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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경마팬들이 만약 외로울 때엔 누가 위로해주지? 바로 '주행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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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 코로나19로 인해 프로야구 개막이 늦춰진 가운데서도 팬들의 마음은 설렌다. 각 구단들이 자체 청백전 중계를 통해 팬들의 허전한 마음을 채워주기 때문이다. 매일 저녁시간을 채우던 야구 개막이 지연되고 있는 것처럼 수많은 경마팬들의 주말을 채우던 경마 시행 역시 속절없이 연기되고 있다. 프로야구 구단들이 자체 청백전을 중계하듯 한국마사회 역시 경마팬들을 위해 주행심사 영상을 공개하고 특별 주행심사 제도를 마련하는 등 경마 시행 공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 ‘경마계의 운전면허’ 주행심사
주행심사는 일정 조건의 경주마가 정상적으로 경주로에서 주행이 가능한지 여부를 가리는 일종의 자격심사다. 경주에 적합한 말인지 경주마로서의 전반적 능력을 검증하기 때문에 운전면허시험의 도로주행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실제 경주와 같은 환경에서 장안(말에 재갈·굴레·안장을 씌우는 과정), 예시(경주 전 말의 상태를 고객에게 선보이는 과정) 등 경주 준비단계를 포함한 모든 과정을 평가해 합격·불합격을 가려낸다.

새로 데뷔를 하는 ‘신마’이거나 휴양·부상 등의 사유로 120일이 넘게 경주에 출전하지 않은 경주마(장기휴양마) 그리고 이전 경주 시 특이사항이 있어 ‘재검 지정마’가 된 경우가 주행심사 대상이다. 주행심사에 합격해야 정식 경주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긴다.

◇경마중단 장기화로 연습주행마 급증
경마 시행 중단이 장기화되며 주행심사 모습도 달라지고 있다. 주행심사 대상이 아닌 유명 경주마들이 경주감각과 컨디션 유지를 위해 참여하는 것인데 이미 주행 자격이 있어 심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연습주행’이라고 부른다.

서울 경마공원의 주행심사는 매주 금요일에 진행된다. 지난 3월 27일 치러진 주행심사에서는 국산 2세마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심장의 고동’(수, 4세, 국1, 지용철 조교사, 오종환 마주)이 1월 세계일보배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경마 휴장기에도 주5회의 꾸준한 훈련과 체중관리에 집중한 ‘심장의 고동’은 경주를 이끌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지난 3일 ‘토스코노바켓’(수, 5세, 외1, 최용구 조교사, 표종순 마주)도 연습주행에 참여했다. 지난 2월 장기휴양마로 주행심사를 받아 합격했지만 경마 미시행으로 인해 실제 경주 출전이 지연되고 있어 연습주행에 참여한 것이다.

반가운 얼굴들도 만나볼 수 있다. 군에서 돌아온 박현우 기수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12년 데뷔한 박현우 기수는 군 복무로 인해 지난 2018년 4월 이후 경주로를 떠나있었고 올해 제대 후 복귀했지만 경마 휴장으로 아직 정식 경주에서 팬들을 만날 기회를 갖지 못했다. 장기 미출전마인 1등급 경주마 ‘다이아삭스’와 ‘슈퍼삭스’도 3월 27일 주행심사를 받으며 복귀를 알렸다.

◇ 한국마사회, 특별 주행심사 제도 마련··· 시범경기 본격화
한국마사회는 올해부터 최종 경주 출전일로부터 90일이 경과된 경주마들은 자율적으로 주행심사를 신청해 경주 출전자격을 부여받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그런데 경마 중단 장기화로 주행심사의 성격이 일부 변화함에 따라 특별 주행심사 제도를 추가로 마련해 지난 3일부터 시행하고 있다. 경주마들의 컨디션 조절을 위한 연습주행 참여를 장려하고 경마팬들의 갈증을 해소하는 동시에 경마 재개 시 경주가 가능한 선수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특별 주행심사를 통해 최종 경주 출전 후 30일이 지난 경주마들이 주행심사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로써 경주마의 컨디션과 실전감각 관리를 위한 연습주행과 함께 정식 경주 자격까지 받을 수 있는 1석 2조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 특별주행심사는 주행심사 후반부 별도 편성된다. 특히 4월 둘째주부터는 주1회(금)→주2회(목·금)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주 2회 시행 시 한 주에 총 15개의 시범경기가 시행되는 셈이다.

물론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철저한 외부인원 통제 후 무관중으로 시행된다. 한국마사회 주행심사위원과 경주마 관계자 등 시행에 필요한 소수인원만 지켜볼 수 있다. 대신 주행심사 영상은 한국마사회 경마정보 홈페이지 내 출발정보 주행심사결과 메뉴를 통해 볼 수 있다. 온라인으로 볼 수 있는 시범경기가 열리는 셈이다.
ji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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