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1 (화)

"도쿄올림픽 미뤄져 흘릴 땀도 늘어나겠죠… 영광도 그만큼 커질것"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봄을 기다리는 사람들] 체조 양학선

"오늘의 땀은 내일의 영광. 힘들 때마다 되뇌는 말입니다. 도쿄올림픽이 미뤄져 흘릴 땀도 늘었으니, 영광 또한 그만큼 커지리라 믿습니다."

양학선(28·수원시청)은 최근 '멘털'에 금이 갈 만한 큰일을 거듭해 겪었다. 그는 지난달 12일부터 시작되는 FIG(국제체조연맹) 종목별 월드컵대회에 참가할 예정이었다. 도쿄올림픽 전에 실전 감각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출발 10시간 전 비행편이 없어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카타르 항공사가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이유로 카타르 도하에서 아제르바이잔 바쿠로 가는 비행편을 취소한 것이다.

조선일보

지난 1월 진천선수촌에서 밧줄 오르기 훈련을 하는 양학선. 팔 단련을 위해 다리를 곧게 펴고선 10m 가까이 되는 밧줄을 팔심만으로 오르내린다. /박상훈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진천선수촌으로 돌아가 담금질을 계속하던 중에는 도쿄올림픽이 연기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다음 날인 3월 25일엔 진천선수촌이 최대 5주간 운영을 멈춘다는 통보를 받았다. 맥 빠진 양학선은 이틀 뒤 진천을 떠나 수원시체육회 선수촌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그런데도 양학선은 흔들리는 기색 없이 의연했다. "어차피 선수는 운동이 일상이기 때문에, 올림픽이 어떻게 되건 훈련에 매진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도쿄올림픽이 어느 때에 개막하건 그저 한결같이 '잘해 보자'는 마음일 뿐입니다."

조선일보

도쿄올림픽 개막이 1년여 뒤로 미뤄졌지만, 양학선을 비롯한 남자 기계체조 대표팀이 이미 확보한 단체전 출전권엔 변화가 없다. 훈련에 쏟을 시간이 길어졌을 뿐이다. 퇴촌 이후로는 체력 다지기에 힘쓰고 있다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외출·외박이 통제됐고 사람도 제한적으로 만나고 있어 전문적으로 훈련하긴 어려운 상황입니다. 수원시청 감독님과 코치진의 지도를 받아 러닝, 계단 뛰기 등을 주로 합니다."

웨이트트레이닝과 벌크업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그간 근육이 너무 적고 약해 부상이 잦았다는 진단을 받았거든요. 높이 날기 위해 몸을 가볍게 만드는 데만 치중했던 것이 문제였나 봐요." 집중 단련하는 부위는 하체 쪽이라 한다. "이젠 몸무게를 줄이는 대신 다리 근육을 강화해 점프력을 키워 보려 하고 있습니다. 온 힘을 다하면 스쾃 110㎏, 숄더프레스 140㎏, 벤치프레스 100㎏ 정도까지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햄스트링이 아프거나 덧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최대 무게의 50~85% 선만 들어 올리고 있습니다."

◇"건강이 제일 중요"

그는 선수로서는 물론 한 사람의 시민으로서도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가 하루빨리 끝나길 바란다고 했다. "오랜 세월 체육인으로 살아온 만큼 건강의 중요성은 뼛속 깊이 새기고 있습니다. 모두가 무사히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포에서 벗어나길 기원합니다."

조선일보

문화체육관광부의 '집콕운동' 캠페인에 참여한 양학선(맨 앞). 집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 방법을 안내하는 프로젝트다. /문화체육관광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양학선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이번 달 1일부터 시작한 '집콕운동' 캠페인에 참여했다. 매주 집 안에서 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 방법과 운동 수칙을 안내하는 프로젝트다. 그는 리듬체조 국가대표 출신인 신수지(29) 등과 함께 국민체조를 시연하는 영상을 찍었다.

"내년엔 다른 걱정 없이 마음 놓고 올림픽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선수뿐 아니라 스포츠를 봐 주시는 전 세계인 전부가요."

[문현웅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