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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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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박철우 영입…‘최강전력’ 충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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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꼴찌 의지로 ‘지인 찬스’ 총동원

4회 우승 이끈 ‘삼성맨’ 깜짝 영입

남자배구 FA 역대 최고액 웃돌 듯

서재덕 전역 이후 시너지 효과 기대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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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라이트 박철우(35·사진)가 한국전력으로 전격 이적하며 다음 시즌 V리그 판도 변화를 예고했다. 최근 두 시즌 연속 남자부 최하위에 그친 한국전력은 추가 트레이드 등 적극적인 전력 보강을 통해 상위권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한국전력은 지난 17일 자유계약선수(FA) 박철우를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연봉은 구단 FA 역대 최고액이었던 2017년 서재덕의 4억3000만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20일 공식 발표될 예정이다. 이로써 2004년 현대캐피탈에 입단한 박철우는 2010년 삼성화재로 이적한 데 이어 또 유니폼을 갈아입게 됐다.

박철우는 10년간 삼성화재의 간판 공격수로 활약하며 팀을 4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었다. 여기에 삼성화재 감독·단장을 지낸 신치용 진천선수촌장의 사위라는 개인사까지 더해져 ‘삼성맨’이라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의 이적이 ‘깜짝 뉴스’로 받아들여지는 이유다.

한국전력의 박철우 영입 배경엔 구단의 강력한 ‘탈꼴찌’ 의지가 있었다. 한국전력은 2018~2019 시즌 4승32패, 2019~2020 시즌 6승26패의 참담한 성적을 거뒀다.

경향신문

처음부터 박철우가 물망에 올랐던 건 아니다. 한국전력이 전력 보강을 위해 FA 시장을 탐색하던 초반만 해도 초점은 센터에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내부 논의 결과 센터 영입으론 전력 상승 효과가 크지 않다는 결론이 나왔고, 방향을 틀어 날개 공격수 영입을 검토했다. 공격력을 강화하고 사이드 블로킹의 높이를 높여 중앙의 약점을 덮는 게 낫다는 판단에서였다.

‘타깃’이 박철우로 정해지자 온 구단이 영입전에 뛰어들었다. 삼성화재 선배인 장병철 감독과 현대캐피탈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권영민 코치가 지난 16일 박철우를 만난 데 이어 귀찮을 정도로 전화를 걸면서 설득에 나섰다. 지난 17일 오전엔 구단 경영진이 계약 조건과 관련한 결재 서류에 흔쾌히 사인하며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원소속팀 삼성화재가 신진식 감독 재계약 여부 등을 고심하며 머뭇거리는 동안 한국전력이 보여준 정성에 박철우의 마음이 움직인 것이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박철우는 삼성화재 팬들을 향한 미안함 때문에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며 “그러나 장 감독님이 ‘완성된 팀에서 안주하기보다 새로운 팀에서 도전하고 인정받는 것도 의미있지 않겠느냐’고 설득하자 마음이 움직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전력은 2018년 FA 전광인을 현대캐피탈에 빼앗기고 지난해 9월 서재덕을 사회복무요원으로 보낸 뒤 이들의 공백을 메울 만한 국내 공격수를 찾지 못해 고심했다. 장 감독이 차세대 공격수 육성에 공을 들였지만, 이 선수들의 본보기가 되어줄 베테랑의 부재가 늘 아쉬웠다. 라이트 박철우를 확보한 한국전력은 외국인 선수를 레프트로 선발해 공격의 두 축으로 삼고, 가능하다면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을 추가 보강할 계획이다.

한국전력 관계자는 “상위권으로 올라가겠다는 목표가 분명하다”고 말했다. 다만 당장 플레이오프 진출을 욕심내기보다는 일단 박철우가 후배들을 이끄는 가운데 리빌딩을 진행하고, 내년 6월 서재덕이 전역한 후 박철우와 서재덕이 만드는 시너지 효과를 기대해보겠다는 생각이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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