, 그곳에서는 또 다른 대결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전진기지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독일 프로축구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홈구장을 코로나19 임시 치료 센터로 내놓았다. 도르트문트 구단은 4일 “8만1000명을 수용하는 독일 최대 규모 축구 전용구장인 지그날 이두나 파크를 코로나19와 전투를 위해 독일 보건 당국에 제공했다”고 발표했다. 경기장 북측 스탠드 안쪽에 위치한 회의실, 사무실, 물리치료실 등 100여 개의 공간을 환자 치료 및 격리 시설로 개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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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 거처가 마련된 필리핀의 체육관.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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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요아힘 바츠케 도르트문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경기장은 도르트문트 시(市)의 상징이며, 기술·시설·공간 등 모든 면에서 코로나19 환자들을 돌보기에 최적의 장소다. 시민을 위해 가진 힘을 모두 쏟아붓는 건 우리 구단의 의무이자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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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병원이 세워진 브라질 상파울루 파카엠부 축구장.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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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랜드마크이자 ‘축구의 성지’로 불리는 마라카낭 국립경기장의 주차장도 400여 개의 병상을 갖춘 야전병원으로 탈바꿈했다. 남미 대륙에는 코로나19가 상대적으로 늦게 상륙했지만, 감염 확산 속도는 유럽 못지않게 빠르다. 브라질 내 확진자는 6일 기준 1만1281명이며, 매일 1000명 가까이 늘고 있다. 환자가 밀려들어 의료시설이 부족하자 보건 당국이 지역 축구단에 ‘SOS’를 보냈고, 구단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축구의 성지’가 ‘방역의 성지’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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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센터가 들어선 미국 서던뉴햄프셔대 농구장.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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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은 의료·방역 물품 저장고 겸 보급기지 역할도 맡았다. 미국 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와 북미 아이스하키리그(NHL) 시카고 블랙 호크스가 함께 홈으로 쓰는 유나이티드 센터는 코로나19 관련 지원품·음식물·의료용품 등을 비축하는 공간이 됐다. 손흥민(28) 소속팀인 잉글랜드 프로축구 토트넘 홋스퍼도 이달 초부터 홈구장 지하 주차장을 런던 시내 취약계층을 위한 음식물 배급센터로 꾸며 개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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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기시험장으로 변신한 안산 와스타디움.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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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테니스대회인 윔블던의 주최 측인 올 잉글랜드 론 테니스 클럽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코트와 부대시설을 내놓았다. 7월로 예정됐던 올해 대회 일정 취소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윔블던을 위해 준비한 공간을 지역사회 코로나19 감염자 치료 및 격리시설로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다른 메이저 테니스대회인 US오픈이 열리는 미국 뉴욕 빌리진 킹 테니스 센터도 코로나 경증환자를 돌보는 임시병동으로 변신했다.

넓은 야외 경기장은 많은 사람이 모이면서도 ‘사회적 거리’를 유지할 수 있는 공간으로도 사용된다. 경기도 안산도시공사는 4일 상반기 공채 필기시험을 지역 내 종합경기장인 와스타디움 그라운드에서 진행했다. 책상 140여 개를 5m 간격으로 띄워 응시자를 위한 ‘사회적 거리’를 확보했다. 필리핀·남아공·카메룬 등 많은 국가가 실내체육관을 코로나19 감염에 무방비인 노숙자 등에게 임시 거처로 제공했다. 감염증 확산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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