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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인터뷰②] ‘부부의 세계’ 이학주 “너 나오면 분위기 확 깨진다고...박인규가 왜 무서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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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주는 “박인규는 주변에서 볼 수 없는 인물이어서 상상을 하면서 연기했다”고 했다. 제공ㅣSM C&C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복면가왕’ 댓글에 ‘이런 예쁜 현서를! 박인규 죽일 놈!’이라고 써 있더라고요. 세이브더칠드런 캠페인 일환으로 ‘이웃집 마법사’란 동화책을 읽었는데 ‘이웃집 살인마’ 같다던데요.”

‘부부의 세계’에서 이학주는 섬뜩한 악역 박인규를 존재감 있게 연기했다. 친구들은 “너만 나오면 분위기가 깨진다”고 했다지만, 그가 등장할 때마다 드라마는 스럴리로 급변했다.

18일 JTBC 금토 드라마 ‘부부의 세계’ 종영 인터뷰에서 만난 이학주는 “‘박인규가 왜 무서웠지?’ 했다”면서 “그렇게 무서운 사람은 아닌데.. (드라마 반응 중) 개인적으로 그게 제일 놀라웠다”고 웃으며 말했다.

모완일 감독은 영화 ‘뺑반’에 나온 그를 보고 “쉽지 않은 역할이긴 한데, 어쩌면 잘 맞아떨어질 것 같다”고 캐스팅했다. 처음엔 갈피를 못잡았지만, 하루 이틀 촬영하면서 감을 잡아나갔다.

“주변에서 볼 수 없는 인물이어서 상상을 하면서 연기했어요. 이렇게 태어났거나 이렇게 될 수밖에 없었을 거라고 이해했죠. 연민이나 불쌍하다는 감정은 들지 않았고, 저희 부모님 밑에서 자랐으면 어땠을까 생각은 해봤습니다.”

이학주는 악역을 악역이라 생각하지 않고 당위성을 갖고 연기했다. 그래선지 스스로 알지 못했던 자신의 새로운 표정을 발견하기도 했단다. “지선우의 방에서 고개를 내밀며 ‘확 까발려지기 싫으면’이라고 말하는 장면이나 오랜만에 현서를 계단에서 만난 뒤 태오 집 벨을 누르며 짓는 표정”을 짚으며 “내게 저런 표정이 있었나 스스로도 놀랐다”고 했다.

푹주하던 ‘박인규’는 고산역에서 죽음으로 최후를 맞았다. 이학주는 비극의 죽음에 대해 “예상 못했지만 아쉬움은 없다”고 했다. “죽는다는 사실은 10회 대본이 나오고서야 알았다”며 논란의 죽음에 대해 “자살이라고 생각한다”고 나름의 분석을 곁들였다.

“모든 걸 잃었다 생각했고, 살아갈 이유가 없어졌으니까. ‘현서’가 삶의 전부였는데 ‘네가 싫다’고 부정 당하니까 불나방 같은 박인규에겐 자살 밖에 방법이 없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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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규는 상대 역 심은우와는 실제로 친하다며 “감정을 끌어내는데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제공ㅣSM C&C


박인규는 여자친구인 민현서를 향한 과도한 집착과 도를 넘은 사랑으로 첫 등장부터 남다른 인상을 남겼다. 이학주는 ‘연인’ 민현서에 대한 박인규의 감정을 “집착과 의존”이라 표현했다. “사람마다 생각하는 사랑이 다르지만, ‘박인규’는 선을 넘은 것도 사랑으로 생각했을 것”이라고 했다.

‘현서’ 심은우를 상대로 데이트 폭력을 일삼은 그는 “미안해서 여러 번 테이크가 가지 않았으면 했다. 그런 것도 마음에 부담이 되긴 했다”고 덧붙였다.

“심은우와는 실제론 친해요. 어제 ‘복면가왕’도 봤는데, 노래 잘 부른다고 문자도 보냈어요. 첫 촬영부터 은우와 호흡이 잘 맞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산역에서 인규와 현서가 마지막 헤어지는 장면에서 리허설을 하는데 감정을 잘 잡지 못하겠더군요. 리허설 당시 내가 이 장면을 말아먹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촬영에 들어가서 심은우가 내게 어떤 눈빛을 주는데 다르더라고요. 상대방 배우에게 뭔가를 이렇게 세게 받았던 것은 없는 것 같아요. 고마웠죠.”

이번 드라마를 통해 ‘데폭남’이라는 별명이 생겼지만, 실제 자신은 “유쾌하고 장난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낯을 가리긴 하는데 쉽게 마음이 열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왜 이렇게 일관성이 없는지”라고 개구지게 웃으며 “연애할 땐 통화를 많이 하는 편이다. 대화하는 걸 좋아하고 얘기 들어주고 하는 걸 좋아한다”며 부드러운 남자라고 강조했다.

이학주는 오는 25일 첫방송되는 JTBC 월화드라마 ‘야식남녀’를 통해 시청자를 만난다. 천재 패션 디자이너로 180도 변신한다. 센 캐릭터 다음이라 부담감은 없을까.

“올 3월부터 ‘부부의 세계’와 ‘야식남녀’를 같이 찍었는데, 좀 덜 무서운 장면들을 찍는 시기에 촬영해서 다행이에요. 또 제가 그렇게 큰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아니라서요. 이번엔 이걸 열심히 하고, 다음엔 다음의 것을 열심히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happ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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