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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1 (금)

더 커진 터커, KIA ‘거포 외인 갈증’ 풀고 “더 멀리 더 높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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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약 이후 팀 위해 스스로 ‘벌크업’ 결단 장거리 타자 변신

지난주까지 홈런 공동1위…KIA 역사상 최강 외인 타자 기대

경향신문

KIA 프레스턴 터커가 지난 1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경기에서 9회초 마무리 정우람을 상대로 2루타를 날리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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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는 외국인 투수 천국이었다. 팀을 옮긴 뒤에도 꽃을 피운 다니엘 리오스와 마크 키퍼부터 일본에 진출해서도 성공한 세스 그레이싱어, 2009년 우승의 주역 아킬리뇨 로페즈와 2017년 우승을 이끈 헥터 노에시까지 모두 KIA 마운드의 역사를 장식한 ‘효자’ 외인 투수다.

반면 강렬한 외국인 타자는 많지 않았다. KIA가 외국인 선수를 투수로만 채운 시즌도 많았지만, 2001년 4번 타자로 타율 0.310 26홈런 107타점을 뽑아준 루이스 데 로스 산토스 이후로는 시즌 20홈런을 넘기는 타자조차 10년 이상 나오지 않았다. 2014년 입단한 브렛 필이 2015년 22홈런을 치고서야 타자 갈증은 해소됐다. 좋은 성품에 성실한 자세와 친화력까지 갖춰 3년간 활약한 필은 지금도 KIA 선수들과 팬들에게 최고의 타자로 기억되고 있다. 그러나 필 역시 ‘거포’는 아니었다.

2020년 프레스턴 터커(30·KIA)가 KIA의 ‘거포 외인’ 한을 풀지도 모른다. 시즌 전 거포 도전을 선언하고 ‘벌크업’을 한 터커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시즌을 시작하고 있다.



경향신문



터커는 지난 주말까지 5홈런으로 한동민(SK)과 함께 홈런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많은 경기를 치르지는 않았지만 터커와 함께 홈런 상위권에 있는 타자들은 김재환(두산), 나성범(NC), 강백호(KT·이상 4개) 등 인증된 거포들이다.

터커는 45타수 20안타로 타율 0.444를 기록하며 안타와 타율에서 2위를 달리고 있고, 홈런과 함께 타점(20개)과 장타율(0.911)에서는 1위에 올라 있다.

지난 시즌 중 KIA에 교체 선수로 입단해 95경기에서 9홈런을 쳤던 터커의 초반 장타자 변신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지난해 실패작이었던 제레미 헤즐베이커를 일찍 교체하면서 KIA는 장거리형 타자를 뽑겠다고 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243경기에서 23홈런을 친 터커도 5월 중순 KIA 입단 당시 어느 정도 장타력을 발휘할 것으로 소개됐다. 그러나 정작 터커는 2루타(33개)로 부문 6위에 오르는 등 중장거리형 타자였다.

재계약 뒤 터커는 큰 결심을 했다. KBO리그에서 돋보이기 위해서는 장타 능력을 갖춰야 된다고 판단했다. KIA 타선은 최형우를 제외하면 확실한 장타자가 없기도 하다. 터커가 몸을 키운 채 스프링캠프에 나타났을 때만 해도 결과에 대한 기대보다 노력에 대한 감탄이 먼저였다. 맷 윌리엄스 KIA 감독도 “내가 장타력 보강에 대한 조언이나 지시를 하지는 않았다. 팀에 더 도움이 되고자 마음가짐을 단단히 굳힌 것 같다”고 터커의 자세를 높이 평가했다.

터커의 영리한 변신은 개막과 함께 즉시 효과를 드러내고 있다. 터커는 득점권 타율도 0.600(15타수 9안타)으로 전체 2위로 순도 높은 활약을 하고 있다.

KIA 구단 역사상 한 시즌 20홈런 이상을 친 외국인 타자는 5명에 불과하다.

1999년 트레이시 샌더스(40개)와 윌리엄 브릭스(23개), 2001년 산토스(26개), 2015~2016년 필(22·20개), 2017~2018년 로저 버나디나(27·20개)다.

초반 페이스를 끝까지 유지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현재 흐름이 극적으로 꺾이지만 않는다면 40홈런까지는 자연스레 기대해볼 수 있다. 시즌 초반이지만 타이거즈 역사상 최강 외국인 거포 탄생 가능성을 꿈꿔보기에 충분하다.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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