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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13년 만에 첫 MVP' 양효진 "늦게 받은 상, 더 뜻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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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현대건설 센터 양효진이 9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2019-2020시즌 V리그 팀·개인상 전달식에서 MVP를 수상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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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한국 최고의 센터 양효진(31·현대건설)이 프로 데뷔 13년 만에 값진 MVP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양효진은 9일 서울시 마포구 상암동 스탠포드호텔에서 열린 2019~20 V리그 팀·개인상 전달식에서 여자부 MVP를 수상했다. 기자단 투표에서 총 30표 중 24표를 얻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사실 양효진은 한국 여자배구를 대표하는 간판스타다. 하지만 상복은 유독 없었따. 2007~08시즌 현대건설에 입단한 양효진은 2009~10사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11년 연속 블로킹 1위를 자켰다. 2014~15시즌부터 발표한 베스트 7에도 매번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신인상, MVP와는 유독 인연이 없었다. 신인이던 2007~08시즌 배유나(17표)에게 밀려 신인상을 놓쳤다. 이후 계속 최고의 활약을 이어갔지만 MVP는 그의 차지하 아니었다.내줬고 자신은 당시 신인상 투표에서 배유나는 17표를 얻었고, 양효진은 11표에 그쳤다.

양효진은 “신인상 받지 못한 게 한이었다”며 “이후 ‘어떤 상이라도 받아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한 뒤 활짝 웃었다. 이어 “어릴 때 MVP를 받았다면 안주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큰상을 기대하지 않고 선수 생활을 하다 보니 이렇게 좋은 자리에 섰다”고 했다.

다음은 여자부 MVP 양효진과 인터뷰 일문일답.

-생애 첫 MVP 수상이다. 이름이 불릴 당시 기분이 어땠는지.

△사실 주위에서 계속 ‘네가 MVP다’라고 말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바람 넣지 말했다(웃음). 큰 상에는 욕심을 안 두는 상황이다. 오늘도 편안한 마음으로 왔다. BEST7을 받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이렇게 큰 상을 받아 오늘이 더 뜻깊다. 기쁨이 더 생겼다.

-데뷔 후 13시즌 만에 MVP다. 다른 상은 많이 누렸지만 MVP와는 첫 인연인데, 이에 대한 소감은.

△지금 생각해보니 어릴 때보다 지금 받는 게 더 뜻깊게 다가온다. 내가 리그 신인왕을 받지 못한 게 한이 됐다. 이후 어떤 상이라도 받아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MVP도 어릴 때 받았다면 안주했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욕심이 너무 지나쳐서 못했을 수도 있다. 큰 상을 기대하지 않고 하다 보니 이렇게 좋은 기회가 왔다.

-시즌 도중 올림픽 예선을 치르는 등 어느 때보다 바쁘고 고된 시즌을 보냈다. 이런 체력적 문제는 어떻게 극복했는지

△이번 시즌은 정말 힘들었다. 경기 스케줄이 타이트했다. 5라운드 들어서는 체력적으로 쳐지는 게 느껴졌다. 그때는 순위 싸움도 박빙이었는데 내가 쳐지면 팀 성적도 쳐지니 정신력으로 버텼다. 코로나19가 터지고 나서 정규리그라도 끝났으면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재밌는 시즌이었다.

-팀 동료인 이다영과 함께 유력한 MVP 후보로 거론됐다. 팀 동료 간 경쟁이었는데 후배인 이다영에게 한 마디 해준다면.

△다영이에게는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세터로서 나에게 계속 공을 올려줬다. 또한 팀 선수들에게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이다영은 지금보다 더 기량이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영이는 남은 인생에서 나보다 더 MVP를 많이 받았으면 좋겠다. 다영이는 그런 능력이 있는 선수다.

-리그가 조기 종료되고 MVP를 수상했다. 포스트시즌까지 치르지 못한 아쉬움도 못내 있을 듯하다.

△작년에 성적이 좋지 않아 포스트시즌에 못 올라갔다. 이번 시즌에 우승은 확정 짓지 못했지만 포스트시즌은 안정권이었다. 이번에 포스트시즌에 올라가면 후회 없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중간에 리그가 중단될 거라고 생각 못 했다. 아쉬움이 남는다면 정규리그라도 끝났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 하나라도 끝났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팀 동료 중에 포스트시즌을 경험하지 못한 선수가 많다. 포스트시즌 경험 여부는 뛰는 데 있어 경기력으로 크게 작용한다.

-이미 베테랑이지만 선수로서 큰 목표를 이뤘다. 다음 시즌 목표가 있다면.

△제가 올 시즌 인터뷰를 할 때도 ‘배구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이야기했다. 어릴 때는 정말 옆을 안 보고 앞만 보고 달려왔다. 하지만 이제는 나이를 생각하면 책임감이 많이 생긴다. 이제는 이 기량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

-비시즌에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집순이다. 원래도 집순인데 코로나19 때문에 어디를 못 돌아다닌다. 여행 계획도 다 취소했다. 이번에는 본가인 부산에 장기간 있으면서 가족들과 식사를 자주 하든지 집 근처를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보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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