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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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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야구장 응급처치 논란, "의료진 판단, 매뉴얼대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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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사진] 17일 롯데-한화전 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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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대전, 이상학 기자] “빨리 빨리 나와야지, 머리를 맞았는데…”

17일 롯데-한화전이 열린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3회말 1사 1,2루에서 한화 정진호의 강습 직선 타구가 롯데 투수 이승헌의 머리로 향했다. 피할 사이도 없이 타구에 맞은 이승헌은 충격으로 마운드에 쓰러졌다. 머리를 감싸쥔 채 몸을 뒹굴며 고통을 호소했다.

양 팀 선수들 모두 할 말을 잃은 아찔한 부상. 선수들과 심판, 롯데 코칭스태프와 트레이너들이 이승헌의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마운드로 모였다. 이때 의료진을 향해 “빨리 빨리 나와야지, 머리를 맞았는데”라는 누군가의 음성이 중계 마이크를 통해 전파를 탔다. 구급차가 구장에 진입한 후 선수의 상태를 체크하는 중에도 “빨리 빨리 (옮기면) 안 되나요?”라는 재촉이 이어졌다.

갑작스럽게 벌어진 사고, 촌각을 다투는 민감한 부위를 다쳤기에 안타까운 마음이 묻어난 목소리였다. SBS스포츠 TV 중계를 통해 이 장면을 지켜본 팬들도 다 같이 애를 태웠다. 대전야구장 의료진의 응급처치가 신속, 정확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늑장, 부실 대처’가 논란으로 떠올랐다.

한화 구단에 따르면 사고 발생 후 심판의 구급차 콜 사인이 나는 데 17초가 걸렸다. 그라운드와 가까운 포수 후면석에 있던 정형외과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 구장 내 의료진 3명이 그라운드로 들어가기까지 20초가 소요됐다. 좌측 외야 바깥에 대기 중이던 구급차는 콜 사인이 난 뒤 30초 만에 마운드까지 진입했다.

의료진이 그라운드에서 선수의 상태를 체크하고, 응급처치를 하는 데 걸린 시간은 2분15초. 구급차가 그라운드에 진입해 선수를 후송해서 빠져나가기까지 약 3분가량 소요됐다. 응급 상황 매뉴얼에 맞게 3분 내외로 대응을 마쳤다. 심정지 환자를 비롯해 응급처치 골든타임은 4분 내외로 알려져 있다.

OSEN

[사진] 17일 롯데-한화전 SBS스포츠 중계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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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상으로 늑장 대처는 아니지만 곧장 구급차에 싣지 않는 의료진의 응급처치 방법에 대한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한화 관계자는 “의료진은 선수의 최초 의식부터 경추 손상 여부를 검사했다. 이 검사를 하지 않고 섣불리 옮기면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의료진은 경추 손상 여부를 체크하는 게 맞다고 판단했다. 검사 후 이동용 침대에 싣고 이동했다”고 밝혔다.

목 보호대를 하지 않고 선수를 들어서 침대에 옮긴 이유에 대해서도 “선수 의식이 있었고, 경추 손상 등 특이 소견이 없었기 때문에 보호대를 하지 않아도 이송 가능하다는 의료진의 판단하에 이뤄진 것이다. 선수를 들어서 이동용 침대에 옮긴 것도 특이 소견이 없다는 의료진 판단이었다. 응급 상황 매뉴얼에 맞게 신속 대응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구급차에는 정형외과 의사와 롯데 구단 트레이닝코치가 선수와 동행했다. 야구장 인근 충남대병원으로 이동하며 의사가 선수에 대한 응급처치를 계속 이어갔다. CT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이승헌은 미세한 두부 골절 및 출혈 소견을 받았다. 경과를 지켜보기 위해 일단 입원했다. 부산으로 이송 여부는 상태를 지켜보고 결정할 예정이다.

한화는 지난 2016년 8월7일 대전 NC전에서 미숙한 응급 상황 대처로 사과문을 발표하며 재발 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당시 7회 한화 투수 권혁의 공에 맞은 NC 타자 도태훈을 후송하는 과정에서 응급처치가 늦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사고 발생 후 구급차 장내 진입과 후송까지 6분 넘게 걸렸다. 이튿날 사과문을 낸 한화 구단은 지정병원 및 의료진을 교체했고, 재발 방지를 위해 응급 상황 매뉴얼 지침에 따른 대응 모의훈련을 지속적으로 시행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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