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내 꿈은 삼촌 박정태 전 2군 감독과 함께 롯데에서 뛰는 것"
추신수, 초등학생들과 함께 '추추 베이스볼 클래스' |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개막 연기로 그라운드를 누비지 못하는 추신수(38·텍사스 레인저스)는 롯데 자이언츠의 연승 소식에 위안을 얻는다.
추신수는 9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 지역지 댈러스모닝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고향 부산과 부산을 연고로 하는 롯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추신수는 "내가 응원하는 팀은 롯데"라고 운을 뗐다. 이 신문은 "추신수가 롯데를 화두에 올리며 어린아이처럼 웃었다"고 묘사했다.
추신수는 "(미국 전역에 KBO리그가 중계되면서) 많은 사람이 내게 'KBO리그 팀 중 어떤 팀을 응원해야 하는가'라고 묻는다. 구단 원정 담당 매니저 조시 셀턴이 'NC 다이노스를 응원하는 게 좋겠지'라고 물었을 때 나는 '안돼. 나와 친분을 유지하면 롯데를 응원하라'고 답했다"는 에피소드도 전했다.
국내 야구팬들은 추신수가 부산 태생이고, 초등학교 시절 이대호(롯데)와 같이 뛰었다는 걸 안다. 롯데의 카리스마 넘치는 2루수 박정태(전 롯데 2군 감독)가 외삼촌이라는 사실도 잘 알려져 있다.
댈러스모닝뉴스는 "추신수가 롯데 팬이 된 건, 운명이다"라고 했다.
추신수는 "나는 9살 때 야구를 시작했다. 훈련이 끝나면 훈련복을 입은 채로 버스를 타고 사직구장으로 갔다. 삼촌이 내 표를 구해 입구에 맡겨놓았고, 나는 표를 받아 야구장으로 들어갔다"고 사직구장의 추억을 떠올렸다.
그는 "당시 내 꿈은 롯데에서 삼촌과 함께 뛰는 것이었다"고 덧붙였다.
동료들과 대화하는 추신수 |
롯데는 추신수가 부산고 졸업을 앞둔 2000년 그를 1차 지명했다. 그러나 추신수는 미국 진출을 택했다.
박정태 전 2군 감독은 2004시즌 종료 뒤 은퇴했다. 추신수는 마이너리그 생활을 견디고, 2005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추신수가 한국에서 프로 생활을 했다면, 충분히 함께 롯데에서 뛸 수 있었다.
롯데는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추신수는 "롯데를 제외한 다른 KBO리그 팀은 5년에 한 번꼴로 우승하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며 "여전히 롯데는 부산에서 엄청난 영향력이 있다. 야구를 잘하면 팬들은 신처럼 선수를 떠받든다. 하지만 부진할 때는 심한 비판도 들어야 한다. 미국 보스턴과 비슷한 환경이다"라고 전했다.
추신수는 아직 ESPN의 KBO리그 생중계를 보지 않았다. 현재까지 롯데의 경기가 ESPN 생중계 대상이 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밝은 표정의 추신수 |
롯데에 대한 관심은 여전하지만, 추신수가 가장 그리워하는 건 메이저리그 무대다.
그는 "최근 잔디 깎는 기계를 샀다. 마흔이 가까워지는데 나는 아직 내 정원을 가꾸는 법을 모른다. 지금 배우고 있다"며 "루그네드 오도어, 엘비스 안드루스 등 텍사스 동료들과의 대화가 그립다. 취재진까지 그리울 정도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을 감수하고 경기를 치를 수는 없다.
추신수는 "백신이나 치료제 없이 야구 시즌을 개막하는 건 쉽지 않다. 나와 내 가족의 삶이 위협받는 건 원치 않는다"며 "나는 야구 선수로 더 뛰는 걸 원하지만, 동시에 내 건강과 안전도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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