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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당신이 그립습니다!! 체육계 거인, 故조양호 회장 서거 1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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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2011년2월16일 평창동계올림픽 유치관련 프레젠테이션에 참석했던 고(故)조양호 회장의 모습.최승섭기자.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국내 스포츠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고(故)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지 8일이면 1년이 된다.

조 회장은 국내 스포츠를 이야기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항공산업의 대표주자였던 그는 동시에 스포츠 발전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한 체육계 거인이기도 하다. 대한탁구협회 회장, 아시아탁구연합 부회장, 대한체육회 부회장, 피스앤스포츠 대사 등 국내외에서 주요 직책을 담당했다. 대한항공은 남자 프로배구단과 실업여자탁구단, 스피드 스케이팅 실업팀도 운영하고 있다.

조 회장의 가장 큰 업적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를 도운 것이다. 1년 전 서거 당시 한국 최고의 스포츠 스타인 김연아는 빈소를 찾아 “평창올림픽 유치위원장님으로서 올림픽 유치를 위해 헌신하셨다. 유치 이후에도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치러지기 위해 많이 애쓰신 것으로 안다. 한국동계스포츠를 위해 헌신하신 조 회장님께 감사드리고 다시 한번 깊은 애도를 표한다”라고 말했다. 김연아의 말대로 조 회장은 2009년 9월부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위원장을 맡은 후 백방으로 대회 성공을 위해 뛰었다. 2년간 해외 행사를 34회나 다녔고, 해외 출장도 50회를 소화하며 발품을 팔아 숙원이었던 개최권을 획득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했다. 2014년 7월에는 2대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해 2년 동안 경기장 신설과 스폰서십 확보 등을 위해 노력했다. 대한항공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항공권 등을 현물로 지원하는 등 후원하기도 했다. 2016년에는 불가능해 보이던 알파인 월드컵 테스트 이벤트를 성공시키며 올림픽 준비의 원동력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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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2014년7월31일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대회 및 장애인동계올림픽대회 조직위원회 위원총회에서 위원장으로 선임된 뒤 소감을 밝히고 있다. 스포츠서울 DB


이 과정에서 고초도 겪었다. 국정농단의 주인공이자 지난 정권의 비선실세였던 최순실과 결탁돼 있던 스위스 건설업체 누슬리의 올림픽 주경기장 시공사 선정을 막아낸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당시 조 회장은 누슬리의 시공능력에 문제를 제기하며 자신의 뜻을 관철시켰고, 결국 이게 빌미가 돼 조직위원장에서 경질됐다. 이후 정권에 미운 털이 박힌 조 회장은 한진해운 파산 아픔까지 겪게 됐다.

조 회장은 스포츠 발전을 위해서는 행정과 교육이 중요하다고 판단하고 인적 자원에도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현정화 전 국가대표 감독과 유승민 현 IOC 위원 등을 자신이 재단 이사로 있는 미국 남가주대학(USC)으로 보내 스포츠 행정 교육을 받도록 했다. 이들은 조 회장의 지원 속에 어학연수를 마쳐 국제 스포츠 행정가의 기반을 마련했다. 동시에 조 회장은 유 위원을 IOC에 적극 추천해 선수위원이 될 수 있도록 도왔다. 덕분에 한국 스포츠의 위상도 높아졌다. 조 회장은 2013년 국내 스포츠 언론인들을 USC 내 존 맥케이 센터로 초청해 견학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언론인들이 미국의 최첨단 스포츠시설을 보고 국내 스포츠 발전을 돕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다.

조 회장은 특히 탁구에 큰 애정을 쏟았다. 앞서 언급한 현 감독, 유 위원도 탁구계의 최고 스타들이었다. 조 회장은 2008년 내부 문제로 내홍을 겪던 협회를 정상화시킨 공을 인정 받았다. 2013년1월 탁구계가 18년 만에 처음으로 만장일치로 조 회장의 연임을 지지한 것은 괜한 일이 아니었다. 조 회장은 국제탁구연맹과의 공조를 통해 남북단일팀을 추진하고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부산 유치를 이끌어냈다. 금전적 지원도 아끼지 않았다. 조 회장이 탁구협회장으로 11년간 재직하며 낸 지원금만 해도 110억원에 달한다. 조 회장의 아들인 조원태 한진그룹 현 회장도 스포츠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지녔던 선친의 DNA를 고스란히 물려받았다. 탁구협회에 지난해와 올해 각각 10억원씩을 지원하며 대를 이은 탁구사랑을 실천하고 있는 것은 물론 국내 프로배구를 관장하는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로 맹활약 중이다. 최근 KOVO 총재 연임에 성공한 그는 KOVO 사무국의 개혁과 프로배구의 질적 도약을 이룬 총재로 호평을 받고 있다. 대를 이은 부자(父子)의 스포츠 사랑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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