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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2개월 공백 고교야구·축구, 빠듯한 일정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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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에 가로막힌 아마 스포츠]

경기 6~9월에 집중적으로 열려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뛰면 선수들 다칠 가능성 높아"

코로나 사태로 미뤄졌던 2020년 초·중·고교 야구가 6월부터 시작된다. 19일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올해 첫 아마야구대회는 6월 11일 개막하는 황금사자기다. 협회는 등교 정상화 시점(고교 2학년 등교일)을 기준으로 잡고 일정을 짰다고 밝혔다. 그러다 보니 학년별로 훈련 시작일은 다르다. 고교 3학년 선수는 등교가 시작되는 20일부터 교내 훈련을 할 수 있다. 고2는 27일, 고1은 내달 3일부터 훈련이 가능하다. 대한축구협회는 고교 대회를 6월 13일 이후 열되, 시도 협회의 판단에 따라 개최 시점을 결정한다는 원칙을 세운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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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서울 한 고교 야구부 3학년 선수들이 마스크를 쓰고 서로 거리를 유지한 채 타격 훈련을 하는 모습. 해당 학교는 "정부 지침을 지키는 선에서 최소한의 인원으로 훈련했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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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보면서 몰래 훈련하기도

전국 교육청은 지난 2월 말 코로나 확산에 따라 '운동부 단체 훈련 금지' 조치를 내렸다. 학교 운동장에서 단체 훈련을 못 하게 된 야구 선수들은 공원 등에서 몇 명씩 모여 캐치볼을 하거나, 조깅을 하는 데 그쳤다. 3월 말부터 열릴 예정이던 주말리그와 대회는 모두 미뤄졌다. 일부 학교는 5월 초 정부 지침을 지키는 수준에서 선수들에게 마스크를 착용시키고 부분적으로 훈련을 재개했다. 하지만 지역 교육청의 엄격한 잣대 탓에 훈련을 전혀 못 한 학교도 있다. 고교 축구 선수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유튜브 영상을 참고해 가며 기술을 익히거나, 홈 트레이닝을 하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이 와중에 자체 연습경기나 단체 훈련을 하는 야구·축구팀이 있었지만, '제보'를 받고 현장을 적발당해 선수 귀가, 경고 조치를 받기도 했다. 한 지방 고교 축구팀 감독은 "전술 훈련은 전체가 참여하지 않으면 효과가 작다. 가끔 한 번씩은 손발을 맞춰봐야 하기 때문에 남의 눈을 피해 훈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빠듯한 일정 속 부상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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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3 야구 선수가 대학에 진학하려면 9월 말 수시모집 전까지 평균적으로 타자는 30타수 이상, 투수는 10이닝 이상을 소화해야 한다. 코로나 때문에 6~9월에 대회가 집중적으로 몰린 상황에서 기존 타수·이닝 기준을 맞추려다 보면 선수들이 무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지방 고교 야구 감독은 "2월부터 모든 게 중단되면서 팀이 와해되기 직전이다. 훈련도 제대로 못 하는 상황에서 어떻게 팀 분위기를 잡아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고3 축구 선수는 보통 5월 중 프로 혹은 대학 진로가 어느 정도 결정되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한 수도권 고교 축구 감독은 "두 달 넘게 쉰 선수가 이전 몸을 회복하려면 3~4개월쯤 걸릴 것"이라면서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갑자기 경기에 나가면 다칠 수 있다"고 말했다. 포항제철고 축구팀 주장 윤석주(18·3학년)는 "실전 감각이 많이 떨어져 있는데 6월부터 줄줄이 대회가 이어진다. 휴식기 없이 성적을 내야 하는 상황이라 걱정된다"고 말했다.

[송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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