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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9 (수)

국제대회 많아서 걱정? 대표팀 스펙트럼 넓힐 기회 삼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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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국야구위원회 정운찬 총재.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한국야구위원회(KBO) 정운찬 총재는 국가대표팀 전임감독 제도를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다. 그는 지난 2018년 열린 국정감사에 참고인 자격으로 참가해 “야구는 축구와 달리 국제대회가 많지 않기 때문에 전임감독제나 상시운영 필요성이 낮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뒤늦게 ‘개인의견’이라고 수습에 나섰다. 일은 하지 않지만 ‘국민의 대표’들 앞에서 대표팀 위상을 깎아 내리는 ‘셀프 디스’를 했다.

2020 도쿄올림픽이 연기되자 이번에는 국제대회가 너무 많아서 걱정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프로 선수들의 체력저하가 우려된다는 의미다. 실제로 메이저리그(ML) 사무국은 내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준비 중이다. 빅리거가 총출동하는 대회로 축구 월드컵에 필적할만 한 규모로 끌어 올리겠다는 의도로 2006년 창설된 대회다. 흥행은 이렇다 할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ML의 세계화에 기여하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ML 진출을 꿈꾸는 KBO리거들에게는 직접적인 쇼케이스가 될 수 있는 무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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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대표팀의 김경문 감독이 15일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선수단과 하이파이브를 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이르면 5~6월, 늦어도 9월 안에 올림픽이 열린다. 병역혜택이라는 당근이 걸려 있어 특히 미필자들이 사활을 거는 무대다. 각 구단의 이해도 엇갈릴 수밖에 없다. 미필자 중 주축으로 성장한 선수들을 올림픽 대표팀에 승선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연구 중이다. 리드오프로 기용하거나, 맞춤형 작전을 전개하는 등으로 선수 가치를 끌어 올릴 수 있는 길을 열어주려는 움직임은 이전에도 공공연하게 이뤄졌다. 본선 출전국이 6개국뿐이고, ML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들이 참가한다고는 하나 병역혜택만큼 확실한 동기부여를 찾기 어렵다. WBC보다 올림픽 출전을 더 원하는 선수가 많은 것도 같은 이유다. 경력단절 없이 프리에이전트(FA) 등록일수 단축도 노릴 수 있으니 현실적으로 가장 혜택이 많은 대회다.

시즌이 끝난 뒤에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가 열린다. 일본야구기구(NPB)가 주도해 한, 일, 대만의 24세 이하 혹은 프로 3년차 이하 선수들로 꾸린 대표팀이 출전한다. 2017년 초대대회에서 한국은 준우승을 차지했다. 각국 젊은 선수들의 기량 확인을 통해 아시아 야구 흐름을 들여다보자는 게 큰 주제다.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일본 야구 대표팀인 사무라이 재팬의 마케팅을 위한 자구책으로 만든 대회다. 젊은 선수들에게 국제대회 경험을 쌓게 해준다는 것을 제외하면 딱히 장점을 찾기 어려운 대회이기는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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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 WBC 미국-일본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다저스타디움전경.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이후 국제대회는 2022년 아시안게임, 2023년 프리미어12, 2024년 WBC 정도다. 연평균 1회에 국한한다. KBO 정 총재 의견처럼 평시에는 국제대회가 많지 않은데 공교롭게도 올림픽이 연기된 탓에 내년에 여러 대회가 몰렸을 뿐이다. 선택과 집중으로 타깃층을 명확히 설정하면 해결 할 수 있다.

WBC는 전세계 특급 스타들이 총출동하는만큼 KBO리그도 해외파를 포함해 최정예로 꾸릴 필요가 있다. 한 번도 우승을 못한 대회라 추신수, 류현진 등이 기량을 유지하고 있을 때 도전할만 하다. 올림픽은 각 팀 유망주 위주로 꾸리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축구 와일드카드처럼 3명 정도만 베테랑들을 합류시켜 빈자리를 채워줘도 무방하다. 메달을 따면 좋겠지만, 병역혜택이 국제대회 참가의 주 목적이 돼서는 안된다는 정 총재의 생각을 고려하면 참가 자체로 명예를 얻을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APBC는 시즌 후 열리는 대회라, 질롱코리아에 선수단을 파견하는 것처럼 각 팀 핵심 젊은피로 팀을 꾸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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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대표팀의 강백호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진행된 ‘2019 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일본과의 경기에서 타격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국제대회마다 반드시 최정예 멤버를 꾸려야한다는 시각을 버려야 한다. 이번 기회에 한국도 미국이나 일본처럼 대회 성격에 맞는 대표팀을 여러팀 꾸릴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할 때다. 각 팀이 앞다투어 육성기조를 최선책으로 꺼내든 만큼 성과를 점검하는 차원도 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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