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렬 경기대 감독과 고희진 삼성화재 수석코치(오른쪽). 출처 | 한국대학스포츠협의회, 한국배구연맹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 V리그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표를 받아든 V리그 남자부 구단들이 터닝포인트를 만들기 위해 사령탑 교체 카드를 빼들었다. 먼저 KB손해보험은 계약기간이 1년 남은 권순찬 감독과 결별하고, 이상렬(55) 경기대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내정했다.

이 감독은 KB손해보험의 전신인 LG화재에서 1989년부터 1997년까지 현역 생활을 했고, LIG손해보험에서 2007년부터 2년간 코치로 활약했다. 그는 KB손해보험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11년만에 친정팀에 사령탑으로 복귀하게 됐다. 이 감독은 2012년부터 모교인 경기대 사령탑을 맡아 8년동안 다수 대회 정상에 올려 놓으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대학 배구계에서도 스피드 배구를 통해 현대 배구의 추세를 잘 이해하는 지도자로 평가받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지난시즌 개막전 승리 이후 구단 최다인 12연패를 당하면서 최악의 출발을 보였다. 권 감독은 성적 부진에 책임을 지고 지난해 11월 사의를 표하기도 했지만 구단의 만류로 시즌을 완주하게 됐다. KB손해보험은 연패를 끊어낸 뒤 3~5라운드에서 승률 5할을 달성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10승을 챙기면서 승점 31로 최하위를 벗어나는데 만족한 KB손해보험은 시즌 직후만해도 권 감독의 유임에 무게가 실렸다. 하지만 최근 두 시즌 연속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컸던 만큼 구단이 새로운 체제에서 2020~2021시즌 도약을 노리겠다는 방침을 세우면서 사령탑 교체 결단을 내렸다.

삼성화재는 내부 승격을 통한 팀을 쇄신을 결정했다. 삼성화재는 20일 고희진(40) 수석코치를 제4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2017년부터 지휘봉을 잡았던 신진식 감독은 한차례 컵대회 우승을 차지하고, 사령탑 첫 시즌이었던 2017~2018시즌 정규리그 2위를 차지했지만 이후 봄배구와 인연을 맺지 못해 재계약에 실패했다. 삼성화재는 ‘배구 왕국’ 재건이라는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 팀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고 수석코치를 사령탑으로 등용했다. 고 신임 감독은 ‘삼성맨’으로 통한다. 지난 2003년 삼성화재에 입단해 2015~2016시즌까지 센터로 활약했다. 현역 은퇴 이후 줄곧 삼성화재에서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V리그 남자부는 사령탑 연쇄 교체를 통해 2020~2021시즌 새로운 판도를 예고하고 있다. 프로팀 첫 수장에 오른 이상렬 감독과 고희진 감독이 어떤 배구를 펼칠지 벌써부터 팬들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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