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9.22 (일)

영입파 골잡이 맹활약… 시즌 초반 K리그 ‘혼전 속으로’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팀 전술 적응 ‘빛나는 존재감’ / 성남 양동현 개막전부터 멀티골 / 강원FC 김승대 1골 1도움 ‘펄펄’ / 울산에 둥지 튼 윤빛가람도 ‘골맛’ / 전북 벨트비크 ‘극장골’ 강한 인상 / 상주 ‘신병’ 문선민 득점 신고식 / 매경기 접전… 예측불허의 승부

프로축구에서 시즌 초반 가장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단어가 ‘적응’이다. 전술의 영향력이 큰 축구의 특성상 새롭게 이적해온 선수들이 기존 팀에 쉽게 녹아들기 힘든 탓이다. 해외나 하부리그 등 아예 다른 리그에서 옮겨온 선수의 경우 이런 적응에 더욱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렇기에 어느 리그든 시즌 초반에는 힘겨워하는 ‘새 얼굴’들을 만나기가 어렵지 않다.

그러나 2020 K리그의 새내기들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적응에 어려워하기는커녕 시즌 첫 경기부터 존재감을 나타내는 선수가 수없이 나타났고, 시즌 두 번째 경기에 이르러서는 상당수 선수가 팀 전술에 녹아든 모습이다.

세계일보

성남의 양동현이 9일 열린 광주와의 2020 K리그1 1라운드 경기에서 경기장을 누비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2라운드까지 양상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새 얼굴들의 활약은 더욱 두드러진다. 1, 2라운드 12경기 중 무려 7경기에서 새롭게 영입된 선수들이 골을 터뜨렸다. 지난 시즌까지 일본 J리그에서 뛰다 3년 만에 성남 소속으로 K리그에 복귀한 양동현(34)은 개막전부터 멀티골을 만들어내며 역시 K리그 새내기인 신임 사령탑 김남일 감독에게 첫 승을 안겼다.

세계일보

김승대


리그 최강팀 전북 현대에서 뛰다 대학시절 은사인 김병수 감독을 따라 시민구단인 강원FC로 옮겨온 김승대(29)도 1골과 1도움으로 개막전을 뜨겁게 달궜다. 여기에 제주에서 울산으로 둥지를 옮긴 윤빛가람(30)도 골을 터뜨리며 상주와의 개막전 4-0 대승에 힘을 보탰다.

한 주 적응을 마친 새 얼굴들은 최근 열린 2주차에는 더욱 달아올랐다. 전북의 새 외국인 공격수 벨트비크(29)는 부산과의 경기에서 1-1로 팽팽하던 후반 45분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렸고, FC서울이 전남에서 오프시즌 영입한 미드필더 한찬희(23)도 광주FC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승리의 결승 득점을 만들어냈다. 전북의 핵심 공격수에서 상주 상무의 ‘신병’으로 신분이 바뀐 문선민(28)도 강원전에서 득점을 신고했고, 수원 삼성의 새 외국인 선수 크르피치(29)도 강호 울산을 상대로 K리그 첫 골을 만들어냈다. 여기에 유럽에서 11시즌 만에 돌아와 울산의 공격을 이끌고 있는 이청용(32)과 수원의 수비수 헨리(27) 등도 시즌 초반부터 존재감을 뿜어내는 중이다. 이들 대부분이 마치 오래전부터 뛴 것처럼 새 소속팀의 전술에 녹아든 상태. 여기에 성남 김남일, 인천 임완섭 등 새로 부임한 사령탑들도 시즌 초반 ‘헤매는’ 시간 없이 바로 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여주는 중이다.

세계일보

벨트비크


아이로니컬하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긴 공백이 이런 새내기들의 활약을 만들었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영입 1~2개월 안에 급하게 투입됐어야 했던 자원들이 2개월여의 개막 연기 속에 충분히 팀에 녹아들 시간을 갖게 된 것. 전술적 적응뿐 아니라 팀원으로서 화학적 결합까지 이뤄내며 대부분 선수가 시행착오 없이 자신의 본래 실력을 충분히 보여주고 있는 상태다.

덕분에 K리그도 시즌 초반부터 한층 뜨거워졌다. 구단들이 매 경기를 최고 전력으로 치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모든 경기가 총력전으로 치러지다 보니 경기도 자연스럽게 흥미진진해져 시즌 초반부터 접전이 이어지는 중. 여기에 27라운드 체제 단축시즌이 만들어내는 긴장감까지 더해져 모든 경기가 예측불허의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