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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인터뷰①] ‘부부의 세계’ 이학주 “‘지선우 우습다’ 속으로 되뇌이며 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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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에서 민현서(심은우 분)의 남자친구 ‘박인규’ 역을 연기한 이학주. 제공ㅣSM C&C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배우 이학주(31)가 대선배 김희애를 상대로 속으론 덜덜 떨면서도, 겉으론 센 척 하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이학주는 지난 18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SM타운에서 진행된 JTBC 금토 드라마 ‘부부의 세계’ 라운드 종영 인터뷰에서 “아니면 내가 주눅 들었을 것 같아 마음 속으로 ‘지선우는 우습다’를 되뇌이며 연기했다”고 말했다.

이학주는 “‘지선우’도 자기를 지키려는 사람이다. 그 와중에 잘못된 방법을 쓰는 것도 있고, 자기 품위를 유지하려는 것도 있다. 박인규 입장에서 ‘너나 나나 다를 게 뭔가’는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래도 연기하기 어려웠다”고 돌아봤다.

촬영이 있는 날엔 전쟁터에 나가는 병사처럼 심기일전했다. “아침에 일어나 운동을 하고 몸과 마음을 재정비한 다음 촬영에 임했다”는 것.

‘부부의 세계’에서 이학주는 지선우(김희애 분)를 협박·스토킹 하고 여자친구인 민현서(심은우 분)에게 데이트 폭력을 가하는 ‘박인규’로 열연했다. 데이트 폭력으로 시작해 의문의 죽음에 이르기까지 스릴러의 한 축을 담당했다. 또, 박인규의 죽음으로 위기에 몰린 지선우와 이태오(박해준 분)에게 커다란 변곡점이 찾아왔다.

폭력성 논란이 일기도 했던 이 드라마에서 이학주는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내며 악행 릴레이를 이어갔다. 특히 광기 어린 눈빛으로 김희애와 박해준 두 중심축을 뒤흔들며 숨막히는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이학주는 “사실상 폭력의 축을 담당했는데”라는 질문에 “캐릭터를 처음 받았을 땐 두려움이 있었다. 폭력적인 장면이 있냐 없냐 그것보다 분위기를 무섭게 만들어야한다는 게 어렵고 부담스러웠다”고 했다. 폭력적인 장면은 무술 감독의 지도에 따라 합을 맞추면 됐지만, 박인규 캐릭터를 어떻게 잡아야할지 혼란스러웠다는 것.

8회 복면을 쓴 괴한이 지선우 집에 침입해 폭행하는 장면은 가해자 시점에서 VR처럼 연출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학주는 그 장면에 대해 묻자 “(복면 쓴 사람은) 제가 아니라 대역이었다. 와인병을 맞고 쓰러져 있는 것부터 저였는데, 저인지 잘 모르겠더라. 옆에서 봤을 땐 위험한 신은 없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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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주는 김희애에 대해 “지문을 정확하게 연기할 수 있구나, 완벽함을 느꼈다”고 했다. 제공ㅣSM C&C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그는 수영장 신을 꼽았다. 김희애와 호흡을 맞춘 첫 장면이기도 했다.

이학주는 “처음 만났던 날이 기억에 남는다. 엄청 떨렸다. 지문이 없었는데 감독님이 수영장에서 달리는 건 어떨까 하셨다. 박인규가 어릴 적 수영장을 달린 좋은 기억이 있을 거란 말씀과 함께. 그걸 가미해가면서 찍었다. 이상하게 내가 준비한 것보다 잘되고 있단 생각은 들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김희애와의 호흡은 그에게 배우로서 많은 성장을 가져다줬다. “대사도 대사지만 지문이란 게 있는데 지문을 정확하게 연기할 수 있구나, 완벽함을 느꼈다”고 했다. 김희애 역시 “이학주라는 후배를 보며 깜짝 놀랐다. 정말 살벌하게 연기하더라, 그의 연기를 보면서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호평했다.

무엇보다 김희애와 촬영을 앞둔 날이면 “손이 떨리고 전날 잠이 잘 오지” 않았다. “자칫 ‘박인규’란 캐릭터가 우스워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폭력적인 장면도 있지만 언제라도 위협을 가할 수 있는 기운이 있어야 된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것들에 자신이 없었다. 그러다 수영장 신을 찍고 나서 ‘박인규’란 사람을 조금 알겠더라”고 털어놨다.

‘부부의 세계’는 ‘19금 드라마는 흥행이 어렵다’는 편견을 깨고 새로운 역사를 썼다. 역대 비지상파 드라마 시청률 1위를 기록했던 ‘스카이(SKY) 캐슬’도 뛰어넘었다. 지난 16일 마지막회에서 자체 최고 시청률이자 비지상파 드라마 최고 시청률인 28.4%를 기록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이학주는 드라마의 신드롬급 인기에 대해 “뻔하지가 않고 늘 새로운 장면이 나오니까 몰입감이 높았던 것 같다”면서 “김희애 박해준 선배님 등 배우들의 연기력과 감독님의 연출력”을 흥행 이유로 꼽았다.

하지만 정작 자신은 이런 반응이 “생소하고 이상한 일”이라고 쑥쓰러워 했다. 인기를 체감하고 있냐는 질문에 “오늘 올라오는데 두 분 정도가 알아보셨다. 인터넷상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저에 대한 의견을 내놓는 것 같다. 그게 기분 나쁘진 않고 좋다”며 멋쩍게 웃었다.(인터뷰②에 계속)

happ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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