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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1 (토)

‘수출과 내수’ 모두 성공하는 NC 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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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PN 파워랭킹서 1위로 점프

노스캐롤라이나 팬 열성 응원

나성범·박민우 등 미국서 주목

중앙일보

지난 8일 홈 개막전에서 NC 야구단이 전광판을 통해 더럼 불스의 캐릭터를 내보내며 노스캐롤 라이나 팬들에게 인사했다. [사진 더램 불스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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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은 매주 KBO리그 파워랭킹을 매겨 공개하고 있다. 원래 메이저리그(MLB)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코너인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MLB가 중단된 터라 KBO리그 팀들이 랭킹에 올라있다.

ESPN이 19일(한국시각) 매긴 파워랭킹에서 NC 다이노스가 1위에 올랐다. 지난 2주 연속 선두를 달렸던 키움 히어로즈는 2위로 내려갔다. 파워랭킹은 단순 승패만 따지지 않고 팀 세부 기록도 살핀다. NC는 지난주 4위에서 단번에 1위로 뛰어 올랐다.

ESPN은 ‘NC는 지난주 균형 잡힌 전력으로 6승을 거뒀다. 올 시즌 팀 홈런이 18개로 1위이며, 팀 평균자책점도 3.26으로 가장 좋다’고 설명했다. NC는18일 기준으로 올 시즌 10승1패를 기록, 단독 선두를 달리는 중이다. 화끈한 방망이와 안정된 마운드로 KBO리그 초반 판도를 리드하고 있다.

ESPN은 매일 KBO리그 경기를 하나씩 중계하고 있다. 한두 달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상황이다. KBO리그 10개 팀 가운데 NC가 가장 톡톡하게 특수를 누리고 있다. 미국 야구팬들은 이제 막 응원 팀을 정하기 시작했다. 이달 초만 해도 익숙한 브랜드인 삼성 라이온즈, KIA 타이거즈, LG 트윈스를 지목하는 미국 팬들이 많았다.

그러나 리그 순위표에서도, ESPN 파워랭킹에서도 글로벌 기업들이 NC 아래에 있다. 이는 야구단이 모기업에 상당한 홍보 효과를 주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 때문에 국내외 게임 수요가 많이 늘어났다. 엔씨소프트의 지난 1분기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늘어난 7311억원으로 나타났다. 엔씨소프트는 올가을 북미시장에서 신작 게임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런 상황에서 NC 야구단의 선전은 예상치 않은 호재다.

특히 노스캐롤라이나 주 팬들이 NC에 열광하고 있다. 노스캐롤라이나(North Carolina)의 이니셜이 NC(엔씨소프트의 NC는 New Challenge)인 데다, 이 지역은 공룡 흔적이 많이 발견되는 것으로 유명하다. NC의 마스코트인 ‘다이노스’와도 인연이 깊다는 것이다.

미국의 샬럿 호니츠(농구), 캐롤라이나 팬서스(미식축구), 캐롤라이나 허리케인스(아이스하키)가 노스캐롤라이나를 연고지로 삼고 있다. 미국 4대 프로스포츠 가운데 MLB 팀만 없다는 점도 노스캐롤라이나 팬들이 NC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는 요인이다.

NC는 노스캐롤라이나의 마이너리그팀 더럼 불스(탬파베이 레이스 산하 트리플A 팀)와 ‘컬래버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NC는 지난 8일 홈 개막전에서 ‘안녕, 노스캐롤라이나’, ‘이건 운명이야’라는 영어 문구를 전광판에 띄웠다. 더럼 불스 트위터 일러두기에는 NC 다이노스 팬 계정이 추가됐다.

NC가 뜻밖의 특수를 누리는 이유는 그동안 내수 시장을 튼실하게 다져온 덕분이다. 2013년 1군 리그에 진입한 NC는 이듬해인 2014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후 2017년까지 4년 연속 가을야구를 경험하며 리그의 강자로 우뚝 섰다.

이 과정에서 젊은 스타들이 탄생했다. NC 창단 때부터 간판타자로 활약한 나성범(31)은 올 시즌이 끝난 뒤 MLB 진출을 노린다. 그는 벌써 홈런 4개(공동 3위)를 때려내며 MLB 관계자들과 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타격 3위(0.432) 박민우(27)와 14이닝 무실점을 기록 중인 구창모(27) 등 젊은 선수들도 MLB의 관심을 받고 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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