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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1 (화)

[스타★톡톡] ‘끼쟁이’ 김수찬, 스스로 찾은 전성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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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월드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죠.” 스포츠월드와 만난 트로트 가수 김수찬이 함박웃음을 지으며 한 말이다. 그는 “요즘 정말 감사하게도 일이 많아졌다”면서 “노를 열심히 저으려고 했는데, 배가 잠기게 생겼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JTBC ‘히든싱어2’에 출연해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김수찬은 ‘간다 간다’, ‘딱 보면 알아요’, ‘대구 아가씨’ 등의 앨범을 발매하고 ‘트로트 아이돌’이란 수식어를 얻었다. 지난해 ‘사랑의 해결사’를 발표해 각종 예능 및 음악방송에 출격하며 활약한 그는 올 초 TV조선 ‘미스터트롯’을 만나 제대로 활약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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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의 흥행을 예상했다는 김수찬. 그래서 더 멋진 모습으로 경연을 준비했다. 체중도 10㎏ 이상 감량했다. 아이돌 가수들과 음악방송에 출연하며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뿐만 아니라 그들과 자신을 비교하는 친동생의 얄궂은 성화에 감량을 다짐하기도 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20대 초 큰 교통사고를 겪은 그는 디스크가 심해 과한 운동을 할 수 없는 상태였지만, 감량을 향한 의지는 누구보다 강했다.

스스로 ‘의지박약’이라고 말하며 웃음을 보인 그는 여전히 1일 1식으로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경연을 하면서도 야식은 되도록 피했다. 그는 “그래도 집에 오면 배가 고프다”고 웃으며 “그럴 때면 팬분들이 보내주신 소고기 몇 조각을 구워 먹고 잠이 든다”고 체력 유지 비결을 털어놨다.

김수찬의 예능감은 ‘미스터트롯’을 통해 재조명받았다. 인터뷰 내내 남진, 송대관, 주현미 등 선배 가수들의 성대모사 퍼레이드가 펼쳐졌다. 김수찬 특유의 ‘하이텐션’은 기복도 없이 이어졌다. 그는 “이게 있는 그대로의 내 모습”이라고 말한다. “싫으면 싫고, 좋으면 좋고. 솔직한 모습에 즐거워 해주시는 것 같다.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한 마음뿐”이라고 말을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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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에 출연한 김수찬의 목표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자’였다. 가수 김수찬에게 이런 면도 있구나, 이런 무대까지 해내는구나 보여주고 싶었다는 것. 그래서 첫 경연곡 선택에 더 고민이 됐다. ‘리틀 남진’이라는 수식어가 충분히 영광스럽게 느껴졌지만, 새롭지 않기도 했다. 그럼에도 ‘나야 나’를 선곡한 건 그를 트로트에 입문시킨 곡이기 때문이다. 청소년가요제에 입상해 지금의 모습까지, 7년여의 시간 동안 발전한 모습도 보여주고 싶었다.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마음으로 경연 무대에 섰다.

“뷔페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어요. 뷔페의 모든 음식이 맛있을 순 없잖아요. 그래도 매운 맛, 짠 맛, 단 맛 모두 맛볼 수 있죠. 그 무대를 준비한 정성을 내가 알고 있기에 더 자신 있게 선보일 수 있었어요.”

임영웅과의 1대 1 대결에서 0표를 받아 충격을 안겼다. 혹시나 미리 정해진 대결 구도는 아니었을까 묻자 “전혀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다. 평생 첫 번째로 이름을 불려본 적이 없었던 그에게 첫 선택의 기회가 주어졌고, 그는 망설임 없이 임영웅을 택했다.

“결과는 빵점이었지만(웃음) 에이스 전의 진(眞)인 영웅이 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어요. 하지만 영웅이 형을 선택하자 현장은 아수라장이 됐어요. (웃음) 제 목표는 누구랑 대결하든 멋진 무대를 보여주는 거였어요. 남진 선생님을 비롯해 레전드 선생님들이 계셨고, 준결승까지 올랐으면 현역 가수로서 멋진 무대를 보여드려야겠다는 생각뿐이었죠. 다시 그때로 돌아가더라도 같은 선택을 했을 거예요. 경연 무대에서 등수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그렇기 때문에 경연임에도 ‘노래하며 춤추며’, ‘나팔바지’, ‘첫정’ 같은 선곡을 할 수 있었죠. 진짜 올려가고자 했다면 남진 선생님의 노래를 한 번 더 불렀겠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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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말대로 볼거리가 가득한 무대였다. 마임에 마술에, 댄스까지 이겨야겠다는 부담보단 즐기고 싶다는 소망이 엿보였다. “더는 할 게 없었다”는 그의 말에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나팔바지’ 이후 기대는 증폭됐고, ‘마술을 한 번 해볼까?’ 내뱉은 말이 현실이 됐다. 마술샵까지 찾아가 무대를 준비했다는 그다.

마술 퍼포먼스의 웃지 못할 비하인드 스토리도 들려줬다. ‘첫정’ 무대에서 김수찬은 빨간 손수건이 무대 너머로 휙 날아가는 퍼포먼스로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능청스럽게 무대를 마쳤지만 사실 이 무대는 절반의 성공뿐이었다고. 그는 “날아갔던 손수건이 다시 돌아와야 했는데, 당일날 마술 장치가 고장 났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그의 순발력은 빛을 발했다. 앞주머니에 꽂아둔 ‘인사하는 장미꽃’이 생각나 뽑아 들고 짜릿한 엔딩을 장식했다. 뿌듯함도 아쉬움도 남는 무대가 됐다.

다양한 무대 장치가 오히려 부담으로 다가오진 않았을까. 이 같은 질문에 김수찬은 “딱히 한 부분에 초점을 맞춰 준비하진 않았다”고 답했다. 무언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면 더 신경 쓰일 것만 같았다. 1%의 모자람보단 99%의 가능성을 보고 100%를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고. 그의 목표는 오직 ‘다채로운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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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 이후 눈코 뜰 새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는 김수찬. 그의 신곡 발표 계획도 궁금해졌다. 그러자 올여름 신곡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는 “3분 안에 김수찬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곡을 준비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미스터트롯’ 이후 정말 많은 작곡가가 곡을 보내준다고 만개한 웃음을 보인 그는 “객관성을 잃을 정도로 좋은 곡들이 많다. 그동안 많은 ‘흥’을 보여드렸더니 그에 맞는 곡도 있고, 오히려 감성적인 느린 노래들도 있다”고 했다. 지금은 그저 행복한 나날들이다.

‘미스터트롯’을 거치면서 팬의 연령대도 다양해졌다. 매일 팬 카페에 ‘출석체크’를 남겨주는 팬부터 전 세대에 이르는 팬의 응원을 한몸에 받고 있다. SBS MTV 음악방송 ‘더쇼’에 나가서는 ‘사랑의 해결사’를 따라 부르는 스태프도 목격했다. 그간 느끼지 못한 묘하고 기분 좋은 감정이 피어났다고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지난해 ‘사랑의 해결사’ 발표 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김수찬은 “트로트는 침체해 있다. 젊은 층을 겨냥한 트로트가 적다”고 안타까움을 표한 바 있다. 이후 1년 만에 판도는 제대로 뒤집혔다. ‘트로트 신드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온 세상이 트로트로 가득 찼다. 당시 김수찬은 퍼포먼스 요소를 가미한 신곡을 내놨다. 전통 트로트를 벗어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자 했다. 그리고 ‘미스터트롯’에서 그가 선보인 무대로 그의 바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트로트 가수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아이돌 그룹 만큼은 안 되더라도 비등하게는 할 수 있다는 것. 해외 진출도 할 수 있고, 산업적으로 가치 있는 장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욕심일 수도 있지만, 어느 정도의 욕심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트로트 가수라고 하면 서서 노래하는 걸 상상하잖아요. 그게 아니라 노래하면서 퍼포먼스도 소화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자 했죠. 감성을 노래하는 참가자가 있다면 저처럼 흥을 보여주는 참가자도 있어야 했어요. 이런 다채로운 무대 덕에 35%가 넘는 시청률이 나온 것 아닐까요.”

“‘트로트’라고 하면 젊은 분들에게 피력하기가 힘들었어요. 선생님들이 다져온 길 정도였죠. 그런데 이제 트로트 시대가 열렸다고 과언이 아닐 정도로 트로트 부흥기가 됐어요. 장윤정, 박현빈 선배님을 이어받아 이런 시기가 왔다는 게 너무 뿌듯해요. 트로트에 몸담고 있는 가수로서, 제가 더 으쓱한 그런 느낌이에요.”

패자부활전, 최종 순위를 묻자 돌아온 그는 “가수로서 ‘만족’이라는 단어를 쓰는 순간이 온다면 거기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모든 무대를 100% 만족하는 가수는 없다. 그래도 어느 정도의 만족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결과에 대한 답변에서 ‘긍정왕’ 김수찬의 면모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그도 더 높은 순위를 생각했을 법했다. 하지만 그는 “만약 떨어지더라도 오늘은 분위기가 안 맞았나 보다, 내 흥이 안 먹혔나 보다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어찌 보면 ‘쿨’하게 느껴지는 각오가 진정으로 무대를 즐기는 김수찬의 매력을 배가시킨 것은 아닐까.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뮤직K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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