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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2 (일)

"쟨 우릴 너무 잘알어" 김태형 감독 경계심 증명한 양의지[SS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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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NC 양의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두산과 NC의 경기 4회초 1사 두산 선발 플렉센을 상대로 동점 솔로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양의지의 시즌 1호 홈런.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곰의 탈을 쓴 여우’ 양의지(33·NC)가 시즌 13경기 만에 손 맛을 봤다.

양의지는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두산과 정규시즌 원정경기에서 상대 선발 크리스 플렉센의 바깥쪽 컷패스트볼을 걷어 올려 비거 125m짜리 대형 아치를 그려냈다. 초구부터 공격적으로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오는 플렉센의 성향을 고려해 초구부터 거침없이 배트를 돌린 게 최상의 결과로 이어졌다.

변함없이 4번타자 포수로 선발출장한 양의지는 첫 타석에서 플렉센의 빠른 공에 배트를 내밀었다가 유격수 실책으로 걸어 나갔다. 부러진 배트가 공교롭게도 유격수 방향으로 굴렀고, 포구자세를 취한 김재호 앞에서 불규칙이 일어났다. 타이밍과 히팅포인트 모두 계산을 벗어났지만, 한 차례 상대로 나름의 정보를 얻은 표정이었다.

0-1로 뒤진 4회초 1사 후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양의지는 플렉센이 던진 바깥쪽 컷패스트볼(142㎞)을 잡아당겨 왼쪽 관중석 중단에 떨어뜨렸다. 첫 타석에서 배트가 부러진만큼 반박자 빨리 스윙한 게 주효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두산 김태형 감독은 “포수는 투수와 타자의 상대성을 꿰고 있어야 상황에 맞는 볼배합을 할 수 있다. (양)의지는 우리팀을 너무 잘 안다”며 껄껄 웃었다. 적장의 미소 속에 감춰진 경계심이 실체를 드러낸 순간이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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